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은 겨울! 물론 아이가 없는 집도 겨울에는 더욱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으리라 생각한다. 이럴 때 더욱 빛을 발하는 것이 컬러링북이 아닐까 생각하는데, 무채색의 겨울에 온기 가득한 색을 올리는 『사계절 설렘 수채 컬러링북』을 소개하고자 한다.
『사계절 설렘 수채 컬러링북』은 사계절을 테마로 꽃이나 식물, 아기자기 귀여운 동물들을 담아낸 감성적인 수채화 컬러링북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컬러링북이라는 생각이 든다. 겨울이라 더욱 색에 목말라있는 요즈음, 자연의 색과 풍성한 일러스트로 인해 즐거움을 얻을 수 있고, 섬세한 스케치 덕분에 아이도, 그림초보도 쉽게 작품을 완성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사계절 설렘 수채 컬러링북』은 사계절을 테마로 하기때문에, 봄, 여름, 가을, 겨울의 풍경과 동식물을 계절별로 담아내어 색칠하며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을 뿐 아니라 밑그림이 제공되어 초보자도 쉽게 따라 그릴 수 있으며, 수채화 특유의 번짐과 투명한 색감을 체험 가능했다. 아이와 공동 작업을 하는 즐거움도 컸는데, 아이는 밝고 화려한 색을, 나는 차분한 색을 골라 서로 다른 분위기로 작품을 완성하며 더욱 즐거움을 느꼈다. 또 단순히 색칠만 하는 게 아니라, "봄에는 어떤 꽃이 피지?", "겨울엔 어떤 동물이 겨울잠을 잘까?" 같은 대화를 나누며 자연에 대한 호기심도 키울 수 있어 더욱 좋았던 것 같다. 색을 칠하는 내내 집중하는 아이를 보며, 나 또한 마음이 차분해지고 함께 보낸 시간을 더욱 소중히 할 수 있어 좋았다.
꽃과 식물, 귀여운 동물들이 등장해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지고, 색칠 과정에서 몰입과 휴식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었고, 아이와 같이 즐기며 온 가족이 컬러링 활동을 하기에도 너무 좋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면서도 일러스트가 단순하지 않고 무척 섬세하기때문에 잘 칠하지 못해도 완성도가 높은! 장점이 있었고. (아이는 이 점에서 무척이나 행복해했다.^^:;)
물론 수채화라는 특성 상 수채화 특유의 번짐 효과를 잘 살리려면 약간의 연습이 필요해 완전 초보자에게는 처음엔 어렵게 느껴질 수 있으나,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 그림 초보자, 힐링 취미를 찾는 이들에게 추천할 만한 컬러링북이란 생각이 든다. 계절의 변화를 색으로 표현하며 감성적인 시간을 보낼 수 있고, 완성된 작품은 소장 가치도 높고. 단순한 컬러링북을 넘어 부모와 아이가 함께 즐기는 놀이책이자 자연을 배우는 작은 교재같았던 『사계절 설렘 수채 컬러링북』. 완성된 그림은 벽에 붙여두니 집안 분위기도 한층 따뜻해져서 더욱 행복한 시간이었던 것 같다.
바다레시피는 상상력을 발휘하여 보고싶은친구에게 편지를 쓰는 장면을 표현했어요. 수채화느낌의 부드러운 그림과 하늘. 모래.바다. 뜨거운 마음들등을 골고루 글속에 요리재료로 넣어 바다에서의 추억을 미소띄며 떠올려볼수있게 만드는 따뜻한 책입니다. 아이들의 고운 정서함양에 좋을 것 같아요.무해한 이야기^^
즐겁고 사랑스럽게 봤던 책
저자분이 주변 사람들 가족에게 정말 많이 사랑 받고 자랐구나를 봄 챕터에서부터 느낄 수 있어서
열심히 읽으려 애쓰기보다 나도 미소 지으며 바라봤던 책
나이대도 주변 환경도 문체도 생각도 나와 너무 비슷해서
공감되는 부분이 정말 많았고 책을 처음 써봤다고 하셨지만
처음 쓴 책이 이 정도일수 있나 싶을 정도로
문장이 정말 속에서 잘 소화되고 분위기가 따사로웠던 책
저자분이 기억의 사계절을 풀어내면서 정말 많은 주제가
나왔는데 내가 제일 기억에 남는 부분은 딱 저 문장이였다.
‘ 완벽하지 않으니까 완벽해지고 있는 과정에서 건강해지고 있는 것일 테고.’
완벽해지려고 더 완벽하게 애쓰면서 그 과정이 너무 고통스럽고 좋아하던것도 질리려던 참이였는데, 그 모든 과정이 내가
건강해지고 있는것이라는걸 왜 단 한번도 생각하지 못했을까.
내 안에 있던 불필요한 돌덩이가 깨진 느낌
수많은 문장 중 가장 나에게 위로가 됐던 말
저 문장은 예쁜 수채화가 담긴 백지에 기록해둬야지
히히
- 시를 읽고, 소감
#수채화 그려진 백지상에 올려둔것
차를 데피고 시집을 꺼내고 펜을 꺼냈다
고이 모셔뒀던 수채화 그려진 백지도 꺼냈다
아이디어스 작가님에게 주문했다
처음쓰는 가계부 패션미용비 20만원에 4분의 1
시를 읽을때 좋은점은
수채화가 그려진 백지를
눈앞에 꺼낼 일이 생긴다는 것이다
그 어떤 글도 아까워서 적지 못하고
타이밍만 재다 눈 밖에 난 속이 빈 백지인데
시집 10장을 읽는동안 5장을 메웠다
한 장에 반도 못 채웠지만
하나도 아깝지가 않아
보이지 않는 시상으로 이미 꽉찼기에
드디어 찾았다
수채화 그려진 백지상에, 올려놓을 먹거리
나의 값진 지금과 언젠가는 한낱 미련이 될
미래에 다시 볼 다독임 같은 시간 또한
*생계를 유지하는 내가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 내가*
저녁시간 나를 위해 찾는다
수채화 그려진 백지상에 올려둘것들
달콤하게 찌르고 씁쓸함을 꿰뚫고
감칠맛만 남겨두는. 다시 찾아오게끔
어둠에 시상을 찾아 헤메이는 나처럼
되돌아오는. 그래도 되돌이표는 아닐
(* 류시화 [마음챙김의 시] 인용)
나 어릴 때 만화책 나쁘다고 뺏고 못 보게 했던 김00 선생님!
제 코난 빼앗아가셨던 김00 선생님, 저 좀 봐요. 제가 30년 만에 진짜 각잡고 따질게요. 물론, 진즉부터 만화책의 장점을 여러 개 알고 있었어요. 일단 재미있는 거! 솔직히 어른도 재미있잖아요? (제 동생은 지금도 저보고 그런(?) 책들 말고 만화책 리뷰하래요.) 두 번째는 그림책에서 문고본으로 넘어가는 다리 역할을 한다는 거, 세번째는 예쁜 일러스트로 어쩌고저쩌고~ 네 번째는 지식을 쉽게 습득하게 하고~ 어쩌고저쩌고 아무튼! 만화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 감동의 포인트가 있어요! 못 믿으시겠다고요? 그러면 속는 셈 치고 『똑똑한 데 가끔 뭘 몰라』 한 번만 읽어보세요. 저 정말 울고, 웃고 골고루 했단 말입니다!
『똑똑한 데 가끔 뭘 몰라』가 도대체 뭐길래, 30년 만에 만화책의 장점을 각잡고 따질 수 있을 것 같은지 찬찬히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먼저 『똑똑한 데 가끔 뭘 몰라』는 「올해의 미숙」을 그리신 정원 작가님의 신간으로, 2021년 오늘의 우리만화상, 2023한국만화영상진흥원 다양성 만화 선정 등 이미 여러 검증을 거친 알찬 만화책으로 김소영 작가와 오은 시인도 강력추천한 만화책입니다. 사실 저는 꼰대(?)라 누가 추천했다고 해도 그다지 기대하지 않는 편인데, 정말 『똑똑한 데 가끔 뭘 몰라』는 보는 내내 울고 웃으며 “그래 이러니 추천하지”하는 소리만 수십 번 내뱉을 정도로 찡하고, 웃기고 골고루 다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똑똑한 데 가끔 뭘 몰라』의 소제목은 한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모두 소중하다는 겁니다. 사실 제목만 볼 때는 짜장라면, 급식, 떡볶이 등 참으로 소박한 소재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책을 다 읽고 난 지금은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준 것 같아 저도 커피에, 레몬 사탕에 소중하다고 말해주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아마 이 책을 만나는 모든 사람은, 소소한 소중함이 얼마나 반짝이는지 알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별 얘기 아니네, 하는 생각으로 『똑똑한 데 가끔 뭘 몰라』를 읽으면 네, 정말 별 얘기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 일상도 그렇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하다못해 떡볶이 하나를 먹어도 “그냥 떡볶이”라고 생각하면 별것 아니지만, “사랑하는 친구와 무슨 이야기를 하며 나눠 먹은 떡볶이”라고 생각하면 그것은 무척이나 특별한 것 아닐까요? 이 책에는 그런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예민해져서 친구에게 함부로 굴었던 바보스러운 내 모습, 어렵지만 용기 내 하는 사과, 수채화 물감으로 그린 구름을 선물 받은 이야기 등 사소하다면 사소하지만, 평생 잊히지 않을 소중한 추억이 가득합니다.
『똑똑한 데 가끔 뭘 몰라』를 아이와 함께 본다면 나눌 이야기가 많을 것 같습니다. 주인공들처럼 열한 살의 아이라면 찰떡, 그보다 더 어리거나 더 컸어도 분명 『똑똑한 데 가끔 뭘 몰라』를 읽으며 경험이나 마음을 나누어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나와는 다른 성격의 친구를 대하는 방법, 다른 문화의 친구를 자연스럽게 이해하는 과정, 친구와 싸우고 화해하는 일들까지- 우리가 일상에서 실제 접하는 이야기들이 가득한 이 책을 통해 진짜 소중한 것, 진짜 아름다운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제 2학년이 되는 우리 아이는 요즘 만화책에 풍덩 빠져있습니다. 물론 엄마가 슬쩍 행로를 차단해두었기에 한껏 나빠 봐야(?) 그 인기 많은 남매들까지가 전부지만, 『똑똑한 데 가끔 뭘 몰라』를 읽고 난 후 문득- 아이가 오래오래 만화책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자라면 좋겠습니다. 내가 어릴 때 만화책을 보며 상상하고, 웃고 행복하면 좋겠습니다. 『똑똑한 데 가끔 뭘 몰라』는 아마 모든 독자에게, 일상의 반짝이는 행복을 깨닫게 할 것 같습니다.
프랑스의 시인이자 에세이스트인 보뱅의 이 글은 삶과 죽음을 지켜보고 사랑했던 여인에 대한 애도의 기록이면서, 애도에 대한 생각을 가다듬게 한 에세이다.
보뱅의 문장은 일상의 순간을 포착한 시적 언어의 문장이다. 읽으면 읽을수록 보뱅의 수사학이 놀랍기 그지없다. 에밀리 디킨스의 평전인 '흰옷을 입은 여인'을 읽을 때도 같은 느낌이었다.
지슬렌과 보뱅의 관계는 보통의 연인 이상의 정서적 교감을 보인다. 일상을 공유했던 기억의 서사들을 읽다 보면, 그들의 인연이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궁금해진다. 그저 단순한 호기심으로 유추해 보자면 지슬렌이 프랑스어 교사(국어 교사)였고 보뱅 역시 학생들을 가르쳤던 것 같은 묘사들로 보면 같은 직장 선후배의 관계에서 시작되지 않았을까 싶다.
지슬렌을 바라보는 보뱅의 관점은 객관성과 주관성을 오간다. 대립적인 명사와 동사가 같은 문장 안에서 표현되지만, 한 존재에 대한 깊은 응시와 사랑이 묻어난다.
43쪽 다시 말해, 너의 사랑과 지성을 사랑했다. 그 까닭은 진정한 사랑과 관능적인 지성과 몸소 체험한 자유만이 우리에게 고동치며 비상하는 단 하나의 심장을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지슬렌이 보뱅이 삶 속 함께 한 순간부터 자신의 삶과 분리되지 않는 일체의 삶 속으로 걸어들어간 느낌이다. 함께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고 여행을 하고 일상을 보냈던 순간순간들의 기억들이 가득하다. 산책의 일상과 그 잠깐의 산책을 위해 애쓰던 지슬렌에 대한 기억에 관한 문장들은 섬세하고 다감한 눈길이 느껴진다.
사후에 누군가가 나를 이토록 세밀하고 맑은 수채화 같은 느낌으로 기억하고 애도할까를 생각하다가 반대로 또 나는 누군가를 이토록 맑은 수채화처럼 애도할 수 있는 기억과 글을 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바뀐다.
조금씩 더 나이를 들어감에 따라 기억되는 것과 기억하는 것의 지분들이 바뀌는 듯하다. 기억되길 바라는 바라는 마음과 기억해야 할 마음을 동일한 지분으로 갖고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보뱅의 글은 그런 마음을 한 번 더 들여다보게 한다. 기억의 밀도와 지분의 역학성이라고 이름 붙여보고 되뇌어 본다. 나에게 있어서는 부모이자 자식인 지금의 내 삶의 모습에서 그 두 관계의 밀도와 지분을 생각해 보게 한다.
애도가 더 일상성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그 애도의 하나인 '기억'하는 것은 곧 김연수 작가의 글과 말처럼 사랑의 기억이다. 사랑했던 기억. 그것이 삶에 있어서 전부라는 작가의 말이 보뱅의 이 에세이에 오버랩 되어 올라온다.
보뱅은 지슬렌의 죽음을 과거시제가 아닌 현재의 '지금'에서 '지금'이라고 말함으로써 영원한 기억으로 자신의 삶과 함께 하는 의미와 존재임을 다시 내보인다. '변함없이 계속 살아가라. 더욱더 잘 살아가라. 무엇보다 악을 행하지 말고 웃음을 잃지 말라.'라고 말하면서 애도의 과정을 밟는다.
필멸의 존재인 인간에게, 죽음으로 인한 상실은 어떤 것으로도 상쇄될 수 없는 슬픔이다. 그러나 그 상실의 과정과 마침에 대해서 보뱅과 같은 애도의 과정들을 행하거나 행하여 준다면 그런 슬픔마저도 애도의 과정을 통과하면서 사랑의 기억으로 지상에서의 삶을 끝나고 다시 만난 날을 약속할 수 있으리라.
보통의 애도에 관한 글들이 대부분 슬픔의 농도가 너무 짙어서 읽어 나가기가 주춤거리거나 멈춰 버릴 때가 있다.
그러나 보뱅의 이 에세이는 그런 전형성에서 벗어나, 상실의 슬픈 기억이 아닌 사랑과 함께 했던 삶의 충만한 기억으로, 남은 생애 동안에도 웃음을 잃지 않고 살아가겠노라는 고백으로 들린다.
죽음이라는 상실을 충만했던 일상의 사랑의 기억으로 가득했던 글이다. 함께 하지 않았다면 알 수 없었던 희로애락의 기억과 그림들이 교차하면서 생에 대한 긍정과 열정의 소유자였던 지슬렌에 대한 보뱅의 이야기이다.
14쪽
'지슬렌, 널 사랑해.' 과거시제로 이 말을 한다는 건 생각할 수 없다. 이제르의 생통드라 묘지에 놓인 꽃은 장례식 후 일주일이 지나 시들었으나 널 사랑한다는 말은 여전히 살아 있고, 이 말을 하는 시간은 더도 덜도 아닌 삶 전체의 시간을 뒤덮는다.
22쪽
그러므로 나는 이제 네 죽음 안에 감춰진 고귀하고 순수한 것을 찾는다. 어디서든, 심지어 최악이 곳에서도 찬탄할 만한 소재를 찾는 일, 나는 네가 가르쳐준 대로 글을 쓴다.
27쪽
완벽한 어머니란 너처럼 아무 조건 없이, 보상을 받을 생각도 하지 않을 사랑을 주고, 무엇보다도 아이들만을 위해 살지 않는다. 그녀들은 다른 곳에서도, 다른 사랑으로 산다.
다르게 말한다면, 가장 훌륭한 어머니는 아이만 생각하지 않는, 세상이 나쁜 어머니라고 부르는 존재라고 할 수 있다. 또 다르게 말한다면, 훌륭한 어머니는 여성, 애인, 아이가 되겠다는 강한 열망을 가지고 있고, 그 사실을 잊지 않는다.
30쪽
삶은 네 웃음처럼, 그리고 네가 살아 있는 동안 내가 감지할 수 있었던 네 목소리처럼, 결코 끝나지 않고 침묵 속으로 들어갈 때까지 계속 이어진다는 것을.
34쪽
삶과 마찬가지로 죽음에 있어서도 다른 이의 말에 귀기울이지 말아야 하며, 죽음을 말할 때는 사랑을 이야기하듯 부드러운 목소리로, 열정 어린 목소리로 말해야 한다는 것을. 죽음의 고유한 특성과 사랑의 감미로움에 어울리는 세밀한 언어를 선택해야 한다는 사실을.
39쪽
질투는 눈물과 비명으로 자신의 사랑의 크기를 증명한다고 믿지만, 각 사람이 가지고 있는 자기 자신에 대한 원초적인 편애를 표현할 뿐이다. 질투에 세 사람이 연루되는 건 아니다. 심지어 두 사람도 아니다. 불현듯 자신의 광기에 사로집힌 한 사람이 있을 뿐이다.
49쪽
죽은 자들에게 말하는 방법은 수천 가지가 있다. 우리가 그들에게 말하는 것보다 그들의 말을 들어야 한다는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어린아이의 순순한 마음이 필요하다. 그들이 우리에게 전하는 말은 단 한가지뿐이다.
변함없이 계속 살아가라. 더욱더 잘 살아가라. 무엇보다 악을 행하지 말고 웃음을 잃지 말라.
76쪽
그림을 아이의 눈높이에 딱 맞게 걸어야겠다는 생각보다 더 훌륭하게 지혜를 증명해 보여주는 것이 있을까. 지혜로움이란 가장 소중한 것을 다른 이에게 제안하는 것이며, 만일 그가 원한다면, 원할 때 사용할 수 있도록 모든 채비를 갖춰놓는 것이다. 지혜로움, 그것은 자유를 수반한 사랑이다.
90쪽
분명 나는 결혼생활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사람은 경험으로만, 살다가 불현듯 붙잡는 인생의 파편을 통해서만 이해할 수 있다.
98쪽
큰 깨우침을 주는 아무리 위대한 텍스트들일지라도 처음 내리기 시작하는 눈송이들보다 더 환한 빛을 발하지는 않는다.
108쪽
현재의 순간이 우리가 죽는 순간과 조우할 때까지, 우리에게는 단지 현재의 순간만 주어져 있을 뿐이다. 사랑은 인생에서 가장 연약하고 부드러운 것들 가까이 머무르며 이 순간을 사용하는 가장 훌륭한 방법이다.
110쪽
너로 인한 그리움과 공허와 고통마저도 내 안으로 들어와 나의 가장 큰 기쁨이 된다. 그리움, 공허, 고통 그리고 기쁨은 네가 내게 남긴 보물이다. 이런 보물은 결코 고갈되지 않는다. 이제 내가 해야 할 일은 죽음의 시간이 올 때까지, '지금'에서 '지금'으로 가는 것뿐이다.
113쪽,114쪽
나는 사람들의 얼굴에 깊은 관심이 있어서, 시시때때로 그들의 얼굴을 응시하곤 한다. 응시는 뒤로 물러남을 전제로 한다. 어떤 것 안에 있으면 더는 그것을 보지 못하게 된다. 그러니 이 삶에서 뒤로 물러나 있어야 한다. 우리가 삶 속에 온전하게 있는 건 불가능하다. 삶과 죽음은 그로 인해 생기는 우리의 마음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맺는다. 그리고 우리 안에는 언제나 거기에 없는 누군가, 바라보고 침묵하는 누군가, 인생의 사건과 무관한, 아주 거의 무관한 누군가가 있다. 1951년 봄, 나는 세상에 왔고, 잠자기 시작한다. 1979년 가을, 나는 너를 만나고 깨어난다. 1995년 여름, 나는 일을 잃고, 뼛속까지 사무치는 한기에 떨고 있다. 온종일 내가 하던 진짜 일은 너를 바라보고 너를 사랑하는 것이었다. 16년 동안, 그늘에 앉아 길에서 춤추는 너를 바라보았고, 그 일만으로도 나는 세상에서 가장 바쁜 남자였다.
버지니아 울프의 평전 또는 에세이를 통해서 알려진 작가의 생애를 다시 한번 그림과 함께 세밀하게 읽었다.
꽤나 오래전에 평전을 읽었던 것 같은데, 다시 울프 관련 글들을 읽으면서 퍼즐 맞추기식으로 그녀의 삶을 들여다보게 된다.
울프의 소설들은 사실 내게는 낯설고 집중도를 요한다. 그에 비해 에세이들은 작가의 생각과 직접적인 글의 뜻들을 이해 가능하게 한다.
근래에 출간된 울프의 에세이를 통해서 작가로서의 자의식, 당대의 사회적 편견에도 자신의 세계를 구축해 나가고자 분투했던 모습, 자신의 병에 대한 통제권을 갖지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볼 수 있었다.
그래픽 노블이라는 특성상 그림과 글이 함께 구성된 이 책은 글로만 통해서 읽는 서사의 흐름을 이미지와 더불어 더 유기적으로 읽고 수용하기 좋은 형태다. 작가의 생각과 발표했던 글들을 함께 녹아 있어서 저자의 구성 솜씨가 돋보였다.
한 작가의 글과 일생을 연대기적으로 구성하면서 중요 키워드를 다 싣는 구성력이 알차다고 느꼈다.
울프와 남편 레너드와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울프의 동성 연인들과의 관계도 들여다볼 수 있었다.
동성연애의 느낌보다는 울프라는 예술적 기질의 사람이라는 면모에 더 빠져든 그 시절의 서사라는 느낌이 들었다.
울프의 성장 배경이나 과정도 지금의 시점에서 들여다볼 때도 굉장히 복잡다단했다고 느꼈다. 이복 오빠의 추행, 형제자매들의 이른 죽음, 여성의 대학 교육이 제한적이었던 당대의 분위기, 세계대전으로 소용돌이치는 불안한 당대의 사람의 마음들이 보인다.
유대인이었던 울프 부부는 2차 세계대전 때 독일군이 영국을 점령하면 자살하려 했다는 일화에서는 그 불안과 좌절의 깊이가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그래픽 노블을 도서관에 갈 때마다 종종 찾아 읽게 된다. 텍스트로만 된 책이었다면 다소 진입장벽이 있었을 책이라든가, 근현대사의 인물들의 이야기라든가, sf 소설이라든가 하는 책들이 옮겨져 출간된 책들을 읽게 되는 경우는 울창한 숲 한가운데에서 다소 벙벙한, 여유로운 구간에 들어선 기분이다.
수채화풍 그림과 울프의 1인칭 화자 시점의 구성들이 흠뻑 읽게 만들었다. 책 앞면지에 울프와 관련된 이들의 얼굴을 그려낸 인물도라고 할 수 있는구성도도 자신의 삶에 연관된 이들이 몇 명이나 될까 나 자신의 연관 인물도를 연상해 보게 해 준다. 굉장히 많은 이들의 얼굴이 나와 있어서 울프의 생애는 꽤 많은 이들과의 교류하던 인물이라는 느낌도 덩달아 들었다. 오히려 지금을 살고 있는 현대인인 나는 그녀만큼의 교류와 소통을 하고 있지는 못하는 것 같다는 생각도.
작가라는 직업적 특성이 넓이 보다는 깊이의 관계가 더 많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면지 속의 인물들의 생애 관련도를 보니 그렇지도 않다는 생각이 또 든다.
울프의 평전을 읽기 전에 한번 보고 평전으로 들어간다면 좀더 수월한 참고서 같은 책이라는 느낌이다.
한때 “나만 없어 고양이”가 인기 해시태그였을 만큼 고양이에 대한 사랑은 열풍이었다. 비염이 심한 나는 그저 회사에 더부살이하는 강아지나 고양이를 멀리서 바라보는 게 다였지만 말이다. 그런 나도 집사라고 부를 수 있는 영역이 있다면 “식집사”되시겠다. 대단한 솜씨는 아니지만 나는 십 년이 넘도록 키우고 있는 녀석을 포함하여 약 40여 개의 화분을 보유한 식물 집사다. 그래서일까, 씨드북의 『코코 씨의 식물 사귀기』를 읽는 데 왜 이렇게 공감되고 재미있는 거야!
나같은 식집사는 물론, 생명력이 질기다고 소문난 화분도 우리 집에선 죽는다는 는 사람들, 조화나 키우겠다 하며 식품을 포기해본 사람들, 『코코 씨의 식물 사귀기』를 만나보셔야 한다. 이 책에는 식물을 키우는 비법이 가득하니 말이다. 혹시 아는가! 사람을 대하는 비법까지 얻어가게 될지.
『코코 씨의 식물 사귀기』 속 코코는 우연히 방문한 꽥꽥 씨의 집에서 식물들을 보고 호기심에서 카랑코에 하나를 사 온다. 눈이 마주칠 때마다 물을 주니 버텨낼 재간이 없던 카랑코에는 죽어버리고, 아쉬운 마음에 몬스테라도 들인다. 무슨 일이 생길까 봐 창문을 꼭꼭 닫아준 채 말이다. 당연히 몬스테라도 떠나버리고 화가나 식물을 바라보지도 않던 코코 씨는 또 한 번 몇몇 식물을 들인다. 그러나 그 식물들도 위기에 당도하고 화분을 포기하려던 코코 씨는 우연히 식물들이 바란 것이 바람이었음을 깨닫고 '친해질 마음'을 먹는다. 그렇게 코코 씨와 식물은 친구가 된다.
일러스트로 바라본 『코코 씨의 식물 사귀기』는 섬세하고도 익살스럽다. 수채화의 물 자국이 선명한 듯 그려지는 작품인데도 다양한 화분이나 동물들의 모습을 바라보면 섬세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느 동물 하나 대충 그려진 것이 없었다. 그뿐인가. 『코코 씨의 식물 사귀기』의 내용을 찬찬 살펴보면 코코 씨의 마음 변화를 느낄 수 있어 더욱 재미있다.
내용적인 면에서도 『코코 씨의 식물 사귀기』는 높은 가치를 지닌다. 일단 식물을 어떻게 해야 잘 키우는지에 대해 코코 씨를 보며 배울 수 있을 뿐 아니라 코코 씨가 식물을 대하는 태도나 말투에서 변화를 낄 수 있어 숨은 이야기들을 유추해볼 수 있었다. 뒤편에 마련된 식물 키우는 법을 소개하는 페이지를 통해서는 아이들이 직접 식물을 키우며 배우고 느낄 수 있지 않으려나 생각해보기도 했다.
우리 아이가 담당인 화분은 2개다. (개수로는 3개째) 첫 번째는 물을 너무 많이 줘서 죽었으나 나머지 둘은 어쨌든(?) 살고 있는 중이다. 내가 열심히 알려주어도 코코 씨처럼 자신의 기준으로 생각하던 것들을 『코코 씨의 식물 사귀기』 통해 배우며 아이는 한층 더 부지런하고 자연스럽게 식물을 사랑하는 법을 배워갈 수 있으리.
진지한 표정으로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을 구경하는 아이에게 슬쩍 한마디를 보태본다.
있잖아, 사람도 식물처럼 물을 좋아하는 사람 좋아하지 않는 사람, 빛을 좋아하는 사람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단다. 그러니 그 사람이 원하지 않는 친절을 베풀고 상대가 몰라준다고 섭섭해하지 말아야 해. 원래 배려는 그 사람이 싫어하는 것을 하지 않는 게 먼저거든.
우리집 식탁은 요즘들어 수시로 화실로 변하고 있다. 아이와 앉아 음악을 들으며 붓으로 고운 색을 색칠할 때의 안정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만큼 좋다. 나는 원래도 글씨쓰기, 그림그리기, 만들기 등을 좋아하는 지극히 '소근육형인간'이기에 이런 취미를 즐기는데, 우리 아이도 성향이 비슷하여 취미를 함께 하는 평생친구를 얻은 기분이랄까?
그런데 많은 분들과 대화해보면 그림그리기 등의 작업을 좋아하는 어른도 너무 많고, 거의 대부분의 아이들이 물감놀이를 좋아하는데도 엄청나게 많은 것을 준비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오늘 내가 소개하고자 하는 <유럽풍경수채화컬러링북>은 매우 간단하게, 별다른 준비과정이 없이도 어디서나, 또 누구나 매우 재미있게 작품을 완성할 수 있게 하는 책이다. 즉, 똥손이라도- 초보라도 멋진 작품을 완성할 수 있다는 것! (첨부한 작품 중 예비초등학생의 작품이 포함되어 있다. 즉 만 6세의 어린이도 설명을 보고 작품을 완성할 수 있을만큼 쉽다는 것!)
일단 제목이 설렌다. 유럽풍경이라니. 인스타적 갬성을 마구 자극하는 이 컬러링북은 누구나 쉽고 가볍게 작품하나를 뚝딱 완성할 수 있다. 준비물도 많이 필요없다. 휴대용 물감, 붓 한두자루, 플라스틱 컵 하나면 끝. 실제 우리집은 텀블러를 가지고 나가지 않은 날, 사마시고 들고온 커피컵을 물통으로 활용하고 있다. 제목부터 심쿵하는 책을 열면 피노키오, 마트료시카, 달리호스, 폴란드 그릇 등의 심플한 소품부터 산토리니, 리스본 트램, 피렌체성당 등 유럽의 아름다운 풍경 포인트들을 만날 수 있다. 작가님의 섬세한 스케치 위에, 하라는 대로 슥슥 따라그리기만 하면, 나의 손끝에서 유럽의 아름다운 소품과 풍경이 살아나니 어떻게 재미가 없을 수 있어! ㅎㅎ
쉽고 재미있다고 하여 수채화를 대~충 하게 만드는 책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 책의 앞쪽에는 수채화의 여러기법을 잘 다루고 있는데, 설명도 친절하고 사진도 다양하게 삽입되어 있어 초보들도 그럴듯한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 설명이 어찌나 쉬운지 우리 아이는 내가 도와주지 않았는데도 여러가지 기법을 직접 해보고 터득했다.
책의 뒤 편에는 앞에서 언급했듯 매우 다양한 소품과 풍경이 그려진 도톰~한 도화지가 포함되어 있는데 종이의 질이 어찌나 좋은지 물을 마구 마구 묻혀도 종이가 일어나지도 않고 내가 바라는대로 색을 표현해주더라. 자르는 선도 표시되어 있어 자르고 색칠하기만 하면 예쁜 작품이 뚝딱 완성되어 좋다.
우리 아이와 나는 수채화를 완성할 때마다 벽에 붙여 우리집만의 전시회를 열고 있다. 화장실로 이어지는 복도벽에 붙여져있기에 오며가며 감상하는데, 아이도 나도 생각보다 훨씬 큰 성취감을 느끼기도 하고, 서로의 작품을 보며 미소짓기도 하는 따뜻한 시간을 만들어준다. 아마 이 책을 만나는 누구라도 이런 감정을 느낄 것 같아, 정말 과감히 책을 추천드리고 싶다.
정말 당연한 얘기일지 모르지만, 예쁜 풍경과 고운 색을 바라본다는 것은 그 자체로 심신에 안정을 준다. 더욱이 그것을 내가 완성한다는 성취감까지 느낄 수 있다면 하루를 마무리 하는 시간대에 가장 좋은 활동이 아닐까? 추운 겨울, 수채화를 통해 우리의 세상에 알록달록 예쁜 색을 입혀주면 정말 좋을 것 같다.
도서관 서가를 서성이다가 가끔씩 그래픽 노블류의 책을 대출하곤 한다.
제목은 오디세이아의 페넬로페의 그 페넬로페의 이름을 빌려와 이야기하고 있다.
글과 함께 그림을 그리는 작가들은 더 어렵고 작업의 난이도가 높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글만으로도 어려울 텐데 그림과 함께 주제를 표현해 낸다는 게 두 배의 집중도를 요하는 일이라는 느낌이다.
베를 짜지도 않고 아들도 없는 페넬로페는 전쟁터에서 일하는 의사다. 설정이 신화를 차용했지만, 신화의 내용을 비툴면서 젠더를 뛰어넘는 한 사람의 삶을 이야기하고 있다. 의사의 성별이 중요하진 않지만, 여전히 엄마 역할에 대한 사회적 기대에도 불구하고 주인공은 현실의 불편들을 불평하기도 하지만 자신의 일을 그만두지 않은 채 있는 그대로의 상황을 받아들이려 한다. 거창한 신념을 말하며 가족들에게 선을 긋지 않지만 담담히 자신의 상황을 말한다. 그럼에도 가족들과 사이가 깊은 불화는 아니어서 일정 부분은 이해 내지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의 일에 대한 인정을 그리고 있다고 느꼈다.
보통 여성이 엄마의 역할에 집중하지 않는 것에 대한 사회적, 문화적 압박에 자유롭기 어렵기 때문에 자녀를 두지 않는 경우가 여성에게 더 많지 않은가. 옮긴이의 글에서 페미니즘이나 젠더의 이야기가 아니라고 서술하고 있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각자의 자실에서 자신의 방식대로 사랑의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라는 말에서 다양성의 사랑의 삶이 앞으로의 사회적 변화의 흐름이라고 믿어보고 싶다.
서구 사회의 다양성이나 있는 그대로의 받아들임이 우리 사회보다는 좀 더 수용의 폭이 넓다고 느껴진다. 그리고 우리 사회도 다른 사회와의 교류 속에서 다양성이 확장되어 가고 있는 흐름은 느껴진다.
📝
내겐 딸이 있다. 일주일 후면 열여덟 살이 된다.
나는 그 애 옆에 있어 주지 못한다.
그 애를 보지 못한 지 벌써 4년이 되었다.
이 이야기는 그 아이를 위한 것이다.
자신의 방식대로의 사랑의 삶을 아이에게 말하는 엄마의 이야기를 딸이 이해해 줄 수 있을지는 조금 의문이다. 그러나 자신에 대한 엄마의 사랑과 엄마가 스스로의 일에 대한 사랑을 느낄 수 있을 테지. 수채화의 그림도 이야기의 주제를 잘 전해주는 느낌이다.
안녕, 아가야?
하품 한번 늘어지게 하고
기지개 켜더니 두리번두리번.
겁내지 마.
여기가 바로 너희들 세상이란다.
바람은 엄마 숨처럼 향기롭고
햇빛은 엄마 품처럼 포근하지.
나비가 팔랑팔랑
이리 오라고
어서 같이 놀자고.
친구들도 너를 반겨 주잖니?
이제 날이 어두워지는구나.
하지만 괜찮아.
달님이 눈 크게 뜨고
지켜줄 테니까.
어여쁜 아가야, 나도 자러 가야겠다.
지팡이 짚고 자러 가야겠어.
그런데 뭐라고?
네가 어여쁘지 않다고?
장미가 아니어서, 목련이 아니어서
어여쁘지 않다고?
아가야, 세상에 어여쁘지 않은 꽃은 없단다.
꽃들은 모두 반짝반짝
하늘의 별처럼 반짝반짝
보석처럼 귀하디귀한 아가란다.
그럼 잘 자, 오늘 피어난 어여쁜 아가야!
내일 아침 우리 꼭 다시 만나자구나.
나는 홍성찬 할아버지야.
#그림이예쁜#동시#그림책#수채화
이 책을 따라 그림을 그리며 나도 몰래 내뱉은 한마디. “작가님 최소 마법사”
나처럼 캘리그라피에 욕심을 가진 이들은 더할 테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누구나 “그림 잘 그리고 싶다.”라는 욕구를 가졌을 테다. 아기자기 귀여운 색연필 그림들은 또 어떻게 그려본다지만, 이놈의 수채화 앞에서는 늘 초라해졌다. 학창시절 붓을 잡아본 게 마지막인 내가 무슨 수로 그림을 잘 그린단 말인가. 몇 권 사들인 수채화 책은 그렇게 책장을 장식하는 용도가 되어버린 것. 그러다 이 책을 알게 되었다. 수성펜의 번짐으로 그림을 그릴 수 있음은 알았지만 정말 그럴듯한 수채화가 될까? 그런 의심의 마음으로 펼친 책이었는데, 이런 맙소사!
작가님, 도대체 제 손가락에 무슨 마법을 부리신거죠?
사실 수성펜은 내게 있어 제일 만만한 필기도구다. 직장생활에서도 “라떼”같이 플러스펜 검은색과 빨간색을 고수해왔고, 집에서도 뭔가 기록할 때 쉽게 손이 가는 게 플러스펜이다. 글씨는 플러스펜, 캘리그라피는 붓 펜. 그렇게 오래도록 내 손에 익힌 도구가 '물감'으로 변할 수 있다고하니 나에게 이 책은 부담감을 주지않는 그림책이었던 것. 마침 작가님도 그림을 배워본 적 없으나 쉽게 수채화를 그리고 싶어 만난 도구가 수성펜이었다고 기록하시니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펼쳤다.
목차에서부터 이 작가님은 '찐'이라는 느낌이 왔다. 봄·여름·가을·겨울로 나누어진 목차를 보며 “여기 있는 정도만 그릴 수 있으면 일 년 내내 캘리하며 충분히 그림 그릴 수 있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때때로 어떤 책에서는 “그래서 이 그림은 언제 써먹어요?” 하는, 작가의 사심이 묻어나는 그림이 가득할 때도 있었는데, 이 책은 오늘 배워 오늘 써먹을 그림들이 가득했다. 욕심내지 않고 그 계절에 맞는 그림들을 하나둘 따라 그리다 보면 그릴 수 있는 것들이 차곡차곡 쌓인다. 재료 설명에서부터 선 긋는 법, 물이나 수성펜의 순서까지 상세히 기록해두셨기 때문에 진짜 생초보들도 충분히 수성펜 수채화 고수로 거듭나게 된다.
각 페이지의 구성은 단순하다. 글씨를 읽지 않고도 이해가 가능할 만큼 상세히 표현해주셨는데, 문장도 매우 쉽고 편안하게 써주셔서 그저 천천히 따라 하기만 해도 그림이 하나 뚝딱 완성된다. 7살짜리 우리 꼬마도 너무 재미있다며 그림을 따라 그렸는데, 7살짜리의 작품이라고 믿기 어려운 그림들이 몇몇 탄생했다.
개인적으로는 완성작을 먼저 보여주시는 구조가 참 좋았던 게, 종이의 어디쯤에서 그림을 시작해야 하는지 감을 잡을 수도 있고, 글씨가 배치될 부분을 미리 계획할 수 있어 실용적이었다. 모든 페이지에는 동영상 QR코드가 삽입되어 있어, 살짝 애매하거나 손놀림이 어려운 부분은 영상을 보며 따라 할 수 있어 한결 쉽게 느껴졌다.
몇 년간 욕심내오던 보테니컬 수채화를, 이제 나도 그릴 수 있다. 종이의 크기도 구애 없고, 재료 매우 단출하다 보니 아이와 공원에 갔을 때도 돗자리에 앉아 쓱쓱 그림을 그리니 잊고 살던 감성이 가득 채워진 기분이었다.
감히 작가님께, 이 책의 2편을 권해드리고 싶다. 다음 책은 꽃, 사물, 풍경, 날씨 등의 주제는 어떨까. 사심을 가득 담아, 작가님의 다음 책을 기다려본다.
#수성펜수채화캘리그라피#경향BP#지영캘리#최지영#캘리그라피#수성펜#수채화#독서감상문#리뷰#협찬도서#책스타그램#북스타그램#북스타그램📚#리뷰어#책수집#책수집가#독서#책읽는시간#책마곰#책소개#책을읽읍시다#좋아요#독서그램#독후감#책읽어드립니다#책을소개합니다#강추도서#추천도서#북리뷰그램#신간서적#신간서적소개
이 책을 펼치기 전, 사실은 심호흡을 먼저 했다. 5개월이 채 되지 않은 아이를 두고 출근했던 나는 기다리는 아이에게 아직도 쥐약인 것이다. 아마 나처럼 이 책을 펼치기조차 두려운 마음이 드는 엄마들이 꽤 있을 테다. 하지만 괜찮다. 안심하고 펼쳐도 된다. 이 책은 엄마를 기다리는 지루함이나 슬픔보다, 기다리는 시간을 즐거움으로 풀어내는 재치있는 아이들이 있으니 말이다.
일단 일러스트. 수채화로 채워진 이 책은, 빈틈이 하나도 없다. 엄마들에 따라 다르겠지만, 나같은 경우는 약간 비어있는 책을 좋아하는 편인데, 이 책은 꽉 차 있음에도 불구하고 답답한 마음이 들지 않는다. 수채화의 물 자국이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일까? 익숙하고 정겨운 느낌이 강하다. 또 배경이 엄청 다양하게 바뀌기 때문에 아이와 이야기 나눌 거리가 아주 많다. 좁은 영역에서 큰 영역으로 확대되기도 하고, 이동하는 느낌도 강하기 때문에 아이와 이동한 순서 등을 이야기해보기에도 너무 좋다.
심지어 속 페이지가 펼쳐지기 때문에, 움직이는 듯한 느낌도 든다. 우리 아이는 특히 한 엄마는 버스를 타고, 한 엄마는 버스를 놓친 장면을 “부우웅~ 메롱”이라는 소리를 내며 여러 번 반복하여 즐겼다.
두 번째는 이야기. 아이들이 하는 유치하고도 기발한 말싸움을 아는가? “우리 엄마는 자동차 100개 있어,”, “우리 아빠는 비행기 10개 있거든.” 딱 그런 느낌이다. 그런데 그 말싸움이 일방적인, 내 말만 하는 느낌의 말싸움이 아니라 주거니 받거니 꽤 재미가 있다. 마치 “영감~ 왜 불러~” 그 노래처럼 아이들이 주고받는 말이 엄청 재밌다. 대화의 색이 빨강과 초록으로 구분되어 있어 아이와 한 마디씩 번갈아 읽어도 좋겠다.
마지막 장면에서 두 엄마와 두 아이는 나란히 집으로 돌아가는 장면은 극적으로 휙휙 돌아가던 이야기가 평온히 마무리되는 느낌이 든다. 한 권의 그림책에서 이런 극적인 장면변화와 스토리변화를 만나다니, 역시 그림책은 무궁무진한 영역이다. (그림책, 사랑합니다)
어린이집에서 엄마를 기다리는 게 지루하고 슬픈 아이들과 그것이 마음에 맺혀 가슴이 아픈 엄마들이, 기다림을 조금이라도 즐겁게 바꾸어볼 수 있는 좋은 책이다.
우리는 이렇게 읽었어요.
1. 일러스트를 보며, 어디에서 어디로 이동하는지 이야기해본다.
2. 각 교통수단 중 어느 것이 더 빠를지 이야기해본다.
3. 우리 엄마가 어린이집에 오는 과정, 혹은 어린이집에서 집으로 오는 과정을 이야기해보고 지도로 그려본다.
#우리엄마가더빨리올거야#엠마비르케#요안나헬그린#토토북#북치#토토북출판사#맘스타그램#그림책#그림책추천#그림책소개#협찬도서#지금읽는책#읽고있는책#독서#취미#책읽기#책추천#책소개#책마곰#좋아요#도서#도서리뷰#리뷰어#독서감상문#책사랑#책속구절#육아소통#책육아#영유아도서#도서소통
이 책을 펼치기 전, 사실은 심호흡을 먼저 했다. 5개월이 채 되지 않은 아이를 두고 출근했던 나는 기다리는 아이에게 아직도 쥐약인 것이다. 아마 나처럼 이 책을 펼치기조차 두려운 마음이 드는 엄마들이 꽤 있을 테다. 하지만 괜찮다. 안심하고 펼쳐도 된다. 이 책은 엄마를 기다리는 지루함이나 슬픔보다, 기다리는 시간을 즐거움으로 풀어내는 재치있는 아이들이 있으니 말이다.
일단 일러스트. 수채화로 채워진 이 책은, 빈틈이 하나도 없다. 엄마들에 따라 다르겠지만, 나같은 경우는 약간 비어있는 책을 좋아하는 편인데, 이 책은 꽉 차 있음에도 불구하고 답답한 마음이 들지 않는다. 수채화의 물 자국이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일까? 익숙하고 정겨운 느낌이 강하다. 또 배경이 엄청 다양하게 바뀌기 때문에 아이와 이야기 나눌 거리가 아주 많다. 좁은 영역에서 큰 영역으로 확대되기도 하고, 이동하는 느낌도 강하기 때문에 아이와 이동한 순서 등을 이야기해보기에도 너무 좋다.
심지어 속 페이지가 펼쳐지기 때문에, 움직이는 듯한 느낌도 든다. 우리 아이는 특히 한 엄마는 버스를 타고, 한 엄마는 버스를 놓친 장면을 “부우웅~ 메롱”이라는 소리를 내며 여러 번 반복하여 즐겼다.
두 번째는 이야기. 아이들이 하는 유치하고도 기발한 말싸움을 아는가? “우리 엄마는 자동차 100개 있어,”, “우리 아빠는 비행기 10개 있거든.” 딱 그런 느낌이다. 그런데 그 말싸움이 일방적인, 내 말만 하는 느낌의 말싸움이 아니라 주거니 받거니 꽤 재미가 있다. 마치 “영감~ 왜 불러~” 그 노래처럼 아이들이 주고받는 말이 엄청 재밌다. 대화의 색이 빨강과 초록으로 구분되어 있어 아이와 한 마디씩 번갈아 읽어도 좋겠다.
마지막 장면에서 두 엄마와 두 아이는 나란히 집으로 돌아가는 장면은 극적으로 휙휙 돌아가던 이야기가 평온히 마무리되는 느낌이 든다. 한 권의 그림책에서 이런 극적인 장면변화와 스토리변화를 만나다니, 역시 그림책은 무궁무진한 영역이다. (그림책, 사랑합니다)
어린이집에서 엄마를 기다리는 게 지루하고 슬픈 아이들과 그것이 마음에 맺혀 가슴이 아픈 엄마들이, 기다림을 조금이라도 즐겁게 바꾸어볼 수 있는 좋은 책이다.
우리는 이렇게 읽었어요.
1. 일러스트를 보며, 어디에서 어디로 이동하는지 이야기해본다.
2. 각 교통수단 중 어느 것이 더 빠를지 이야기해본다.
3. 우리 엄마가 어린이집에 오는 과정, 혹은 어린이집에서 집으로 오는 과정을 이야기해보고 지도로 그려본다.
#우리엄마가더빨리올거야#엠마비르케#요안나헬그린#토토북#북치#토토북출판사#맘스타그램#그림책#그림책추천#그림책소개#협찬도서#지금읽는책#읽고있는책#독서#취미#책읽기#책추천#책소개#책마곰#좋아요#도서#도서리뷰#리뷰어#독서감상문#책사랑#책속구절#육아소통#책육아#영유아도서#도서소통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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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매일매일 공부하는 할머니가 되기를 꿈꾸는 한 '공부 생활자'의 기록이다. 심혜경 작가님은 "자신이 꿈꾸던 이상적인 모습에 가깝지 않다는 생각이 든 순간, 새로운 시도를 하고는 싶지만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는 순간, 다른 인생을 살아보고 싶은 순간에 다다른 사람들이 한 번쯤 읽어보면 좋을 책"이라고 소개한다.
책을 읽기에 앞서 '공부'라는 말이 주는 이미지를 떠올려봤다. 공부를 하고 나면 시험을 본다는 생각 때문에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잘 하고 싶은데 잘 안돼서 피하고 싶은 마음도 컸다. 생각해 보면 아이들이 캐릭터를 색칠하는 활동도 색칠공부라고 한다. 공부는 정말 상상 그 이상으로 침투해있구나 싶었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공부를 할 때 뭔가 엄청난 성과를 내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이다. 작가님은 바이올린, 바느질, 수채화, 일본어, 중국어 등 다양한 장르에 발을 담그고 공부를 하셨다. 새로운 걸 배우고 싶어질 때는 가볍게 시작하는 게 좋다(p. 27)고 하면서 말이다. 바이올린이나 바느질, 수채화도 넓은 의미에서 보면 공부가 될 수 있다. 악기 공부, 수예 공부, 미술 공부. 공부라고 해서 부담스럽게만 생각할 게 아니라 조금 더 가벼운 마음으로, 배워보고 싶은 것을 배우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27년 경력의 사서이자 번역가이자 작가인 저자는 다른 작가의 책에 나온 좋은 내용을 인용함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또 다른 책을 찾아 읽게 하는 공부를 하게 만들었다. 인상적이었던 부분을 살짝 옮겨오자면 다음과 같다. "헛되어 보내버린 이 시간 안에 진실이 있다는 것을 마지막에 가서 우리가 깨닫게 되는 것, 그것이 바로 배움의 본질적인 성과다. - 질 들뢰즈(프랑스 철학자)(p. 63)", "모든 일에는 결정적 순간이 있다. -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사진작가)(p. 92)"
실컷 공부를 하고 '다음에는 또 어떤 것을 해볼까?'라며 입맛을 다시고 있을 작가님의 모습이 그려져 입가에 웃음이 가득해진다. 멋진 할머니로 나이들 작가님처럼 나도 재미있게 배우며 나이 들고 싶다. 이제 막 한 살 더 먹었으니까, 나는 다음에는 또 어떤 것을 해볼까?
민음사 9권중 5권은 헤세가 그린 수채화 그림이 표지다. 사람과 동물은 등장하지 않으며 오직 풍경과 꽃과 나무, 거리, 집으로 마음을 치유했던 미술작품들이 인상깊다.
또한 많이 알려진 <데미안>보다, 크눌프, 수레바퀴 아래서가 더 싑고, 이해하기가 싶다.
내가 읽은 헤세 6번째 책 <데미안>은 여러번 읽었지만 어려운 책이다. 이번엔 "밀리의 서재" 김영하가 읽어 주는 버전으로 들었다.
고전 책 읽기가 어렵다면, 너무 옛날 책이라 부담스럽다면, 듣는 것도 추천한다.
성장기에 겪었던 선과 악의 발견에 놀랐고, 요즘은 뉴스를 통해 잔인함과, 다양함에 여전히 놀란다. 헤세는 데미안을 통해 싱클레어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
싱클레어의 말할 수 없는 고민, 악당 크로머는 데미안의 등장으로 해결된다. 데미안은 자기 내면의 그림자와 소통을 멈추지 말라고, 충고한다.
💡 영화, 게임으로 채워졌던 주말이, 걷기와 독서로 채워진 내 현실은 훨씬 행복하다. 남는 게 없던 허무의 시간이, 만족스럽다 상쾌하다는 뿌듯함으로 차오르는 순간,
누군가에게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책을 선택하는 순간 내 그림자, 내면의 목소리와 끊임없이 대화하는 느낌은 벅찬 기쁨으로 변화한다.
의미를 찾지 못하는 고통을 심리학에서 우울증이라고 한다. 의미를 부여하고, 내 시간에 소중한 가치옷를 입히는 주체는 다름아닌 나다.
알에서 깨어나 날개를 펴 날아가는 매. 아프락사스처럼 성장은 어른에게도 필요하다, 우리는 평생 자신과 대화하는 법을 배워나가야 한다. 하루 중 조용히 마주하는 시간이 책을 앞에 둘 때다. 고통도, 기쁨도, 내일의 염려도 책 속에 있고, 다른 말로는 책이 내 자신과 대화하는 문(door)이기 때문일꺼다.
📌 죄책감을 안고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한다. 안 그러면 나는 완전히 부서져버릴지도 모른다.
📌 언제나 이성에만 귀를 기울인다면 제대로 된 결정을 내리는 날이 오기나 할까? 누군가와 관계를 맺거나 결정적인 행동을 하기 위해서는 감정이 작동해야 한다. 그리고 오늘은 새로운 ‘나’의 첫날이야. 원하는 건 뭐든 시작할 수 있어. 이 세상 그 누구에게도 변명할 필요 없이.
📌 인간에게는 과거를 자기 좋을 대로 해석하고 나쁜 일은 잊어버리는 다행스러운 재능이 있다. 뇌는 마음의 풍경을 바꿔놓고 흐릿하게 만든다. 불안과 분노, 씁쓸함과 염려는 용해되고, 남는 것은 아름다운 파스텔톤 수채화뿐이다. 이 수채화는 눈처럼 소리 없이 모든 기억을 덮어서 견딜 만하게 만든다.
"사랑하는 이들의 세상이 갑자기 무너지지 않기를, 어디선가 다정한 대화들이 계속되기를." 바라는 정세랑 작가의 따뜻한 시선이 담긴 책이다. '정세랑'하면 생각나는 건 1. 독특함 2. 보건교사 안은영 3. 지구에서 한아뿐 이렇게였다. SF만 쓰실 줄 알았는데 에세이라니. 작가님이 써 내려간 에세이는 어떤 모양일지 궁금했다.
뉴욕, 아헨, 오사카, 타이베이, 런던. 이렇게 다섯 도시에 대한 여행기인데, 2012년 5월에 뉴욕을 여행했다고 하셨으니 까마득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작가님 말마따나 이 책은 9년 만에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됐다. 책이 출간되어 읽을 수 있음에 기뻤다. 작가님의 다른 소설만큼이나 좋았기 때문이다. 책에 나온 다섯 곳 중 오사카를 제외하곤 가본 적이 없다. 가보지 않은 곳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감이 부풀어 올랐다.
뉴욕에서 '사람들이 길에 두고 가는 아름다운 물건들'을 사진으로 남기는 작가님을 보며 호기심 대장이구나 싶었다. 다른 사람들이 관심을 잘 두지 않을 법한 것들에 관심을 기울이는 마음이 '작가'답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출퇴근길 풍경을 사진첩에 모으곤 한다. 퇴근길에 수채화 물감을 푼 것처럼 하늘색과 핑크빛이 섞인 노을을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다. 작가님이 그랬던 것처럼 길 가다 갑자기 멈춰 서서 사진을 찍고 있으면 그건 아마 나일 것이다. 올해 제일 좋았던 노을을 보고 남겨둔 메모가 있다.
물감을 어지간히 다 쓰고 붓을 물통에 넣어 휘휘 저으면 까만 물이 모여서 풀어진다. 오늘 지금 시간의 하늘은 딱 그런 색이다.
(2021.07.19.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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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95
소소한 것, 언뜻 무용해 보이는 것, 스스로에게만 흥미로운 것을 모으는 재미를 아는 사람은 삶을 훨씬 풍부하게 살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수집가만큼 즐거운 생물이 또 없고 수집가의 태도는 예술가의 태도와 맞닿아 있다. 항상 다니는 길에서 뭔가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사람들, 자신이 사는 곳을 매일 여행지처럼 경험하는 사람들이 결국 예술가가 되니까.
과감한 인물 형태. 뚜렷하지 않지만, 수채화의 번진 효과가 이채롭다. 집에서 열린 파티의 소동에서 '로비'의 이야기가 시작되고, '디스코 하렘'이란 클럽에서 드디어 만난 '로비'와 '루루', '헤르트' 그들의 사는 이야기가 그려진다. 새로운 시도가 돋보이지만, 뒤로 갈수록 분산되는 몰입도. 산만해 지는 내 머리.
수채화가 주는 따뜻함과 부드러움이 묘하게 사람을 잡아 끈다. 그 곳에 사람에 있고 어떤 작은 행동이라도 하면 무궁무진한 사는 이야기가 된다. 1925년 창간된 뉴요커 주간지의 표지가 된 이유도 그림 스스로 이야기가 되는 매력 때문이겠다. 거대한 빌딩 숲 속에 난간에 발레하는 소녀. 가을 낙엽 아래 연주자들의 연주장면, 조깅하는 사람들, 도시 숲을 누비는 마라톤 장면들을 보면서 많은 풍자그림이 사랑받은 이유를 알겠다.
책을 읽을수록 그림이 배우고 싶어졌다. 나도 나에게 소소한 즐거움을 주는 것을 찾아보고싶다.
항상 그림볼때는 서명은 잘 보지 않았던 것 같다. 저자의 선생님 말처럼 그림을 볼때는 작가의 서명도 유심히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도 헤세가 그랬던 것처럼 수채화를 그리면서 마음의 깊이가 생기고 인생을 관망하는 자세를 터득했다. 헤세는 관망하는 것은 탁월한 기술이라 표현했다. 관망의 기술은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살면서 얻어지는 것이고 치유력이 있는 것이라 했다.
📖앞으로는 미술관에서 그림만 보지 말고 작가의 서명도 함께 감상하라며. 멋진 그림은 분명 사인도 멋지다며. 서명에 정성이 담기지 않으면, 잘 그린 그림도 힘을 잃게 된다는 것이다. 서명은 그림을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이었다.
📖사랑은 어떤 모습이어도 괜찮다. 우정도 사랑이며, 취미도 사랑이다. 심지어 연예인을 향한 마음도 사랑이다. 그리고 이 모든 사랑은 나를 사랑하기 위한 것이다.
📖버지니아 울프가 말한 휴식은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일을 하는 것이다. 휴식하기 위해 그림을 그렸다. 다 읽지도 못할 책을 쌓아놓고 책장을 넘기며 시간을 보냈다. 그림을 그리고 글을 읽는, 또는 한없이 늘어져 사색하는 시간이 바로 휴식이 되었다.
"비교적 단순한 스토리로 되어 있으면서도 수채화 한 점을 보는 것처럼 아름답고 애틋한 느낌을 준다"는 역자의 작품평에 공감한다. 낭만적 환상과 이상을 품고 사는 개츠비라는 인물에 마음이 끌리는 것도 사실이다. "낭만적 경이감에 대한 능력이나 일상적 경험을 초월적 가능성으로 바꾸는 탁월한 재능"을 가리키는 '개츠비적(Gatsbyesque)"이라는 신조어도 있다고 한다. 이 작품이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는 미국인들에게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끼쳤는지를 생각하니 흥미로울 따름이다.
두근두근 내 인생/김애란
아름이는 태어나서 세 살 때 늙어지는 희귀병을 가진 17세 소년이다. 정신은 17세, 육체는 80세, 죽음보다 더 두려움을 안고 살아가는 아름이와 그의 가족 이야기가 수채화처럼 뭉클하게 펼쳐진다.
전반부엔 아름이가 태어나기 전 엄마 아빠가 서로 만나게 된 이야기부터 힘겹게 결혼해서 아름이를 낳고 중반부엔 아이가 희귀병에 걸린 얘기 그리고 중 후반부엔 아름이와 같이 백혈병에 걸린 소녀와의 두근거리는 사랑 이야기로 전개된다.
그러나 여기까지 진행된 스토리라면 흔하디흔한 그저 그런 감동 소설이겠지만 여기서 드라마틱 한 반전이 일어난다.
아름이가 사랑에 빠져 그토록 가슴 설레게 만들었던 그 소녀의 실체는 사실 불치병 소녀와 소년과 사랑을 다룬 영화를 준비하고 있는 시나리오 작가였다는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된다.
사위가 맘에 안 들어 하는 장인이 뭘 잘하느냐에
그럼... 나는 정말 뭘 잘하지?
아! 나는 포기를 잘 하는구나!
장인이 하는 말
'잘하는 거라곤 일찍부터 새끼 치는 거밖에 없는 놈이더구나'
그리고 장모가 비꼬듯 또 한마디
'그것도 재주는 재주지요'
주인공 어머니에게 아빠가 카페에서 임신 소식을 듣고 당황해 있을 때 어머니가 아빠에게 하는 말
'새에게 잡아먹히지 않으려고 새똥으로 위장하는 곤충이 있대'
'근데?'
'그게 꼭 너 같다'
'모든 생명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터져 나오는 것'
그렇다. 사람이나 동물은 태어나는 것이 맞지만 식물은 태어나는 것보다 움터는 껍질을 벗고 터져 나오는 의미가 더 맞는 말인 것 같다.
그렇고 보면 우리 인간도 어머니의 뱃속을 가르고, 알을 낳는 파충류도 단단한 껍질을 깨고 결국은 터져 나오는 것이다.
참고 또 참고 더 이상 참을 수 없을 때까지 버티다가 수박 터지듯 '쩍'하고 갈라지면서 세상의 늦은 봄 햇살을 맞이하는 순간은 얼마나 희망차고 아름다운 세상일까?
작가의 엉뚱하면서도 세밀한 표현이 바로 이런 것인가?
'자식은 왜 아무리 늙어도 자식의 얼굴을 가질까?'
두 아이를 기르면서 가장 많이 했던 말들이 수빈이, 태원이 누굴 닮았어?
'엄마요'
잘생기든 못생기든 아빠 닮았단 말 한마디가 왜 그렇게 배고팠는지 아직도 난 다 큰 애들 앞에서 빈말이라도 한 번쯤 '응 난 아빠 닮았어'이 소리가 듣고 싶었는지...
'자기가 기억하지 못하는 생을 다시 살고 싶어서'
이 주일 전 군대를 보낸 아들을 생각하니 나의 이전 군 생활 시절 경험을 복원시켜 완전한 군인이 될 수 있도록 모든 정보를 주고 싶었다.
내가 늙어가기 시작했다고 생각되는 시점이 바로 아이가 어른이 되어가는 시점이기 때문이라 생각한 것이다.
남자에게 아이에서 어른이란 군 생활을 마친 시기가 될 것이다.
'죽음 보다 나쁜 건 늙음'이다.
아름이와 장씨 할아버지의 대화 중에 나온 말이다. 이 세상 사람 누구나 죽는다. 그러나 누구나 다 늙지는 않는다. 늙어지기 전에 죽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철없는 17세 젊은 나이에 덜컥 애를 가진 부모의 심정은 어떤 심정일까?
두려움의 두근거림, 걱정과 동시에 새로운 탄생에 대한 신비감이 서로 교차되었을 것이다. 앞날에 대한 불안이 그들에게 얼마나 큰 시련으로 다가올지 예상이나 했을까?
작가는 아름이의 눈을 통해 이들의 외로운 역정과 불운의 삶을 아름답고 잔잔하게 그려나갔다. 눈물 나지만 슬퍼지지 않게, 미소 짓게 하지만 코믹하지 않게 감정의 골을 끝까지 유지해 나가는 감수성이 탁월한 작품이다.
햇빛 가득한 아름다운 문장과 고운 선율의 감미롭고 가슴 따뜻한 감동이 지친 내 마음을 녹아내고 있다.
이 한 편의 소설이 주는 감동, 쉬이 잊히지 않을 것 같다.
따뜻한 남쪽나라 통영에서...
요약 - 느낌 - 작가의 말 필사 - 내용 필사
1
저출산 국가에서 출산율 향상을 위해 만든 실험공동주택의 거주자 4 가족의 이야기.
2
오늘도 이렇게 비혼 다짐을 하게 된다. 결혼과 출산을 하면 여자는 왜 경력이 단절되는가? 왜 눈치를 더 보게 될까? 우리 사회는 아직 이 질문에 대답하기는 먼 것 같다. 아주 답답하다~~
사람과 어울리는 건 좋아하는데 많은 것과 파고드는 걸 싫어하는 나는 책을 읽으며 굉장히 답답했다. 특히 단희의 성격이 그랬다. 공동체 생활의 이면을 또 한 번 알아간다. 퍽킹 전은오 신재강
평소에 읽었던 구병모 작가님의 글과는 다른, 굉장히 현실적인 글이다. 공동주택 뭐 이런 가정만 아니면 대한민국의 아내들은 다 겪었을듯.
그리고 또 임신한 강교원... (한숨) 너네 돈 없어서 싸웠잖아... 갑자기 어제 읽은 내게 무해한 사람에서 공무가 한 말이 생각난다. 왜 병든 사람이 가족을 만들까. 뭐 이 상황에서 쓰일 말은 아닌데 생각남 ^^...
3
추천의 말
'소설을 읽는 내내 가족, 이웃, 자연, 공동체 같은 따스하고 풍요로운 단어들이 서늘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이것이 진짜 현실임을 나는 알고 있다. 아내는 가사에 육아에 경제 활동에 며느리 노릇까지 떠맡아 휘청이는데 남편은 다른 여자에게 지분대는, 여기는 정말 스위트 홈입니까? 지금 남 일인 듯 웃는 당신의 홈은 정말 스위트합니까?'
4
p9.
누구 엄마, 누구 아빠라고 부르는 거 재미없잖아요. 우리는 서로의 이름을 분명히 밝히고 나누는 걸 선호합니다.
p43.
어차피 세상에 약속이나 시간을 칼같이 지키는 사람은 회중시계를 품에 넣고 산책을 나가는 칸트 말곤 없을 테며,
p44.
자신이 수채화 위에 뜬 한 방울의 유성 물감 자국 같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했는데, 그런 예상은 도착 당일로 사실 비슷이 되었다.
p61.
이상한 일이었다. 그 상황에 아빠를 찾는 아이들은 아무도 없었다. 넘어져 무릎을 깨고 우는 아이도, 바퀴벌레를 보고 기겁하는 아이도, 세상 그 어떤 아이도 절박한 상황에서 엄마야!를 외치지 아빠나 오빠나 언니를 찾는 법 없었다.
p65.
최소한 은오는 먼저 움직였어야 하는 게 아닌가. 아비 된 자로서의 본능이 있다면, 비록 그 움직임이 비경제적이고 비효율적이라 할지라도.
p82.
출산과 함께 인생의 궤도가 틀어졌고 개성이나 욕망을 삶의 가장자리로 밀어 두는 데 익숙해졌지만 -
p172.
"- 시율이가 언니고 누난데 그 정도는 해 줄 수 있지 왜."
그때까지 요진의 머릿속 이성을 희미하게 밝히단 가녀린 필라멘트가 툭 끊어는 소리가 들렸다.
p185.
농담이라고 한 것 같았지먼 임신 출산이 습관이라니 다소 섬뜩한 말처럼 들렸다.
p191.
여자는 왠지 몰라도 이 식탁을 오랫동안 아침저녁으로 보고 지낼 자신이 있었다.
ㅡ
이 책은 보자마자, 하! 하는 탄성이 먼저 나왔다. 책의 색감이 어찌나 예쁜지 마치 수채화 한편을 보는 듯한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는 그림책을 늘 아이보다 먼저 읽어보는 편인데(그래야 글씨를 읽느라 아이 얼굴이나 반응을 놓치지 않을 것 같아서) 이 책은 한참이나 넋을 잃고 “구경”했다. 일단 연둣빛이 맴도는 전체적인 일러스트가 마치 요정들의 숲을 그린 듯 아름다웠고, 아기자기한 느낌의 스토리도 매우 따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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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앵두를 가지러 가는 두모의 모험은 사실 어른들의 눈에는 별 것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세상에 태어나 손가락을 빠는 것, 걷는 것 등 모든 것이 모험인 아이들에게는 이 이야기자체가 모험이고 도전이다. 그래서 우리 아이는 이 책을 읽는 내내 두 손에 힘을 꽉 주고 이야기를 들었다. 책을 다 읽고 난 다음에는 커다란 쿠션을 질질 끌며, 자신도 앵두를 찾아오는 거라고 새로운 스토리를 하나 만들기도 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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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겹게 가지고 온 앵두주스를 온 친구들이 함께 나누고, 마음을 나누고, 응원을 전한다. 이 책의 가장 멋진 포인트가 이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른이 되면 남의 행복이나 성공을 진심으로 축하하지 못하는 이들도 많고, 또 상황에 따라 축하하지 못할 때도 많은데 이 책은 아이들에게 그대로의 행복, 그대로의 응원이 무엇인지를 알게 해준다. 타인의 노력으로 얻어내는 진짜 기쁨과 대리만족까지 알게 해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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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며 우리 아이에게 노력의 아름다움과, 그 노력으로 주변을 얼마나 밝게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해주었다. 또 우리아이도 그런 사람으로 자라기를 응원했고. 이 리뷰를 쓰는 이 순간에도 여름이 더 좋아질 수 밖에 없던 긍정의 힘을 우리아이도 늘 마음에 담아둘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해본다. 아이들에게 진짜 노력과 진짜 응원을 전하고 싶은 엄마들에게, 이 책을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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