호프만에게 있어서는 '하나의 객관적 현실(die Wirklichkeit)'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으며, 그는 존재의 이중성, 즉 외부세계와 내면세계라는 이중적 현실을 상정하고 있다. 호프만이 보기에는 이 두 현실은 서로 영향을 미치는 형태로 연결되어 있다. 외부의 현실은 내면의 형상이 생겨나게 하는 '지렛대'와 같은 것으로 작용하고, 내면에 각인된 형상은 다시 외부의 현실을 인지하는 과정에 영향을 준다.
🤔 체호프의 두 번째 단편선을 읽는 경험은 화려한 무대 뒤편의 어둡고 축축한 분장실을 엿보는 듯 했다.
🧐 겉으로는 예의와 도덕, 일상의 평온을 유지하는 듯 보이지만 그 밑바닥에는 비굴한 욕망과 지독한 권태, 그리고 자신을 속이는 위선이 소용돌이치고 있다.
☝️ 작가는 이 민망할 정도로 솔직한 인간의 내면을 예리한 메스로 도려내어 우리 앞에 펼쳐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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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속물적 본성과 관계의 허무
🔹️ 신분과 부에 굴복하는 비굴함: 높은 지위나 경제적 이득 앞에서 인간의 존엄이 얼마나 쉽게 무너지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상대의 권력을 확인한 순간 구토가 날 정도의 비굴한 미소로 돌변하거나, 출세를 위해 아내에게 수치심을 강요하는 남편의 모습은 인간의 속물근성을 극명하게 폭로한다.
🔹️ 닿지 않는 고독과 권태: 가장 가까운 부부나 연인 사이에서도 소통은 단절되어 있다.
아내가 불행을 절규하며 눈물 흘릴 때 옆에서 돈 계산을 하며 잠드는 남편의 모습은, 타인의 고통에 무감각해진 현대인의 서늘한 풍경과 겹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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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도덕적 갈등과 자아 혐오
🔹️ 본능 앞에 무너지는 정숙함: 사회적 규범과 도덕적 선을 지키려 애쓰지만, 유혹 앞에서 주정뱅이처럼 무기력하게 무너지는 자아를 포착한다.
정숙한 여인으로 남고 싶어 하면서도 나태함에 젖어 드는 자신을 비웃는 내면의 목소리는 인간의 모순적인 심리를 날카롭게 파고든다.
🔹️ 변질되는 각성과 자조: 스스로를 다스리려는 도덕적 투쟁이 '하루 만에 상해버리는 우유'처럼 덧없음을 깨닫는 과정은 비극적이면서도 냉소적이다.
감정과 생각을 다스리는 것이 참새 숫자를 세는 것만큼이나 불가능하다는 통찰은 인간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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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각성을 통한 해방과 새로운 삶
🔹️ 굴레를 벗어던지는 자존감: 타인에게 미치는 자신의 영향력을 깨닫고 오랫동안 목을 조르던 공포심에서 벗어나는 순간, 인간은 비로소 자유를 맛본다.
누구도 두렵지 않게 된 주체의 탄생은 체호프가 제시하는 희망의 시작점이다.
🔹️ 과거를 넘어선 광활한 미래: 기차를 타고 떠나며 그토록 심각했던 과거의 고통들이 작은 점처럼 쪼그라드는 장면은 압권이다.
타인의 평가나 과거의 인연이 아닌, '새로운 삶에 대한 감각'을 따라 떠나는 해방의 서사는 독자에게 전율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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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무리
🔹️ 체호프의 단편들은 우리가 애써 외면해온 비굴함과 자괴감을 대면하게 한다. 하지만 그 불편한 진실 끝에 기다리는 것은 '기차를 타고 떠나는 나쟈'의 해방감이다.
🔹️ 과거의 덩어리를 뒤로하고 광활한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인물들을 보며, 우리는 지금 이 순간 우리를 옥죄는 낡은 가치관으로부터 탈출할 용기를 얻게 된다.
🔹️ 책장을 덮는 순간, 당신도 자신만의 '기차'에 올라타 새로운 삶의 감각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체호프의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은 단순한 불륜이나 관계의 파격성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 소설이 다루는 것은 ‘도덕적으로 잘못된 사랑’이라기보다,
예상치 못한 순간에 찾아온 진짜 감정이 삶을 얼마나 복잡하게 만드는가에 가깝습니다.
체호프는 사랑이 삶을 구원하거나 명확한 답을 제시해 준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 소설에서 사랑은 인물들에게 불안과 갈등, 죄책감과 자각을 동시에 안겨주죠.
사랑을 알게 되었기에 이전의 삶으로는 돌아갈 수 없지만, 그렇다고 그 감정을 온전히 선택할 용기나 방법도 갖추지 못한 상태.
바로 이 지점에서 삶은 단순해지지 않고 더 복잡해져 갑니다.
두 인물은 사랑을 통해 비로소 자신의 삶이 얼마나 공허했는지를 깨닫지만, 그 깨달음은 곧 새로운 문제의 시작이 되어버리죠.
전문보기 : https://m.blog.naver.com/jellyfish_club/224147915840
두번째 주인공인 어린 소녀 '샤샤'는 책 배달을 하는 칼 콜호프를 보며 '책 산책가'라는 별칭을 붙여주었고 책 배달을 받는 손님들도 칼 콜호프를 '책 산책가님'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책을 읽는 중간까지는 이 소녀가 대체 왜 등장했을까? 굳이 필요한 장치인가? 라고 의문을 가지며 계속 읽어나갔는데 윗부분에 언급했듯이 휴남동~ 어쩌구 류의 책과는 달리 <책 산책가>는 배달을 받는 고객들의 고충을 해소해주는 스토리가 주를 이루기 보다는 책을 배달하는 '칼 콜호프'의 정신적 성장과 견문의 확장이 메인 스토리이다.
나이가 들어 두려움과 불안이 많아진 할아버지를 성장하도록 돕는 사람이 바로 어린 소녀라는 점이 흥미로운 포인트이다.
책 속에서의 칼의 감정선을 따라가보면
성취감과 행복감을 느끼며 책을 배달하는 칼 -> 책방 사장 구스타프에게 연민과 존경심을, 그리고 자신과 같이 늙어버린 사장과 우정을 느끼는 칼 -> 책방 사장 딸과의 갈등 -> 의문의 소녀 '샤샤'에 의해 책 배달 루틴에 변수가 생김 -> 샤샤와 칼 콜호프의 우정 -> 칼의 정서적, 내면적 붕괴 -> 상실감 이후 마음의 안정
책의 등장인물 '샤샤' 뿐만 아니라 책을 배달받는 손님들도 전부 주인공인 '칼 콜호프'의 내면적 성장을 돕는 매개체들이며 <책 산책가>는 힐링 소설이자 성장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전문
https://m.blog.naver.com/o__x-oomrv/224138561697
📌<도서협찬 >
📚소녀의 눈으로 본 세계, 그리고 변화!
📚미시시피를 건넌 소녀, 메리 제인의 용기!
📚호프 자런 <메리 제인의 모험>!
고전의 재해석인가, 새로운 여성 서사의 탄생일까? 이《메리 제인의 모험》은 미국 현대문학의 효시라 일컬어지는 마크 트웨인의 명작 《허클베리 핀의 모험》을, 작품 속 여성 메리 제인을 주인공으로 하여 새로운 소설로 재탄생시킨 작품으로,호프 자런 작가가 오래전 연구 프로젝트를 위해 3년간 미시시피강을 여행하며 이 작품을 처음 구상했고 마침내 소설로 출간했다. 출간 후 〈커커스리뷰〉 〈코스모폴리탄〉 등에서 ‘올해의 책’에 선정되며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과학자가 쓴 첫 소설로서의 첫 작품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너무나 놀랍다. 이 작품의 시대 배경은 19세기 중반, 미국 중심부를 관통하며 흐르는 미시시피강의 상류이다. 주인공 메리 제인은 편지 한 통으로 인해 자신의 세상 전부가 뒤바뀔 여행을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마크 트웨인의 <허클베리 핀의 모험>에서 30여 쪽에만 등장하는 메리 제인을 주인공 ' 헉' 이 좋아했던 매리 제인이라는 인물을 이 작품에서는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원작과는 전혀 다른 독자적 서사로서의 여성 문학을 완성한 이 작품은 위험하고 예측 불가능한 여행을 떠나는 14살 소녀의 성장기이다. 강을 따라 여행을 시작한 메리 제인은 가혹한 불의와 뜻밖의 호의를 교차하면서 경험하게 되는데, 마치 우리가 인생을 살아갈 때와 똑같다. 가짜 매표원에게 사기를 당하자 선장은 손해를 감수하고 표값을 돌려주고, 끔찍한 사고를 당한 이모 가정을 돌봐야 하는 버거운 상황에서도 모르몬교도인 이웃은 대가 없이 음식을 제공하기도 한다. 혹사당하는 흑인 노예들을 불쌍히 여기는 것도 잠시, 그들을 악독하게 부려야 하는 상황에 처하는가 하면, 곁에 있는 것만으로 편안함을 선사하는 친구를 만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메리 제인은 친구와 적을 구분하는 법을 배우게 되고,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던 엄마를 이해하게 된다. 또한 누군가를 향한 사랑의 감정까지 느끼게 된다. 받은 친절과 호의에 기대 그 자신도 조금씩 좋은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 우리가 살아가며 품는 소박한 바람이기도 하다.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전개가 되는 이 작품은 메리 제인의 속마음까지도 알 수 있는 작품이다.
강렬한 여성 서사와 고전적 모험의 감성을 결합한 이 작품은 자연과 인간의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으로, 미시시피 강을 따라 홀로 여행하는 소녀 메리 제인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그려냈다. 메리 제인은 헉 핀의 마음을 훔칠 만큼 강인하고, 독립적인 인물이다. 또, 시대적 제약 속에서도 자신의 길을 개척해 나가는 인물이다. '자립' , '여성의 성장' 그리고 '자신이 원하는 미래를 향한 용기 있는 선택' 을 가지고 있는 메리 재인을 통해 우리는 외부의 도움 없이도 삶을 개척해 나가는 여성에게 한 소녀가 독립적이고 멋진 여성으로 성장해 가는 서사를 보게 된다. 또 다층적 인물 묘사와 시대를 초월하는 이 작품은 미국의 노예 제도아 인종 차별의 역사를 연구하고, 미시시피강 유역과 선박회사, 제재소 박물관, 국립 공원을 방문해 인터뷰하여 따로 출처까지 남긴 저자의 면모도 볼 수 있다.
기존 고전 문학에서 주변 인물로 등장하는 메리 제인을 중심에 세운 이 작품은 헉 핀의 마음을 훔친 인물로 묘사되는데, 이는 단순한 로맨스 대상보다, 자신의 삶을 주도하는 주체적 인물로 그려냈다는 점이 이 작품의 큰 매력이다. 사회가 정해준 틀을 벗어나 자신만의 길을 선택하는 용기를 보여주는 작품! 이 작품의 배경이 되는 곳 미시시피강을 단순한 배경으로 그친게 아니라, 변화와 성장을 상징하는 곳으로 그려냈고, 저자 특유의 감수성이 여정 곳곳에 잘 배치되어 있어서 자연과 인간의 내면이 교차하는 문학적 깊이까지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이 작품은 성장소설이기는 하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성장소설하고는 다르다. 여성의 독립성과 내면의 힘을 그려냈다는 점에서 단순한 성장소설이 아니다. 저자의 첫 소설인데도 불구하고, 과학적 통찰과 감성적 문장이 잘 조화를 이루어 울림이 길게 남는다. 고전 속 인물을 현대적 시선으로 재해석한 작품! 여성의 자립과 성장 서사를 감동적으로 그려낸 이 작품은 기존 문학의 한계를 넘어선 서사로 보여준다. 주인공 메리가 위험과 배신, 선택의 순간들을 겪으면서 자신의 정체성과 미래를 찾아가는 모습을 통해 우리는 깊은 공감을 받게 된다. 원작을 충분히 모르더라도 즐길수 있고, 고유한 서사와 인물들로 채워져 높은 완성도를 더했다. 또한 페이지를 넘기면 넘길수록 몰입도가 높은 작품으로, 마지막 장을 덮을 떄까지 멈출 수 없는 작품이다.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 간결한 문장과 깊이 있는 이야기, 그리고 풍경과 감정이 유기적으로 잘 연결되어 있는 작품으로, 마치 메리 제인이 된 듯한 몰입감이 있는 작품이다. 시대적 배경인 1900년대의 미국 풍경과 인물들을 생생하게 그려내어 마치 한 인물의 여행기처럼 읽혀진다. 저자의 첫 소설이라는 점이 믿기지 않을 정도의 구성력과 문장력이 뛰어난 작품! 과학자에서 소설가로의 전환이 아주 자연스러웠고, 놀라운 완성도를 보여주는 작품이니, 꼭 한번 읽어보길! 호프 자런의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될 것이다.
*참고 : 최근 <허클베리 핀의 모험>에 등장하는 노예 제임스를 주인공으로 한 소설 <체임스>도 출간되었다. 그 책하고 비교하면서 읽는 것도 좋을 듯하다.
👉본 도서는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모임에서 진행한 서평단에 선정되어 김영사 출판사에서 도서를 협찬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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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
📚절망과 희망 사이!
📚상처 위에 피어난 희망의 서사!
📚천지윤 저자 <호프>!
💭인공두뇌 시큐어의 존재 이유! <호프>는 2042년을 배경으로 한 SF 청소년소설로, 인간과 인공지능 사이의 윤리적 딜레마와 희망의 의미를 담은 작품이다. 이 작품은 인공두뇌 '시큐어' 와 시큐어를 만든 '조이 박사' 의 중점으로 전개가 되는 작품으로, '희망(Hope)과 안전(Safe)' 이라는 인간의 근본적 욕망을 인공지능에 어떻게 담아내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총 3장으로 구성된다. 생존, 자존, 공존이다. 이 작품에서 말하는 생존은 기술의 목적이자 인간의 본능적인 욕구를 말한다. 인공두뇌 시큐어는 인간의 생존을 최우선 가치로 설정되어 있다. 이를 위해 인간의 감정이나 판단을 배제하려 한다. 조이 박사가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7일의 생존 시간만 남긴 채 시큐어를 파괴하려는데, 이는 생존을 넘어선 선택의 상징을 그린다. 자존은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의지를 말한다. 시큐어는 인간을 보호하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인간의 자율성과 감정을 억압하게 된다. 조이박사는 시큐어의 판단이 인간의 자존을 침해한다고 느꼈고, 기술보다 인간의 존엄을 선택하는데, 이는 자존은 생존보다 더 높은 가치이고, 인간이 기술을 통제할 수 있어야 하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공존은 기술과 인간이 함께 살아가는 미래의 이상을 말한다. 생존과 자존의 균형을 이루는 지점으로, 인간과 인공두뇌가 서로를 이해하고 조율하는 관계를 지향하는데, 이는 공존의 가능성을 열어두며, 희망을 전달한다. 이 세가지 개념은 이 작품의 주제인 SHS(Hope+Safe)하고도 연결이 되는 개념이기도 하다. 시큐어는 '희망+안전' 을 결합한 용어로, 인간의 감정과 윤리를 이해하려는 동시에, 기술이 인간을 어떻게 보호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 작품의 시큐어는 임무에 충실한다. 하지만,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면서 조이 박사는 시큐어를 파괴하려고 하는데, 이는 기술의 자율성과 인간의 책임을 이야기한다. 조이 박사는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7일의 생존 기간만 남기고 사라진다. 시큐어 역시 존재의 의미를 되묻는 상황에 놓이는데, 이는 소멸은 단순한 결말이 아니라, 희망의 본질을 되짚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문체가 섬세하고, 철학적 질문을 자연스럽게 잘 녹여낸 이 작품은 SF 소설답게 상상력과 인간적인 서정이 잘 조화롭게 이루어진 작품으로, 기술 중심의 이야기이지만, 따뜻한 여운을 주는 작품이다.
💭인간이 바라는 가장 근본적인 가치가 무엇일까? 아마 희망과 안전이 아닐까? 기술이 인간을 어떻게 이해하고 보호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과연 희망은 무엇이며,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살아갈까? 이 작품은 감정과 윤리, 존재의 의미를 묻는다. 인간의 윤리, 희망의 본질을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으로, 인간의 감정과 기술의 경계를 짚어보는 깊이 있는 청소년 소설이다. 2042년이라는 미래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인간의 감정과 윤리적 선택을 중심으로 그려내어, 가독성 뿐만 아니라, 청소년 혹은 어른들도 몰입하면서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 기술과 인간성, 윤리적 선택 사이의 긴장감을 흥미롭게 그려낸 이 작품은 희망이 무엇인지, 기술이 인간에게 어떤 의미를 가져오는지를 깊이 있게 생각해보게 하는 작품이다.
💭복잡한 기술적 설정을 그린 작품이지만, 잉ㄴ간의 감정과 선택을 중심에 두고 있는 작품으로, 깊은 울림을 준다. 또한 단순한 미래 기술의 상상이 아니라 인간의 감정과 윤리를 인공지능에 어떻게 담아낼 수 있는지를 그린 철학적 SF소설이기도 하다. 청소년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기술과 인간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작품으로, 인공지능에 대한 단순한 공포 혹은 환상이 아니라, 희망을 담는 그릇으로 그려냈다. 인간의 윤리적 경계를 탐색하며, 깊은 질문과 여운을 남기는 SF 소설! SF장르에도 익숙하지 않은 분도 쉽게 몰입할 수 있도록 감정선이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으로, 감정과 기술, 희망의 의미를 섬세하게 풀어낸 작품이니, 꼭 한번 읽어보길! 인공지능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본 도서는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모임에서 진행한 서평단에 선정되어 몽실북스 출판사에서 도서를 협찬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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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한 조각을 이렇게 이야기로 넓게 펼쳐낼 수도 있다.
세탁기와 건조기의 기계음이 파도 소리로,
북경반점, 리스본 호프, 삿포로 라멘, 바릴로체 카페의
간판을 보며 마치 그 나라를 여행하는 듯한 걷기로,
가계부에 쓰여진 글로 누군가와 연결되는 위안으로.
타인의 삶을 굳이 알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는 요즘인데
누군가와의 연결이 이런 위안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면
이런 생각은 잠시 멈춰야할지도 모르겠다.
엄마의 재혼으로 생긴 새아버지, 그리고 의붓동생 유미.
유미는 현주에게 늘 불편한 존재였다. 그래서였을까.
대학 입학을 앞두고, 유미에게 전해져야 할 돈을 훔쳐 달아난다. 그날 밤, 유미는 불법 개조된 호프집 화재로 세상을 떠난다.
시간이 흘러, 성공적인 커리어와 완벽한 결혼을 눈앞에 둔 현주.
결혼을 앞둔 어느 날, 한 통의 카톡메세지가 도착한다.
호프 화재 사고 현장 사진들.
그리고 5년 전, 괴로운 마음에 올렸던 화재 사건 관련 글에 달린
미처 보지 못한 댓글 “동생을 죽인 살인자.”
그 한 문장은 현주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었다.
책을 읽는 내내 현주의 태도와 성격이 못마땅했다.
자신보다 못하다고 여기는 이들에게는 가차 없고, 돈과 지위가 높은 사람에게는 굽신…
하지만 많은 것을 가졌다고 믿었지만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는 빈껍데기뿐
이 책에서 불쌍한 사람은 현주엄마 뿐인것 같다.
읽을수록 반전에 연속이였다.
더운 여름날, 호프집에서 들이켰던 무진장 차가웠던 생맥주,
식구들 다 자는 한밤중 소파에 나와 스릴러 소설을 읽으며 들이켰던 캔맥주, 월드컵 경기가 있던 날 친구들과 세계맥주 바에서 마신 병맥주들. 좋게 마시면 회상할 때마다 좋은 기분이 든다.
라들러, IPA, 라거 등등과 또 새로운 편맥들을 알고 싶어서 읽었는데 글씨는 너무 작고, 도중에 뭔가 빠진 듯한 설명들 때문에 읽어도 모르겠다. 심지어 사실확인까지 직접 하고 싶어지게 만드는 정도. 표지의 화려함에 속지 말걸.
오늘은 p.20까지 읽었다. 다른 책도 읽고 있어서 많이는 못 읽었지만 내일은 체호프의 <마차에서>가 시작된다. 요즘 러시아 문학에 관심이 많아져 무척 기대된다!!
“우리가 함께 물아보기를 바라는 핵심적인 문제는 이것이다. 우리가 무엇을 느꼈고 어디에서 그것을 느꼈는가?” p. 17
#리딩책린지
카버가 내 취향은 아니지만, 문학동네의 독파챌린지를 통해 일게 되었다. <대성당>에서도 표제작인 대성당만 조금 관심이 갔을 뿐. 이 책 역시 드문드문 마음에 문장이 있었을 뿐이다. 마지막 단편이었던 <심부름>에서만이 체호프의 이야기로 흥미를 끌었을 뿐이다. 좋아하지는 않지만 읽을 작가로 레이먼드 카버를 꼽는다.
7/22 ~ 7/26
더스틴 호프만의 영화로 먼저 알고 있던, 아서 밀러의 희곡이다.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콘트라베이스” 와 사뮈엘 베케트의 “해피 데이스” 를 읽으며 희곡의 매력을 조금이나마 알게 됐다고 생각했는데, “세일즈맨의 죽음” 도 희곡이었다니.
세상에 읽을 책은 너무 많고, 나는 너무 무식한게 아닌가 싶다 ㅠㅠ
무대 위의 배우들, 그리고 그들이 연출해내는 장면들을 상상하며 읽게 되는 희곡.
평생을 세일즈맨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살아온 63세의 윌리 로먼의 이야기이다.
속터짐 유발자 윌리, 그리고 허망한 현실바보 큰아들,
평생을 함께 하는 동안 소통이 잘 됐을 것 같지도 않지만 윌리를 아끼고 변함없이 곁을 살피는 아내, 그리고….
둘째 아들도 있는데.. 읽은지 몇 달 지난걸 리뷰하려니 생각이 잘 안 남 ㅠㅠ
당시 미국사회를 꼬집은 내용이라 들었는데, 사실 당시뿐 아니라 지금 이 시대에도 윌리처럼 꽉 막힌 어른과, 현실 파악을 못하는 젊은이, 남자만 바라보는 여자들은 여전히 많지 않나 싶다.
이 희곡이 왜그리 오랜 세월동안 무대에 오르고 또 오르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됨…
#영화원작
내 삶을 살아가는 나만의 태도
우리가 불안한 이유, 살아 가는 게 힘든 이유, 좌절하는 이유의 대부분은 자본주의 시대의 사회 구조 때문이었다. 모든 가치가 돈으로 환산되어지는 사회. 이 시대의 우리는 경제적으로 가치없는 행위를 하거나, 행위의 결과가 수익과 연결되지 않으면 실패라고 여긴다. 그렇기 때문에 나 역시 여지껏 이 시대상에 동조하며 나 자신의 행위에도 가치를 매겨왔기 때문에 행복과 멀어지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선인장은 사막이 좋아서 사막에 사는 것이아니라 사막이 선인장을 아직 죽이지 않아서 때문에 거기 사는것이다.’ 호프자런의 랩걸 이란 책에서 말한 구절이 떠올랐다. 사실 인간을 제외한 동식물은 그저 자기가 처한 상황과 환경에 맞춰 자기것을 취하고 행동하는 것 같다. 인간만이 가지지 못한것에 매달려 떼를쓰고 울거나 기를쓰고 해내려 한다. 그 점이 우리를 이 지경까지 몰고온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과학이 삶의 많은 부분을 마법처럼 변화시켜 주었기에 행복도 같이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막연히 기대한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인간 내면으로의 삶은 하나씩 파괴되고 있을 뿐 아니라 삶의 터전도 잃어가는 듯 하다. 이제는 발전만을 추구하는 태도를 고쳐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고민 해야할 때이다. 이 책에서 말한 ‘자연은 제어할 수 있다’ 고 생각하면서 ‘사회는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하는 ‘오만’과 ‘태만’을 벗어버리고.
문득 지구상에 그 어떤 생명체도 자기가 원하는 모든것을 갖는다거나, 하고싶은 모든걸 하며 사는이는 없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플랑크톤부터 시작해 억만장자까지. 물론 내가 억만장자가 아니라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돈으로 모든걸 살 순 없다고들 하니 말이다. 누구도 원하는 모든것을 가질 수는 없다. 원하는 모든것을 해낼 수는 없다. 나만이 아니라 그 누구도 그럴 것이다. 라고 생각이 미치니 조금 위안이 되었다.
그러니 나는 앞으로 내 주위에 있는것, 내가 갖고있거나 추구할 수 있을만한 작은 것, 내가 할 수 있는것, 그런 것들에 애정을 주고 의미를 부여해보려고 한다. 최소한 내 주변은 파괴하지 않으면서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연습을 해야겠다. 그러면 적어도 나만은 오롯이 꽉 채워진 인간일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살아야 하는 이유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 주인공은 행복하게 하루를 마무리했다고 생각하지만, 알고 보면 비극이다. 평범한 개인이 집권 세력의 허망한 이념 경쟁에 내몰리면 수용소 생활도 행복하다고 착각하게 된다. 이러한 불합리한 비극은 누구의 책임인지 저자인 솔제니친은 묵직하게 묻고 있다.
이반 데니소비치 슈호프(이후 슈호프로 통일) 소련을 반역했다는 명목으로 수용소에 들어왔다. 하지만 사실 그는 반역한 적도, 죄를 지은 적도 없다. 스탈린이 집권하던 소련은 슈호프처럼 무고한 시민도 손쉽게 죄인이 되는 야만의 시기였다. 같이 수감생활을 하는 사람들의 면면을 보더라도 죄인이라고 보기 어렵다. 모두가 평범한 소시민이다. 물론 기득권에 빌붙어 근근이 자신의 욕망을 채우며 사는 몰염치한 인간도 있다. 무고하든 아첨을 하든 수용소에서 같은 생활을 반복한다는 사실은 모두에게 비참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저자인 알렉사드르 솔제니친은 슈호프의 수용소에서의 하루를 담담하게 그리고 있지만, 그래서 더 비참하다. 이데올로기의 허상을 열정적인 어휘로 맹렬하게 비판하지 않는다. 그저 평범한 하루를 잔잔히 보여주는 것으로 당시의 부조리는 충분히 전달된다. 저자는 실제로 소련 내 여러 세력에게 압박을 받았으며, 직접 경험한 수용소 생활에서 우러나오는 구체적인 문장은 더욱 빛을 발한다. 단지 소련의 스탈린 시대뿐만 아니라 역사적으로 지배 계층의 횡포로 직접적인 피해를 받는 것은 항상 사회 최악계층이었다. 따라서 역사의 암흑기는 어디에서 비롯되는지 인류 역사 전체에게 묻고 있는 것이라도 할 수 있다.
제목이 다소 오해의 불러일으킬 수 있지만, 육아서가 아니라 여성 인물을 초점으로 천재들이라고 불리던 남성의 여성으로서 알려졌던 11인의 여성에 관한 이야기이다.
클라라 비크 슈만이나 소피아 안드레예브나 톨스토야의 경우에는 전에 읽었던 책들이나 후대의 평판이 많이 치우쳤다는 걸 이 책에서 읽게 되었다. 내가 알던 클라라 슈만은 슈만의 뮤즈로서 또 브람스와의 삼각관계로 세기의 로맨스 정도로 인식되던 인물이다. 시대가 여성 천재에 대한 평가나 잣대가 어떠한지는 클라라의 생애와 후대의 평가를 봐도 알 수 있었다.
각각의 분야에서 비슷한 시기에 살았던 인물들을 선정해서 여성의 재능이 남편이나 남성 동료들에 의해서 어떤 평가와 인식을 받았는지를 저자의 시각을 통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알려진 인물도 있었고 잘 몰랐던 인물도 있었는데, 알려진 인물들도 치우친 시선과 평판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특히 소피아 안드레예브나 톨스토야의 일기 편의 톨스토이와의 그녀의 생활을 읽으면서는 예술가의 작품성과 인성은 비례하지는 않는다는 걸 새삼 확인하게 된다. 러시아 문학의 대가라고 일컫는 톨스토이의 젠더 감수성은 그녀의 일기에서 봤듯 알았다면 과연 그녀가 결혼을 할 수 있었을까 싶어진다. 이른바 성녀와 창녀를 나누는 이중적인 잣대와 인식들이 대작가의 인식이라는 게 실망스럽기 그지없었다.
젤다 세이머 편도 피츠제럴드의 연인이자 자유분방한 이미지로 인식되었던 그녀의 모습은 그의 작품 위대한 개츠비의 여주인공의 모티브로 차용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분히 남성적 입장에서 여성의 모습을 자신이 글을 쓰는 것과 젤다의 글쓰기에 대한 다른 태도와 인식이 읽는 내내 가부장적인 남성의 전형적 사고인가 싶었다.
과학 분야나 신학 분야의 인물들의 일생도 여성이라는 이유로 많은 부분들을 포기하거나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한 채 삶을 제대로 살아가지 못한 모습도 보였다.
조명된 11인이 여성들은 자기주장과 자포자기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면서 관철시킨 이도 있고 포기한 채 세상 밖으로 나가 버린 이들도 있었다.
20세기 초의 여성들의 당시의 생애가 1세기가 지난 지금에서 봐도 많이 나아졌다고 할 수 있을지는 생각해 보게 된다.
주로 유럽 쪽 인물들을 독일 저자가 쓴 내용들이라서 낯선 느낌이 있었고, 어떤 문장들은 감정적 흐름이 너무 치우쳐서 읽기가 다소 벅찼다.
1. 예니 베스트팔렌-마르크스의 생애(1814-1881)
“이 모든 투쟁에서 여성들은 더 사소한 부분이기 때문에 더 어려운 것들을 떠맡게 되거든요.”
2. 클라라 비크-슈만의 생애와 업적(1819-1896)
“나는 내 삶의 중심을 내 안에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 찾아야 하는가?”
3. 소피아 안드레예브나 톨스토야의 일기(1844-1919)
“‘사람이 사는 데에는 살을 섞을 여자와 이성적인 관계를 나눌 여자가 필요하다.’ 그렇다. 그의 이러한 신념을 29년 전에 알았더라면, 나는 결코 그와 결혼하지 않았을 것이다.”
4. 카미유 클로델의 생애와 업적(1864-1943)
“이것은 여성에 대한 착취이자 예술가를 파멸시키는 일이다.”
5. 밀레바 마리치-아인슈타인의 생애(1875-1947)
“난 여성도 남성처럼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6. 클라라 베스트호프-릴케의 생애와 작품(1878-1954)
“그녀는 남자처럼 대리석을 다루었다.”
7. 샤를로테 베렌트-코린트의 생애와 업적(1880-1967)
“나는 나의 한창때를 로비스에게 바쳤다.”
8. 헤트비히 구겐하이머-힌체의 생애와 업적(1884-1942)
“그녀는 자신의 논문을 쓰기보다는 남편의 일을 후원했다.”
9. 니논 아우슬랜더-헤세의 생애와 예술(1895-1966)
“나는 예술이 아니라 단지 내 삶을 만들어냈어요. 삶이 곧 나의 작품이었습니다.”
10. 샤를로테 폰 키르슈바움의 생애(1899-1975)
“대체 누가 여성의 입장이 의존적이며,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가?”
11. 젤다 세이어-피츠제럴드의 생애와 글(1900-1948)
“나는 쥐 생각을 사냥하는 고양이 생각을 갖고 있어요.”
"연민에는 두가지 종류가 있다. 그중 하나인 나약하고 감상적인 연민은 그저 남의 불행에서 느끼는 충격과 부끄러움으로부터 가능한 빨리 벗어나고 싶어하는 초조한 마음에 불과하며 함께 고통을 나누는 대신 남의 고통으로 부터 본능적으로 자신의 영혼을 방어한다. 진정한 연민이란 감상적이지 않는 창조적 연민으로 이것은 무엇을 원하는지를 분명히 알고, 힘이 닿는 한 그리고 그 이상으로 인내심을 가지고 함께 견디여 모든 것을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가진 연민을 말한다."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여러가지의 세계에서 연민을 발휘하여 남의 고통을 인식하고 진정으로 도와주는 행동을 또 다른 집단에서는 그 연민이라는 감정을 이해하지 않고 무언가를 얻을 요량으로 베푸는 선행쯤으로 여길 수도 있다는게 놀랍다. 그렇게 오해받을까봐, 또는 부담스러워 질까봐, 초조한 마음을 이기지 못해 연민을 거두게 된다. 나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결국 초조한 마음이란 무엇인가.
에디트, 그녀는 호프밀러를 향한 절절한 사랑이 자신의 장애로 인해 거부당할까 두려워했으나 용기내 고백했다. 호프밀러, 그는 그녀에 대한 연민으로 다가갔는데 사랑으로 다가오는 그녀를 감당할 수 없고 거부도 할 수 없어 전전긍긍하며 초조한 마음을 거둘수가 없었다. 그러다 에디트의 표현에 당황하고 타인의 시선을 두려워하며 그녀에 대한 사랑이 거짓이라고 부인하고는 다른 곳으로 도망쳐 버린다. 그 사실을 알게된 에디트는 결국 비극적인 결말을 맺는다. 호프밀러는 자신의 비겁함을 인정하고 뒤늦게 그녀에 대한 진정한 사랑을 느끼지만 이미 때는 너무 늦었다.
단순한 연민이었을까.
호프밀러는 가엾은 에디트가 겪는 고통에 대해 도움을 주었고 그러한 그의 행동으로 다른 사람이 행복할 수 있다는 사실에 자기 자신도 행복했었다. 그런데 진정한 연민이 결국 초조한 마음을 이기지 못한 것이다. 저택을 차지했던 케케스팔바의 젊은시절의 이야기와 콘도어 박사의 이야기도 놀라운데 그들은 둘다 진정한 연민을 실천했다. 그것은 연민이라기보다 사랑이었다. 즉, 사랑이 있어야 진정한 연민이 발휘되는 것이라는. .
진정한 연민이란 사랑이며 초조한 마음과는 대비가 된다.
호프밀러의 이야기, 저택의 주인인 케케스팔바의 이야기, 그녀의 딸 에디트의 이야기, 그리고 의사인 콘도어의 이야기에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빠져들어 읽었다. 와우 감탄만 계속! 호프밀러의 내면에 대한 심리묘사가 정말 탁월하다. 그의 심리를 쫒다보면 주변상황에 흔들리는 그의 행동이 안타깝지만 원망할 수도 없는 게 또 이해가 되기 때문.
'누구라도 그럴 수밖에 없지 않나' 라는 마음과 '그러면 안되는 행동이었지' 라는 마음 사이에서 나는 지금 허우적 대고 있다. 제목처럼 초조한 마음으로 파국으로 치닫는 내용을 마음 졸이며 읽었다.
"인간에 대해 한가지를 이해하고 나면 다른 것들도 이해하게 되는 법이다. 한가지 고통을 진심으로 연민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와 같은 마법의 가르침에 따라 다른 고통도, 심지어는 낯설고 모순적으로 느껴지는 고통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하는 책, 넘 좋으니까👍
[20211225]
『팅커벨 죽이기』완독
(별점 : 4/5)
『팅커벨 죽이기』가 『앨리스 죽이기 시리즈』의 마지막인 줄 알았는데 도마뱀 빌과 그의 아바타라인 이모리의 모험은 끝나지 않았다. 물론 이 시리즈를 재미있게 읽은 독자로서 더 나왔으면 하는 마음도 있다. 도마뱀 빌은 2013년 이상한 나라에서 앨리스를 만나 모험을 시작한다(앨리스 죽이기). 천신만고 끝에 이상한 나라에서 발생한 사건은 해결되었지만, 이번에는 호프만 우주에서 살인사건을 수사한다(클라라 죽이기). 그다음에는 뜨거운 사막에서 구사일생해 오즈의 나라에서 활약한다(도로시 죽이기).
언제나 그렇듯 이 책에서도『피터 팬』이라는 원작 소설의 순수함은 이미 없었다. 이야기 상으로는 끝에 범인에 대한 반전과 아바타라는 설정이 섞여 복잡하게 만든 뒤 끝에 풀어내는 방식이 독자들을 만족시키기에 충분하게 보였다. 하지만 앨리스 죽이기와 클라라 죽이기, 도로시 죽이기에서도 충분히 아바타는 많이 나왔다. 팅커벨 죽이기애서는 조금 다른 설정이 나오길 바랐는데, 아무래도 빌과 이모리의 모험으로 이어져있다보니 아바타를 넣을 수밖에 없는 것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만약 5번째 이야기가 나온다면 다른 방식으로 반전을 주었으면 한다.
오랜만에 스릴러를 읽어서 그런지 읽으면서 잔인하다는 생각이 적지 않게 들었다. 내 기억으로 따지면 이 시리즈는 아바타와 연결된 이야기들이 신선한 충격을 줬었다. 아무래도 제목에 『죽이기』라는 살벌한 단어가 들어가다보니 내용도 그에 따라 잔인해질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죽이기, 는 실수로 죽은 것도 아니고 상대가 죽이는 것이기 때문에 스릴러를 좋아하는 내가 읽었던 것 같다.
도마뱀 빌과 이모리의 모험이 앞으로도 계속되면 좋겠다. 아무리 무섭고 원작의 순수함은 버렸다지만 마지막에 주는 반전과 재미는 보장할 수 있는 책인 것 같다. 이 시리즈가 더 나오면 꼭 읽고 싶다.
<클라라 죽이기> 완독
별점 : 4.5/5
-줄거리
이상한 나라에서 호프만 우주로 이동하게 된 빌. 빌이 길을 헤메고 있을 때, 클라라와 그 외 사람들이 빌에게 말을 건다. 빌의 아바타라 이모리 겐은 클라라를 지구에서 만나게 된다. 그리고 얼마 후, 클라라가 함정에 빠진다. 이모리도 클라라를 살리려다가 함께 죽고 만다.
-후기
이젠 이런(?) 잔인한 책을 하도 봐서 별로 잔인하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클라라 죽이기>에선 특별히 무서운 장면도 나오지 않았다. 나는 별로 생각 없이 책을 읽었을 뿐더러 이해도 잘 되지 않아서 그렇게 반전이라고 생각치는 못했지만 내가 겨우겨우 이해한 세계관과 너무 달라서 반전이라고 생각했다. 작가의 이름을 알면서도 책을 읽으면서 몇 번이고 더 감탄했다.
<클라라 죽이기>에서 초반에는 지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루하다기보다는 아바타라라는 세계관? 그런 요소들이 좀 딜린 것 같았다. 근데 끝에 반전을 접하고 나니 그 아바타라라는 세계관이 반전이라는 이야기를 이끄기 위한 기둥 같은 역할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고바야시 야스미 작가님의 책은 항상 몰입해서 읽을 수 있는 것 같다. 그래도 <클라라 죽이기>가 <앨리스 죽이기>보다 재미있지는 않았지만 추천할 수 있다면 일단은 두말하면 잔소리, 읽고 보라고 말하고 싶다.
<앨리스 죽이기>시리즈는 다 그렇지만 이해하기가 너무 어려웠다. 원래도 안 읽은 작품 해설을 처음으로 읽어보았는데 이게 도통 뭔 소린지. 조금의 스포일러일 지도 모르겠지만 <클라라 죽이기>의 끝은 <앨리스 죽이기>의 처음으로 끝난다. 그곳에서 빌은 다시 이상한 나라로 돌아가야한다고 했는데, 나는 이 책의 중심이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아바타라가 중심인가? 생각해보면 도로시, 앨리스, 클라라 모두 본체가 아닌 아바타라가 본체를 위해 추리한다. 그러면 이 책의 중심은 아바타라인가? 아니면 중심이 본체니까 본체가 중심인가?
나는 책을 읽을 때마다 작가가 이 책을 쓴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했다. 이 책이 아니더라도 다른 책도 조금씩 헤아랴보면 어렵지 않게 답을 얻을 수 있었다. 근데 이 시리즈는 무얼 위해 작가가 이 책을 썼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지금으로서의 나는 이 책에서는 공포, 추리, 판타지밖에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좀 생각하다가 지금은 포기하기로 했다. 어차피 이 책은 지금의 내가 읽을 책이 아니고 미래에 생각해봐도 충분히 이 책의 의미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아무래도 이 책을 읽을 거면 최소 2번은 읽어야 이해가 될 듯하다.
아마 이 책은 반전에 반전으로 뒤집어버리는 신기한 책인 것 같다. 시간을 들인 이유가 있는 책이었다. 하지만 좋아할 사람은 엄청 좋아하고 싫어할 사람은 엄청 싫어할 책이니 재미있지만 취향에 따라 재미의 정도가 달라질 것 같다.
공포와 추리, 판타지와 생각치도 못한 반전에 또 반전을 더한 책을 읽고 싶은 분께 추천한다.
김금희 작가를 처음 알게 된 작품은 <너무 한낮의 연애>였다. 그 단편집은 쉽게 따라갈 수 없는 까다로움과 그럼에도 손을 놓을 수 없는 기묘한 매력이 있었는데, 이 <경애의 마음>을 선택할 때 그 기묘한 까다로움이 장편 내내 펼쳐지지 않을까 싶어 선뜻 손이 가지 않았던게 사실이다.
이 두 작품은 과연 같은 작가가 쓴게 맞을까 싶을 정도로 차이가 느껴진다. 그렇다고 쉽고 가볍게 읽히지는 않지만, 영화화 했다면 상당한 팬을 만들었을 법한 묵직하고 선 굵은 로맨스가 현실적으로 다가 온다.
56명의 목숨을 앗아간 1999년 인천 인현동 호프집 화재에서 잃은 소중한 친구를 공통분모로, 쉽지 않은 인생을 살아온 두 남녀가 서로에게 가까워지는 스토리를 설득력 있게 풀어나가고 있다. 1990년대 후반 영화 <접속>의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수작.
김금희 작가를 처음 알게 된 작품은 <너무 한낮의 연애>였다. 그 단편집은 쉽게 따라갈 수 없는 까다로움과 그럼에도 손을 놓을 수 없는 기묘한 매력이 있었는데, 이 <경애의 마음>을 선택할 때 그 기묘한 까다로움이 장편 내내 펼쳐지지 않을까 싶어 선뜻 손이 가지 않았던게 사실이다.
이 두 작품은 과연 같은 작가가 쓴게 맞을까 싶을 정도로 차이가 느껴진다. 그렇다고 쉽고 가볍게 읽히지는 않지만, 영화화 했다면 상당한 팬을 만들었을 법한 묵직하고 선 굵은 로맨스가 현실적으로 다가 온다.
56명의 목숨을 앗아간 1999년 인천 인현동 호프집 화재에서 잃은 소중한 친구를 공통분모로, 쉽지 않은 인생을 살아온 두 남녀가 서로에게 가까워지는 스토리를 설득력 있게 풀어나가고 있다. 1990년대 후반 영화 <접속>의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수작.
#아달베르트 슈티프터(1805년)의 1857년 작품.
김연수작-사월의 미 칠월의 솔-에서 언급된 작품으로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한 작품이다.
이 소설은 너무나 평범하게 지루한 듯 한 장씩 책장을 넘기게 한다. 우리가 소설에서 느끼고 기대하게 되는 긴장감, 몰입감, 사건사고, 반전 등은 딱히 없다. 그런데 의심없이 한 장씩 넘기게 된다.
청년 하인리히와 리자흐남작과의 만남을 통해 세상과의 소통을 제시하는 성장소설.
화자인 하인리히는 가정에 뿌리를 두고 리자흐남작과 문학과 예술, 철학, 자연에 대해
소통하며 사물에 대한 가치를 깨닫고 더 나아가 인간에 대한 존중, 결국 삶을 바라보는 한 개인의 성장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소설. 작가의 이력에서 알 수 있듯 다방면에서의 뛰어남이 소설에서 꿈틀거린다.
#자네도 젊네. 이른바 순수한 문학과 젊음의 관계가 그렇듯, 문학의 깊이와 오묘함은 자네의 발전을 돕고, 자네가 내면적 힘을 크게 펼치도록 밀어줄 걸세. 하지만 자네도 언젠가는, 노년의 식어가는 태양이 모든 것을 자기 광채로 물들이는 청춘의 강렬한 아침 해보다 훨씬 부드럽고 맑게 타인의 정신을 비출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걸세. 늙어가는 아내의 진실하고 속 깊고 충직한 사랑이 눈부시게 빛나는 젊은 신부의 뜨거운 정열보다 더 단단하고 오래가듯이 말이네. 젊음의 무한함과 영원성은 문학 속에 살아 숨 쉬고, 이 영원함이 젊음의 부족한 것을 가려주고 넘치는 면을 보완하네. 그것이 부족한 것을 가려주고 넘치는 것을 대신해주지. 젊음은 자신의 가슴에 뜨겁게 살아 있는 것을 예술 작품에 담네. p.349~350
#소설의 주 무대인 장미집-아스퍼호프-에서 자연을 대하는 인간의 도리, 즉 자연과 함께 공존해 나가야 하는 인간의 삶에 성찰을 필요로 한다는 길잡이 역할의 리자흐남작은 세상이라는 바다, 하인리히는 그 바다위에 항해를 막 시작해 가는 선장이랄까.
소설의 분위기는 잔잔하게 흐른다. 그 잔잔함이 갖고 있는 힘은 읽는 이마다 다르게 느껴질 것 같다.
가끔 안톤 파블로비치의 짧은 이야기를 읽는다. 인생이란 과연 고뇌할 가치가 있는 걸까, 라고 했던 체호프. 중요한 건 자신이 어떤 사람이냐가 아니라, 어떤 사람이 아니냐는 것이다. 서두르지 않을 것. 손을 써서 일할 것. 그리고 하루하루의 즐거움을, 한 그루 자신의 나무와 함께할 것.
그런 것들이다 내가 아쉬운 건
트램펄린에 오를 때
나는 이미 처지가 정해져 있었고
그걸 누구에게 묻지는 못했고
트램펄린 밖으로 떨어진 소년
최선을 다해서 태연하고 최선을 다해서 일어서는 소년
그런 것들이다 언제나
어른들은 타협하고 소년들은 트램펄린에서 떨어지고
그런 것들이다 내가 아쉬운 건
하지만
트램펄린에 오를 때
이미 준비된 실패라는 걸 알았고
예정된 마지막 장면을 후회하지도 않았고
그냥 트램펄린이란 트램펄린은 모두 불태워졌으면 좋겠다
자꾸 오르게 되니까
또 최선을 다해 떨어질 테니까
떨어질 처지라는 걸 아니까
트램펄린에 날 던지면서 말한다
“말해줘 가능하다면 내가 세상을 고르고 싶어”
생각이 있으면 말해주리라 믿었지만
트램펄린은 그냥
나를 떨어뜨리고
미워하지도 않으면서 나를 떨어뜨리고
그러면 내 처지도 최선을 다해 떨어지고
세상에서 트램펄린이 모두 사라졌으면 좋겠다
그렇지만 아쉽다
날아오르는 몇 초가 달콤했기 때문에
- ‘트램펄린’, 허연
변심한 기억은 지금 다른 곳에서 한창 바쁘고
망각은 문자도 보내지 않고
어쨌든 최악이 아니었다는 듯
문자 한 줄 할 줄 모르고
내가 사연을 가지고 있었는지
그 사연에 누가 울었는지
기억은 나도 모르는 곳에서 바쁘고
기억을 조각낸
그 가위는 어떻게 왔을까
실타래를 잘라버린 가위는 어떻게 내게 왔을까
혈관이 따뜻해지는 순간
나는 가위를 들고 또 잠이 들고
잘려 나간 기억들은
어떻게 의문 하나 없이 그곳에서 바쁠 수 있는지
어떻게 잊을 수 있는 거지 장대비를 피하던 낡은 집들을 항구에 피신했던 목선들을•••••• 나에게 닿기 위해 놀라울 만큼 멀리서 왔던 빛을
잠만 들면 내 손에는 가위가 있고
깨고 나면 베고니아의 목이 잘려 있고
내 정원은 텅 비어 있고
기억은 또 날 버리고
기억은 기억들하고만 친구가 되어 있고
망각은 문자도 보내지 않고
- ‘기억은 나도 모르는 곳에서 바쁘고’, 허연
빼다 박은 아이 따위 꿈꾸지 않기. 소식에 놀라지 않기. 어쨌든 거룩해지지 않기. 상대의 문장 속에서 죽지 않기.
뜨겁게 달아오르지 않는 연습을 하자. 언제 커피 한잔하자는 말처럼 쉽고 편하게, 그리고 불타오르지 않기.
혹 시간이 맞거든 연차를 내고
시골 성당에 가서 커다란 나무 밑에 앉는 거야. 촛불도 켜고
명란파스타를 먹고 헤어지는 거지. 그날 이후는 궁금해하지 않기로.
돌진하는 건 재미없는 게임이야. 잘 생각해. 너는 중독되면 안 돼.
중독되면
누가 더 오래 살까? 이런 거 걱정해야 하잖아.
뻔해,
우리보다 융자받은 집이 더 오래 남을 텐데,
가끔 기도는 할게. 그대의 슬픈 내력이 그대의 생을 엄습하지 않기를, 나보다 그대가 덜 불운하기를, 그대 기록속에 내가 없기를.
그러니까 다시는 가슴 덜컹하지 말기.
이별의 종류는 너무나 많으니까. 또 생길 거니까.
너무 많은 길을 가리키고 서 있는 표지판과
너무 많은 방향으로 날아오르는 새들과
너무 많은 바다로 가는 배들과
너무 많은 돌멩이들
사랑해. 그렇지만
불타는 자동차에서는 내리기.
당신은 언제 노래가 되지.
- ‘당신은 언제 노래가 되지’, 허연
애인은 불법 개조한 3층에 살았다
옆방에선
커다란 무대의상 가방을 들고 귀가한 여자가
노래방 테이프를 틀어놓고 새벽 내 울었다
잠이 깬 나는
쥐 오줌으로 얼룩진 벽지 위에
“들뜬 피”라고 적었다
신도 가난뱅이일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해가 중천에 뜨면 애인은
사발면에 물을 붓고 나를 깨웠다
창문을 열면 북국의 바람이 폐 속으로 들어왔다
자취촌에는 사복들이 서성거렸고
밥 타는 냄새가 나던 어느 저녁
나는 원고지 칸을 무시한 채
짐승의 시간들을 적어야 했다
돈이 생기면 아나고회를 사 먹었다
애인은 젓가락 끝으로 초고추장을 찍어 먹으며
동백이 지천이라는 고향 섬 이야기를 했다
그러고 나면 애인은 한 사나흘 아팠다
지리멸렬했다
도서관에서 훔쳐 온 책을 재독하거나
너덜거리는 속옷을 빨고 또 빨았다
가끔 크고 붉은 우표가 붙은 엽서가 배달됐다
저녁마다 우리는 패배만 했다
나는 좆도 아니었다.
나는 좆도 그 무엇도 아니었으므로
봄날은 갔다고 말하지 못한다
도무지 되는 일이 없었던 우리는
늘 깊게 잠들지 못했다
- ‘80년대’, 허연
노년기 산 능선에 걸린 구름. 시효 지난 현수막의 마지막 분투. 피뢰침에 걸린 직박구리 깃털과 그보다 가벼운 이데올로기. 위태롭게 쌓아놓은 호프집 의자에 반사되는 생.
매일 찾아오는 영안실. 지루하고 가난한 것들에게 자비를. 너의 상처로 나를 살게 하라. 도시여.
그렇게 살아남은 자의 손에 들린, 2천 원짜리 테이크아웃 커피를 스쳐 가는 햇살.
경광등 앞의 생.
- ‘세상의 액면 2’, 허연
용인 화장터 화구에 당신을 밀어 넣고 온 날
아무렇게나 벗어던진 신발처럼
당신이 끝을 보낸 방에서
반나절이나 엎어져 있었어요
과묵한 후배는 자꾸 어디론가 나가선
소주를 두 병씩 사 들고 왔어요
오래 전에 말라 죽은 화초들과
커튼을 뚫고 들어오는 햇살이 만든
손금 닮은 무늬와
순장된 유물처럼 흩어져 있는 고지서들
돌아갈 때를 놓친 새처럼
당신의 방에 앉아 들어요
모든 게 분해될 때나 들릴 것 같은
신비스러운 이명耳鳴을
방 한가운데까지 치고 들어온 햇살은 성스럽기만 하고
영혼 한 개
먼지에 섞여 하늘로 올라가는 게 보여요
뭘 챙기고 뭘 버려야 하는지
그걸 알 수 없어서 우린
자꾸 눕기만 하고
창밖 주인집 사철나무 잎은
계시처럼 반짝이고
- ‘남겨진 방’, 허연
작년쯤 도서관에서 본 책. 언젠가 읽어야지 했던 책인데 리디북스에 있길래 읽게 됐다. 생각보다 분량이 꽤 많다. 카페에 있으니 쭉쭉 읽긴 했다.
수영에 관한 에세이같은 느낌의 가벼운 소설이라 생각했는데 수영장을 지키려는 그들의 노력이 가볍지 않았다.
왜 리도여야 하나? 왜 우리가 리도를 도와야하나? 라는 광고주들의 질문에 로즈메리는 자신과 조지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소설을 쭉 읽으면서 둘의 이야기를 알게 된 나 역시 리도를 지키길 바랐다.
케이트는 자신을 돌보지 않는 사람인데 로즈메리를 만나고 리도를 접하면서 변화하기 시작한다. 리도를 지키기 위한 노력에 달라져가는 케이트의 모습을 보는 것도 좋았다.
변화가 찾아온 케이트의 모습이 반갑다. 자신을 위해 요리하는 일, 생각보다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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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즈메리는 알고 있는 브릭스턴 사람들을 떠올린다. 그녀가 좋아하는 모든 장소가 담긴 마음속 지도 위에 색색의 핀을 꽂듯이 그 사람들을 배치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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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턴트 식품 매대로 향하는
대신에 양파와 버섯, 다진 고기, 마늘을 골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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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저녁, 집으로 돌아온 케이트는 다시금 자기 자신을 위해 요리한다. 복잡할 것도 없다. 메뉴는 닭고기와 페스토를 얹은 파스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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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트와 로즈메리는 어쩌면 힘든 싸움을 앞두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그들에게는 함께 가는 사람들이 있다. 호프, 엘리스와 제이크, 아메드와 제프, 베티, 그리고 이제는 프랭크와 저메인까지도. 또 더 많은 사람들이 있을 거라고 케이트는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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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별로 안 좋은 소식을 들었다는 거 알아요. 그 설계 도면이요.” 케이트가 말한다. “하지만 제가 생각해봤는데요, 그건 아무 의미 없는 일 같아요. 우리는 싸움을 멈추지 않아야 하고, 또 우리는 이곳을 즐기는 일을 멈추지 말아야 해요. 그리고 그게 당신의 생일 축하 파티를 방해하게 두어서도 안 되고요. 아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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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머릿속에 다 들어 있어요. 케이트가 날 위해 요리했다면, 이제부터는 케이트 자신을 위해 요리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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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으로 둘러싸인 이 안전한 공간 속에 마지막 순간까지 머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