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시피월드#백승화
영화 <걷기왕> 감독
백승화의 유쾌한 코믹 판다지
❝빠방! 뿌빠빠빠빠!❞
✔ 아무생각없이 크게 웃고 싶다면
✔ 가벼운 기분 전환과 힐링이 필요하다면
✔ 코믹 액션 만화 같은 재밌는 이야기를 원한다면
📕 책 속으로
깔깔껄껄 웃음이 터지는
코믹 액션 만화같은 이야기 세 편이 담겼다.
🔸️방귀전사 볼빨간
🔸️깜빡이는 쌍둥이 엄마
🔸️살아있는 오이들의 밤
이중 나의 pick은
"뿌이뿡 뿌이뿡 뿌이뿌이 뿡뿡~"
어린이 왕국의 대통령
방귀대장 뿡뿡이를 연상시키는
<방귀전사 볼빨간>
'방귀쟁이 며느리'의 후손으로
방귀로 세상을 구하는
볼 빨간 여고생 홍의 이야기 😎😆
🌿깔깔껄껄 재미진 표현들
- 방귀란 '자연(自然)'스러운 것이다.
스스로 '자(自)', 그러할 '연(然)'.
- 방아일체(妨我一體).
방귀와 내가 하나 된다는 경지.
'방귀'를 소재로 이야기를 쓴다는 것도 웃긴데
'방귀 추진력'이라니.. ㅋㅋㅋ
📕 한 줄 소감
일찍 자라고 불 껐는데
이불 속에서 수다 떨며
킥킥 큭큭 거리고 있는 아들녀석들
니들 나몰래
이 책 읽고 있는거니?
학창시절에 하하호호 거리던
그때 그 기분으로 뿌웅~~~하고 돌아갔다.
@anotherme.ondal 덕분에 웃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함께 읽으면 더욱 재미집니다. 😆
같이 읽어요 :)
#레시피월드릴레이#재미있는소설
[2026_39]
[도서협찬] 사회 속 나는 무너졌지만, 텃밭위 나는 누구보다 단단했다.
일상의 혼수상태 자체인 우울증을 인지하기도 전에
저자는 엄청난 고통과 슬픔의 소용돌이에 휩싸여 번아웃을 경험해요.
커리어를 쌓아온 직장은 물론
일상생활을 버티는 것조차 힘들어하게 되면서
끝없는 슬픔의 바다와 우울의 늪에 빠져요.
🔖
이제 와 돌이켜보면, 번아웃은 너무나도 예상된 결과였다. 나는 10년 넘게 스트레스를 받아왔으며, 마지막 해에는 한 해 내내 시차에 시달렸다. 비슷한 상황에 놓인 많은 사람처럼, 내 육체와 뇌는 몇 주에 걸쳐 서서히 멈춰갔다. 그러면서 정신도 조금씩, 그러나 가차없이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p.22
🥦
『작은 텃밭이 내게 가르쳐준 것들』은
텃밭을 만지고 느끼고,
직저 재배한 채소를 먹으며
일상을 되찾은 저자의 기록이에요.
🌾
얼마전 『향모를 땋으며』를 읽던 중
<매일경제>기사에 소개된 이 책을 보고
저도 관심을 갖던 중이었는데! (고마워요 #사각 🫶)
'오후 12시 이후 : 정원에 앉아 있기. 변화.'
🐜
나를 변화시킨 작은 텃밭속 생명들이
잊었던 촉감을 조금씩 자극해요.
일단 텃밭이 있으면 집밖으로 나가 햇빛을 받아야해요.
텃밭을 보면 궁금해서 만져보고 싶어져요.
흙 속에서 쥐며느리와 개미들을 보면
나도 움직이고 싶어져요.
🌱
씨앗을 심고 채소의 성장을 바라보며
씨앗이 하찮지 않다는 걸,
나 또한 이 자리에 정착한 하나의 생명이란 걸,
그리고 내 자리에서 얻어낸 산물이
허물없는 진짜 나의 모습이라는 걸 깨달아요.
🔖
우울증에 걸리기 전까지는 내 가치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자연 속 정원에 머물며 예전 정체성의 껍질을 벗어던지고 일상의 잡음과 사회의 강요로부터 멀어지자, 고맙게도 내가 어떤 가치관을 지니고 있는지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 p.263
🫶
텃밫을 키우는 데에는 화려함이 필요없어요.
교과서적인 지침서도 굳이 다 지키지 않아요.
그 땅에 있는 그 자체를 바라보고 이해하고
내가 그에 응당한 손길을 주면 되요.
💞
번아웃은 그렇게 생명과의 관계를 인정받을 때
벗어날 계기를 얻는 것 같아요.
🧄🥕🍅🧅🍄🟫
저도 오늘 야채를 무수히 다지고
토마토스튜에 사랑을 담아 끼니를 차렸어요.
텃밭을 키울 자신은 없지만
채소같은 자연이 준 양식에 정말 감사하며
매 끼니를 먹고 매 순간의 활력을 얻고있습니다.
🫧 번아웃이 나를 망치기전에,
내 텃밭을 먼저 만지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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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속 울림을 나누는 울림zzzz입니다
🫧 이 울림이 오래 이어지기를.... @uz_zz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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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책 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이 책은 필사모임 사각 @hestia_hotforever & @yozo_anne 에서 모집한 서평단에 선정되어 로즈윙클프레스 @rosewinklepress ⠀
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250821
“그들은 모두 한 권의 책이었다”
📖 책 소개 발췌
이 책은 세상이 ‘일‘로 인정하지 않았지만 일하는 자부심으로 당당하게 살아온 고령 여성들의 삶을 일의 관점으로 바라보고 담은 인터뷰집이다.
집안 일과 바깥일을 오가며 평생을 ’N잡러‘로 살았던 여성들.
이름보다 누구의 아내나 엄마나 불린 여성들에게 명함을 찾아주고자 시작되었다.
인생 자체가 명함인 6070 큰언니들 인터뷰집
『희자 씨는 직업을 물었을 때 “집에서 놀아요”라고 말하는 것에 익숙하다고 했다.
딸이 “엄마는 항상 주기만 하고 언제 받으실랍니까” 그래.
내가 딱 잘라서 얘기했어요.
엄마한테 받은 사랑 플러스알파 해서 네 딸한테 줘라.
그럼 허무하지 않냐고 해요.
내 자식인데 뭐가 허무해요.
저희도 열심히 했고 나도 열심히 했으니 후회는 없지.』
우리 엄마, 시엄마의 시대는 지금과 너무나 다르다.
불과 몇십 년 사이에 여성에 대한 인식과 대우는 크게 변했다.
나 또한 엄마이자 아내, 며느리로 살아가고 있지만 그 무게는 예전과 같지 않다.
아이 유치원에서 ’엄마의 날‘ 기념 영상을 찍은 적이 있다.
그중 한 질문이 “엄마는 무슨 일을 하시나요?”였는데, 아이들 대부분이 ”우리 엄마는 집에서 일해요“라고 대답했다.
아이들에게 ‘집에서 논다‘가 아닌 ‘일한다’라고 인식된다는 것이 꽤 신선한 충격이었다.
나 역시 10년 가까이 회사를 다녔고, 워킹맘으로도 살아봤으며, 지금은 전업주부이다.
남편이 가장으로서 짊어지는 무게가 얼마나 큰지 안다.
돈을 번다는 행위 자체가 얼마나 중요하고 고마운지도 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집안일이 ’일‘이 아닌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집안일도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고, 그 일이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님을 사람들이 알아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일의 힘듦이나 중요도를 떠나 세상에 아무것도 하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은 없다.
가족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각자가 맡은 역할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주면 좋겠다.
6070 엄마들에게 짧게라도 건네보면 어떨까.
“고생 많으셨어요. 수고하셨습니다. 고맙습니다.“
(고마워요 우리 엄마, 그리고 우리 시엄마)
당연한 게 당연하지 않다는 것을 엄마가 되고 나서야 더 깊이 알게 된다.
『화정 씨는 시대를 탓하지 않는다.
남의 속도를 신경 쓰지 않는다. 자신의 호흡대로 간다.
화정 씨와 그가 가꾼 고운 집은 친구들에게 정원이 된다.
나는 살면서 그 순간에도 좋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애 키우느라 너무 힘들어, 지겨워 죽겠어,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어요.
내가 특별히 뭘 잘해서가 아니라…
난 그냥 못하는 건 못한다고 하면서 살았어요.』
너무 닮고 싶은 마인드다.
나도 못하는 건 못한다고 말하고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타입이다.
그런데도 알게 모르게 죄책감이 밀려올 때가 있다.
그럴 때면 불쾌한 감정이 고스란히 행동에 드러나 가족들을 불편하게 만든다.
나는 속으로 ‘어쩔 수 없어, 이게 나인걸. 힘들면 그럴 수도 있지, 당연한 거야’ 하며 자기합리화를 했다.
그러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죄책감을 피하고 싶어 그렇게 숨은 적이 많았다.
힘들 수 있다. 화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걸 상대방에게 분풀이하는 건 잘못이라는 걸 안다.
그래서 더 궁금하다. 화정 씨는 어떻게 매 순간 ‘좋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 정말 대단하다.
잘 못하는 것에 죄책감 가질 필요는 없다.
내 속도대로, 나에게 온전히 집중하며 내 안을 다스리며 살아가고 싶다.
『’나는 엄마처럼 살지 않겠다‘가 아니라 애초에 엄마처럼 사는 일이 엄두조차 나지 않았던 건 아닐까.
불안을 물려주지 않으려 나름의 방법으로 고군분투했을 나의 어른들.
옛날로 돌아가면 나를 숨 막히게 꼭 안던 엄마를 나도 함께 꼭 안아주고 싶어요.
어떻게 보면 엄마는 본인이 가진 자갈, 바위, 돌이 섞인 미운 흙들을 온몸으로 고르고 골라 고운 흙만 저에게 주고 싶었던 게 아닐까요.
장갑조차 낄 틈 없이 맨손으로 고르고 골라내느라 상처투성이가 되어버렸는데.
저는 엄마의 상처를 보려 하지 않고 내가 물려받은 흙들이 아직도 너무 거칠다고 불평만 했어요.
곱고 예쁜 흙들을 남겨주고 싶었는데 자식들에게 쥐어준 흙이 아직도 부끄럽고 미안한, 그게 일하던 엄마의 아닐까 감히 가늠해 봅니다.
저는 다시 제 발밑을 맨손으로 만져봅니다. 돌 하나 만져지지 않아요.
아직 거칠지만 제가 고르고 골라 다음 아이들에게는 더 고운 흙을 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엄마의 손에 났던 상처보다 제 손에는 상처가 덜하겠지요. 저 대신 상처를 독차지한 엄마를 더 사랑해 줘야겠어요. 』
식당을 운영하는 순자 씨의 인터뷰는 지금도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우리 엄마 아빠를 떠올리게 했다.
인터뷰들을 보다 보면 내가 얼마나 사랑받고 자랐는지 알 수 있다.
엄마 아빠에 대한 미움이나 서운함은 전혀 없으니까.
나는 언제나 사랑받는 존재라고 느꼈고, 그것을 당연하게 여겼다.
우리 엄마는 정말 멋진 여성이고, 우리 아빠는 참 다정한 사람이다.
두 분 모두 자식들을 위해 상처투성이가 되면서도 우리에게는 사랑만 주셨다.
마흔이 다 되어가는 지금도 여전히 아이처럼 대해주고 사랑해 주는 우리 엄마, 아빠가 많이 생각난다.
『딸이 저에게 ‘엄마 인생 시즌 2’라고 하는데요.
저는 ‘시즌 2’라기보다는 이제야 제 인생이 온전해진 것 같아요.
누구도 아닌 나를 위한 수업이 이뤄지고 있는 것 같아서요.
누구를 기쁘게 하려거나 잘 보이려고 하는 일이 아니라 온전히 내가 너무 좋아서 하는 일을 하고 있는 거죠.
나이에 갇히고 싶지도 않아요. 이제 오십 대 중반이 넘어가는데 갑자기 육십이 됐다고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못할까.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 저는 그런 생각이 들거든요.
그러니까 (명함이) 필요하면서도 필요하지 않다고 했던 게 저는 제가 명함이에요. 제 자신이…. 』
책의 후반부에는 여전히 일을 하고 계시는 여성분들의 인터뷰가 이어졌다.
어떤 분들은 처음부터 원해서 시작한 일인지는 알 수 없지만, 세월이 흐른 지금은 누구보다 그 일을 아끼고 사랑하고 있었다.
또 어떤 분들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끝까지 놓지 않고 자격증을 따거나 기회를 만들며 꾸준히 이어왔다.
방식은 달랐지만 결국은 모두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었다.
그들의 모습은 막연하게 불안하던 나의 미래에 큰 위로와 희망을 주었다.
프리랜서로 가끔씩 일을 하면서 언제까지 이 일을 할 수 있을까 늘 고민했으니까.
하지만 현업에서 활발히 일하고 계신 분들은 그 길을 누가 만들어준 것이 아니라 스스로 개척해 온 사람들이었다!
괜한 걱정은 내려놓고 지금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지내야겠다.
그때의 나는 또 어떤 모습일까. 그 시간이 기대된다.
📘25#30 신참자
2025.10.24.~11.01
⏩️무슨 일이든 가가처럼이라면!
✅줄거리
남편과 이혼 후 아무런 연고도 없는 곳에서 새출발을 하던 여성이 살해되었는데, 해당 수사과정에서 일본의 에도문화가 많이 남아있는 닌교초 거리의 상점을 자주 다니며 사람들의 배경에 대해 조사한다. 가가는 자신이 이번에 새로 전근오게 된 신참자라 동네를 익히는 중이라며 시계포, 주방용품점, 센베이 가게 등 여러 가게들을 들락날락하며 그들의 비밀이나 상처들에 대해서 파악한다. 마지막에 진짜 부성애란 무엇인지 우에스기의 진정성 있는 조사(대화라고 하고 싶다)를 통해 정의로운 마무리를 보여준다.
✅느낀 점
가가 형사가 수사력 자체를 중시하지 겉보기 차림새는 개의치 않고 편한 게 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줄 알았는데, 이번 편에서 일반 시민들이 생각하는 형사라는 이미지가 있고 그게 탐문에 영향을 줄 수 있어서 편하게 보이는 옷을 입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사소한 것도 놓치지 않는 예리함과 사람들을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또 그의 예리함에 놀랐던 부분 하나는 카페 안에서 바깥 사람들의 동선과 자켓의 유무를 보며 상황을 해석해내는 장면이었다. 과연 형사라면 이 정도는 해야 하는 것인가!
꽤나 많은 분량의 상점가 사람들 이야기 중, 사기그릇 집의 할머니 스즈에와 그 며느리 마키의 고부갈등 파트에서 숨이 꽉 막혀왔다. 최근 내가 시어머니에게 짜증났던 일이 떠오르면서 괜히 스즈에가 밉게 느껴졌다. 딱히 마키가 잘못한 것도 없음에도 자기 마음에 안 든다고 꼽주는 게 싫어 뭔가 빵 터져버리는 사이다 전개를 바랐던 것 같다. (하지만 각자 서로를 생각한 선물을 준비한 것을 보여주며 훈훈엔딩을 예고)
그리고 가가 형사가 왜 네리마에서 니혼바시로 오게 되었는지 궁금했는데, (이전 시리즈를 다 읽었으면서도 이 책 마지막에서야 알게 되었음) 이전 사건에서 경찰 내부 보고와 달리 법정에서 증인으로서 사실을 있는 그대로 증언했기 때문에 경찰 상부에서 형사가 개인의 감정을 담았다며 조직의 명예를 실추했다는 명목으로 좌천시킨 것이었다. 실제로 그의 증언이 도움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 사건은 바로 <붉은 손가락>의 여야 살인사건이었다.
*샤미센: 일본의 대표적인 현악기로 민요나 근세 일본 음악에 사용된다.
*닌교야끼: 몸이나 얼굴을 본뜬 틀에 카스테라와 팥앙금을 넣어 구운 화과자
*무지근하다: 머리가 띵하고 눌린 듯 몸이 무겁다, 똥이 잘 안 나와 개운하지 않고 답답하다.
*배속되다: 사람이 어떤 곳에 배치되어 종사하게 되다 / 물자나 기구가 배치되어 소속되다
*민완: 재빠른 팔. 일을 재치있고 빠르게 처리하는 솜씨를 이르는 말
*비호: 편들어 감싸주고 보호함
일상의 사소한 것들이 특별한 조합을 이룰 때 탄생하는 ‘레시피’라는 독창적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한 연작소설집이다. 평범한 사람들의 삶 속에서 비틀린 상상력이 스며들며, 웃음과 감동이 교차한다.
1️⃣ 〈방귀 전사 볼빨간〉
‘방귀쟁이 며느리’의 후손인 여고생 홍이가 부끄러움을 극복하고, 방귀로 세상을 구한다는 엉뚱한 이야기.
웃음을 터뜨리게 만드는 설정이지만, 그 속에는 타인의 시선에 맞서는 용기와 자기 긍정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단순한 코믹을 넘어, 웃음 속에서 성장의 감동을 전한다.
→ 유머 속에 따뜻한 성장의 순간이 숨어 있다.
2️⃣ 〈깜박이는 쌍둥이 엄마〉
육아와 가사에 지쳐 매일 깜박거리는 슬기의 이야기.
형광등처럼 깜박거리다 남편을 사라지게 만든다는 황당한 설정 속에, 기억과 존재의 불안, 그리고 가족을 잃지 않으려는 마음이 깃들어 있다.
‘잊힘’이라는 두려움을 유머러스하게 풀어내며, 현실의 피로를 판타지로 승화시킨 작가의 상상력이 돋보인다.
→ 잊혀짐 속에서도 가족의 온기를 지켜내려는 인간적인 따뜻함이 인상적이다.
3️⃣ 〈살아있는 오이들의 밤〉
좀비 맞서는 ‘오이 헤이터’들의 이야개. 황당한 설정이지만, 그 안에 인간의 두려움과 생존 본능을 풍자적으로 비춘다.
→ 말도 안 되는 상황 속에서도 드러나는 인간의 연대와 유머가 묘하게 짠하다.
세 이야기는 모두 정부의 비밀기관 ‘대한민국 레시피 조사국’이라는 기발한 설정으로 연결된다.
현실 속에 존재할 법한 공공기관의 형식을 빌려, 일상의 허무함과 희망을 블랙코미디로 버무린다.
각 단편이 따로 놀지 않고, 하나의 거대한 풍자극처럼 맞물리는 구조가 흥미롭다.
처음엔 단순한 코믹 단편집인 줄 알았는데, 읽을수록 현실과 판타지를 오가는 따뜻한 성장서사로 다가왔다.
기발함과 따뜻함이 공존하는 힐링 코미디 소설집.
오시 하나, 일흔여덟의 도쿄 할머니.
그녀는 언제나 꼿꼿했고, 언제나 멋졌다.
하얀 머리를 감추는 가발, 손끝의 네일, 옷장 속 정갈한 옷들.
하지만 어느 날, 금실 좋던 남편이 세상을 떠나고
유서 속엔 상상도 못 한 진실이 들어 있었다.
다른 여자가 있었다. 그리고 숨겨진 아들까지.
그 순간, 그녀의 세상은 무너진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하나 씨는 무너지지 않는다.
매일 운동으로 몸을 다지고,
가발과 네일로 외모를 관리하며
“아름다움은 내면이 아니라 외면에서 비롯된다”는
생각으로 살아간다.
그녀는 누구보다 강하고, 누구보다 단정한 사람이다.
하지만 남편의 갑작스러운 죽음과 함께,
그 단단함이 송두리째 흔들린다.
사랑했던 사람의 거짓을 마주한 노년의 여자는
그 뒤의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오시 하나는 결국 남편 이와조와 ‘사후 이혼’을 결심하며 가정법원을 찾는다. 죽은 남편과의 관계를 법적으로 끊겠다는 결심.
참 씁쓸하고, 또 통쾌했다.
“사후 이혼”이라는 말이 낯설었는데,
찾아보니 일본에는 실제로 존재하는 제도라고 한다.
배우자가 사망한 후에도,
유족 관계(가계도상 가족 관계)를 끊을 수 있는 절차라고.
우리나라엔 아직 없는 제도지만,
읽는 내내 나라도 배신감에 이혼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살아있을 때 알았더라면,
그녀의 인생은 조금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그리고 며느리와의 은근 서로 까내리는 대화가 웃겼음
덧.. 보통 하루 이틀이면 완독하는데 이 책은 보름 걸렸음.
재미없진 않은데… 왜 그럴까?
나도 멋쟁이 할머니가 되고싶다!!
치매 해방
'치매 예방' 이 아닌 '치매 해방' 이다.
나이가 들어 정말 걸리지 않고 싶은 병이 '치매'라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다.
나의 시어머님은 1년 간 치매를 앓다가 돌아가셨다.
아침 일찍 등산을 다니시고 가끔 여행도 다니시고,
며느리 생일에는 식탁 가득 생일 상을 차려 성주님께 며느리의 행복을
빌어주시던 분이 어느 날 이상해 지셨다.
시어머님을 모시고 10년을 함께 살았는데 마지막 1년 치매를 앓다 돌아가셨다.
가끔 시어머님이 무섭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치매를 앓으신 그 1년의 시간은 시어머님이 가엾다는 생각을 했다.
살아 생전 자식이고 며느리에게 엄격하시든 분이
어느 날 갑자기 초라한 노인의 모습으로 변했다.
가족들 몰래 집을 나갔다가 길을 잃으시고,
손주의 얼굴도 알아보지 못하시고,
치매를 앓으신 1년의 시간은 가족 모두 암울했던 시간이었다.
그러다 보니 나는 치매에 대해 막연한 공포와 함께 불치병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책을 읽으면서 그 당시는 내가 참 무지했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 모두는 언젠가 늙고 그리고 죽음을 맞이한다.
이 책의 저자 또한 가족의 투병을 지켜보며 느낀 절심함으로
치매 해방이라는 여정을 시작했다고 한다.
흔히 치매는 영혼을 파괴하는 병이라는 생각을 한다.
평소에 멀쩡하던 사람이 갑자기 아기가 되었다.
밥 먹는 것부터 모든 것이 어설프다.
나의 시어머님은 치매를 앓는 동안 몸무게가 20kg 이상 빠지셨다.
결론적으로 치매는 불치병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달 받아
이 병에 대해 더 알고 싶어 책에 몰입하게 된다.
무슨 병이든 골든타임은 정말 중요하다.
치매 또한 조기진단을 통한 예방이 중요하다.
책을 읽으면서 인상 깊었던 것은 독서, 운동, 활발한 사회 활동 등이 뇌의 저항력을 키워 치매 예방에 큰 도움을 가져다 준다는 것이다.
독서라니! 내가 제일 좋아하고 자신 있는 분야가 아닌가.
일단 나는 부지런히 치매 예방을 하고 있는 걸로^^
책에는 치매의 조기 징후를 빨리 인지할 수록 치매 극복에 큰 도움을 준다고 한다.
치매는 단순히 기억을 잃어버리는 병이 아니라,
우리 삶의 방식, 가족의 모습, 사회의 구조까지 송두리째 바꿔 놓는 질병이다.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이 병의 원인 중 치매 환자의 70%가 알츠하이머병이라고 한다.
또 하나 놀랐던 것은 한국은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을 했고 2050년에는
무려 300만 명이 치매를 앓게 될 것이라는 통계다.
2025년 현재 우리나라 65세 이상의 인구는 전체 인구의 20% 이상을 차지하고 2050년에는 전체 인구의 40%를 차지한다는 통계가 있다.
현재는 65세 노인 10명 중 1명이 치매 환자인데, 나이가 들수록 유병률이 점점 높아져서 2050년에는 85~90세가 평균 수명인 세대에서는 거의 두 명 중 한 명이 치매일 확률이 될 거란다.
책을 읽다 보니 무조건 치매는 예방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치매 치료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골든 타임이다.
알츠하이머병의 조기진단이 중요하고,
한 번의 건강검진이 치매를 막을 수도 있다고 한다.
그만큼 조기 발견의 중요성에 대해 여러 번 언급하고 있다.
치매는 전 세계적으로 극복을 위한 국가적인 노력도 이루어지고 있다.
고령화 시대 치매 환자들이 안전하고 익숙한 환경에서 자유롭게 생활하며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형태의 치매 돌봄 모델도 생겨나고 있다.
이 책은 치매에 대한 두려움 보다, 이 병에 대해 제대로 알고 치매로부터 해방하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치매가 더 이상 우리 사회에서 두려움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제대로 이해하고 예방하고 이겨낼 방법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선 치매에 대해 사전 지식이 있어야 하고 예방하고 해방되어야 한다.
골든 타임!
책을 읽으면서 이 병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게 되었다.
100세 시대, 죽을 때까지 나 답게 살기 위한 우리 모두의 책이다.
#치매해방#21세기북스#치매#조기진단#치매예방#건강#책추천#서울대#묵인희#건강책#신간#알츠하이머#사전예방#독서#독서모임#글쓰기치유#책스타그램#북스타그램
까불지 마, 인생 안 끝났어
세상은 참 다양하다는 생각을 했다.
매일 강의 준비한다고 카페에서 도서관에서 일상을 보내다 보니
유튜브라고는 강의와 관계된 콘텐츠, 혹은 음악을 검색해서 듣는 것이 전부였는데!
책을 읽으면서 너무나 기분 좋은 유쾌함이 전해져서
책을 읽다 말고 유튜브 채널에서 '순자엄마'를 검색해서 구독까지 했다.
솔직히 책을 읽기 전에는 편견을 갖고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책을 읽고 있으니 하는 말이 전부 틀린 말이 없다.
입담도 좋으시고 생각도 긍정적이시고 글도 정말 좋다.
미사여구 하나 없어도 구수한 글 속에 진리가 담겨있다.
아하! 사람들이 이래서 유튜브 순자엄마를 구독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책 표지에 적혀있듯이
인생 9할을 웃음으로 버틴 순자엄마의 65년 인생 내공이 그대로 담긴 에세이가 맞다.
책을 읽다가 나도 모르게 절로 웃음이 나왔다.
초등학교 졸업장이 전부다고 하지만 책의 이야기를 읽어 내려가니
삶의 내공이 장난 아니다.
"이렇게 긍정 마인드로 살다 보니 정말 좋은 일이 생기나 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글 내용이 너무나 진솔하다.
"이 행복이 오래 갈까? 싶을 땐 마음이 요래조래 싱숭생숭해져"
"누군가한테 억지로 맞춰줄 시간에 나랑 결이 맞는 사람, 똑같은 얘길 해도 크게 웃을 수 있는 친구랑 밥 한 끼 더 먹는 게 낫다는 소리야"
"한참 걷다가 뒤돌아보면 열심히 산 흔적이 다 남아 있으니까 뿌듯하더라고,
내가 고생 안 하고 편안하게 살았으면 지금의 삶이 행복하다고 못 느꼈지"
"잚었을 적에는 너무 안정만 찾으려고 하지 마, 불안해도 좋고, 두려워도 좋아,
도전은 그런 마음까지 끌어안고 하는 거야"
"좋은 날은 그냥 미루지 말고 누려야 돼. 아니, 직장 다니는 사람들은 일요일만 되면 내일 출근하는 날이라서 울상이라며?....오늘의 행복을 내일로 미루지 마"
"돈이 많든 적든, 대학을 나왔든 안 나왔든 나한테 행복한 일이 뭔지 알아야 돼,
하늘 한 번 쳐다보고, 친구들이랑 같이 운동 가고, 하하호호 웃고 떠들 수 있으면 그만이지"
"가난한 사람이나 돈이 많은 사람이나 살면서 받는 스트레스는 똑같다고 하더라고, 불안이라는 놈은 모양만 바뀌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더라고, 내가 불안에 익숙해지고 그걸 다루는 방법을 잘 알게 되는 것 뿐이지"
책을 읽으면 절로 유쾌함이 나에게도 전해지는 것 같다.
14세의 나이부터 사회생활을 시작해서 20 세가 될 무렵에는
땅을 100평 사서 집을 짓고 부모님과 함께 살아가며
회사 생활, 농사일...... 닥치는 대로 현실과 맞서 고군분투한 순자엄마의 이야기가
감동적이면서도 기분 좋은 여운으로 남는 것은 이 책을 쓴 임순자님이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지혜로운 마인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책 제목처럼 "우리의 인생은 아직 안 끝났다."
죽기 전까지는 장담하면 안 된다.
유튜브 누적 조회수 9억에 128만 구독자를 가진 순자엄마의 통쾌하고 즐거운
이야기가 한 권의 책 속에 다 들어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단숨에 읽은 책이다.
"오늘도 조졌다고? 원래 그려, 살아보면 알아, 별일 아녀, 다 지나가"
순자엄마의 긍정 마인드가 내 머리 속에 계속 맴도는 시간이다.
생각이 정말 좋은 분이다! 배우고 싶다!
#까불지마인생안끝났어#순자엄마#인생#노년#명언#자기계발#크리에이터#가족에세이#며느리#시댁#책추천#유튜브크리에이터#독서#독서모임#인플루언서
#삼색도#현호정
동성애 스캔들로 폐위된
세종의 두 번째 맏며느리 "순빈 봉씨"와
궁녀 소쌍과 단자는
궁궐 밖 여행을 떠난다.
왜에서 건너온 코끼리가 머물고 있는 창덕궁 후원으로. 🐘
크고 기이한 코끼리를 보러 가기 위해
경복궁 담을 넘어 창덕궁에 진입하는
이들의 무모한 여정은
이룰 수 없는 사랑인 줄 알면서도
빠져들고, 뜨겁게 사랑하고
열렬히 아파하는 사랑은
무모하면서도 낭만적이다.
🌿
그동안 색안경을 끼고만 봤던
순빈 봉씨에게 또다른 이야기를 품게 된 이야기 :)
#위픽#위픽도장깨기#단편소설#순빈봉씨#2025_56
73. 유언에 대하여
나는 내가 인생에서 해야 할 숙제는 다 했고(남편의 장례식을 끝낸 것, 뒷정리를 다한 것이 나의 제일 큰 숙제였다) 이제까지 대충 즐겁게 잘살아왔다고 생각한다. 🌱너희도 너무 애쓰지 말고 대충(이것이 중요하다) 살고, 쾌락을 좇는다고 행복해지지는 않는다. 뭔가 불편한 것이 있으면 이것 부터 해결하는 방법으로 살면 소소하게 행복할 것이다.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건강을 잃으면 행복하기 어렵다) 한 종목의 운동을 늙어서까지 꾸준히 할 것이며 🌿너무 복잡한 건 생각하지 말고 단순하게 살도록 해라. 다행히도 재산이 많지 않아 문제될 것이 없다고 본다. 아들딸 며느리 손자 손녀 너희들이 있어서 행복했고, 너희는 내가 지금도 씩씩하고 즐겁게 살아갈 수 있는 원천이다. 나의 장례는 그 시기의 일반적인 방법으로 할 것이며 화장해서 유골은 너희 아빠를 장사 지낸 것처럼 하고, 제사는 지내지 말고 그날 시간이 나면 너희끼리 좋은 장소에 모여서 맛있는 밥을 먹도록 해라. 또하나 바라는 게 있다면 너희 아빠는 꽃 피는 봄에 돌아가셨으니 나는 단풍 드는 가을에 떠나면 좋겠네.
그러면 너희는 봄가을 좋은 계절에 만날 수 있을 테니. 끝.
이웃집 빙허각
시대를 앞 선 행보를 보인 조선 유일의 여성 실학자 빙허각에 관한 이야기다.
유교사상이 지배적이던 조선시대
여인의 신분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다.
시대부 집안의 며느리 또한 마찬가지였다.
며느리가 글을 가까이 하고 책을 가까이 하는 것은 그다지 반가운 일이 아니었다.
빙허각의 '규합총서'는 오늘날 까지 남아 당시의 실용 백과사전으로 역사적으로 귀한 자료가 되고 있다.
조선을 기록의 나라라고 하지만 여성이 나오는 기록은 극히 더물다.
'규합총서'는 여성이 직접, 여성이 하는 일에 관해 한글로 쓴 책이다.
조선시대 여성은 숨죽인 듯 살아야 했다.
무언가를 하고자 하는 여인에게 사람들은 더 가혹하게 굴기 때문이다.
법도에 순종하면 평온하게 살 수 있지만, 자신을 드러내고자 하면 손가락질 받고 미움을 사게 되던 시절이다.
여성으로 태어난 것이 죄가 되는 시절이었다.
책에서 12세 덕주는 새벽 마다 경강이 보이는 언덕을 오른다.
"어려서는 아버지를 따르고, 혼인해서는 남편을 따르고, 무엇보다 자신을 낮추고 순종하는 법을 알아야지" 아버지의 당부는 어린 덕주의 가슴을 항상 막막하게 만든다.
여자는 글도 배우면 안되고 공부도 해서는 안되는 무슨 이런 세상이 있단 말인가?
어느 날 새벽 덕주는 언덕 아래에서 할머니 한 분을 만나게 된다.
바로 조선 시대 유일한 여성 실학자 빙허각이다.
기댈 '빙'에 허공 '허'에 집'각'
'허공에 기댄다'
즉 아무 데도 기대지 않는 다는 뜻이다.
한 없이 자유로운..........
아버지의 권유로 시집가기 전에 살림을 비롯한 여성으로서 가져야 하는 본분을 배우라는 취지로 빙허각의 집을 드나들게 된 덕주
빙허각의 집에서
"규합에 어찌 인재가 없으리오"라는 문구를 발견하게 되는 덕주
'규합'은 여성이 거쳐하는 방이나 안채를 뜻하는 말로
여인 중에서도 뛰어난 이가 있으리라는 뜻이다.
그러나 빙허각의 집에는 산더미 같이 쌓인 책들이 다 읽을 수 없는 책들이다.
어려운 한문으로 되어 있어 읽을 수 없는 책으로 가득한 방을 본 덕주는 그저 서운하다.
"백성의 삶을 이롭게 하는 책이라면서 왜 어려운 글자로 쓸까?
이렇게 써 놓으면 정작 백성들은 읽을 수 가 없다"
여성도 책을 읽고 글을 쓰고 논의를 할 수 있다는 것을 깨우친 덕주는 빙허각의 집에 있는 책들이 어려운 한문으로 되어 있는 것을 보고 쉬운 언문으로 다시 책을 만들자는 제안을 한다.
그렇게 시작된 프로젝트에 글공부를 하는 것을 시아버지에게 들켜서 모진 살림살이를 살다 죽은 엄마를 그리워 하는 윤보라는 도령까지 합세한다.
그렇게 탄생된 '규합 총서'
규합은 안주인이 거처하는 방이며
총서는 온갖 지식을 찾아 모은 책이다.
조선시대 여인들의 살림에 관한 책이다.
음식과 술을 만드는 법
옷을 짓는 법칙
농사짓는 즐거움
몸을 건강히 하는 비결
길흉을 다스리는 비법
빙허각이 언문으로 풀이한 책을 덕주는 예쁜 글씨로 옮겨 적는 작업을 한다.
그러나 덕주의 아버지는 대갓집 살림을 익히라고 빙허각 집에 보낸 딸이 요망한 책을 쓴다는 사실을 알고 딸을 집으로 데려와 집 밖에도 못나가게 한다.
그렇지만 동네 아낙들의 도움으로 빙허각 할머니가 쓴 글이 덕주의 집으로 배달되면서 '규합 총서'는 완성된다.
온 세상을 책에 담은 두 여성 빙허각과 덕주
역사 속에는 시대를 앞서간 훌륭한 인물들이 많다.
여성의 위대함이 기록으로 많이 전해지지 않았던 조선시대의 역사에서
빙허각의 존재는 독보적이다.
누군가는 시대를 거슬러 자신의 뜻을 펼쳐나간다.
나 또한 그런 기질을 배우고 싶다.
그리고 실천하고 싶다.
읽고 있으니 잔잔한 감동과 여운이 남아 맴돈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이러한 위대한 이야기와 마주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성장의 길에 교훈이 되길 바란다.
#부드러운독재자#통영#창비#이웃집빙허각#청소년소설#장편소설#채은하#책#창비주니어#책추천#서평#독서#독서모임#책스타그램#북스타그램#위인전#역사
사노 요코라는 작가를 처음 안 건, <100만 번 산 고양이>라는 그림책을 통해서였다. 첫째를 키우며 당시 베스트셀러였던 그림책을 구입해 읽어주는데 아직은 어렸던 아이보다 읽어주는 내가 더 울컥울컥했던 기억이 난다. 그 이후 사노 요코라는 작가가 궁금해졌다. 시간이 훨씬 흘러 이분이 쓴 에세이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그 책을 빌리거나 사서 읽기도 하고, 소설도 쓰셨다는 걸 알고 그 또한 구해 읽기도 했다. 에세이를 읽을 때는 그림책과 다르게 무척 시크하고 멋진 신여성 할머니의 느낌이 강하다. 나이에서 오는 당당함인가보다라고 생각했는데, 이번 책 <시즈코 상>을 읽고선 조금 다르게 생각하게 됐다.
<시즈코 상>은 "그럼에도 엄마를 사랑했다"라는 부제가 붙은 책이다. 어릴 적 학대라고 할 만큼 매정하게 굴었던 엄마가 나이 들어 자신의 집에서 며느리에게 쫓겨나고 오갈 곳 없어 함께 살게 되면서 생각하게 된 이야기와, 이후 치매에 걸려 노인 홈(요양원같은 곳인가 보다)에서 지내는 엄마를 찾아가며 엄마와 또다른 관계를 맺게 되는 작가의 이야기를 정말 가감없이 담아냈다.
에세이를 읽을 때부터 느꼈던 건데, 사노 요코는 정말 가식이 없다. 본문에서도 나오는데 사람은 상황에 따라 대하는 사람에 따라 다른 모습이 되기도 하건만 사노 요코는 그런 요령을 피울 줄도, 그럴 듯 하게 넘길 줄도 모른다. 그런 태도가 누군가에겐 좋게 보일 수도 있지만 누군가에겐 위협으로 느껴질 수도 있고 누군가에겐 재수 없게 느껴질 수도. 정반대의 성향을 지녔던 엄마와는 그렇기에 끝도 없이 부딪치고 부딪칠 수밖에 없다.
아빠의 성향을 닮아 아버지를 이해하는 것이 더 쉽고 아버지가 옳다고 생각했던 사노 요코는 열여덟 살에 집을 나와 떨어져 살면서 그나마 엄마와의 관계가 편안해진다. 하지만 진정으로 조금씩 엄마를 이해하기 시작한 건, 자신이 예순이 넘어 엄마가 치매에 걸리고나서부터다.
인생이란 참 아이러니하다. 자신을 잃어버린 엄마가 되어서야 다정하고 친절해지는가 하면 그제서야 엄마를 사랑하고 이해하게 된다는 것이. 끝도 없이 서로를 찌를 것만 같던 둘의 이러한 마지막 여정 속 화해는 그렇기에 가슴 깊은 곳에서 울림을 준다.
한 편 한 편 연재된 이야기를 묶은 책이라 앞쪽에서 비슷한 이야기를 읽은 것도 있고 겹치는 생각들도 있지만 사노 요코는 워낙 자연스럽게 빨려들 듯 글을 쓰는 작가이기 때문에 공감하며 읽을 수 있다. 특히 사노 요코처럼 엄마가 아프고 나서야 화해한 관계라면 더더욱!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등대와 엄마고양이』는 점으로 콕콕 찍어 색과 빛과 모양을 빚어낸 듯한 신비로운 그림책이다. 그야말로 “한 땀 한 땀” 만들어진 그림책이라 그런지, 당장이라도 모래처럼 흐를 것 같고, 당장이라도 손끝에 색이 묻어날 것 같다. 그래서일까, 일러스트만으로도 많은 이야기를 읽은 기분이 든다. 가만히 일러스트를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고양이의 시선, 고양이를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마치 나도 바닷가 마을 어딘가에 앉아 그들을 보고 있는 듯하다.
작가의 경험담을 담은 『등대와 엄마고양이』는, 바닷가 마을에서 우연히 만난 고양이 가족의 생이별을 이야기한다. 죽어가면서도 자식들을 품었던 엄마 고양이를 “등대”라고 표현하며, 엄마는 영원히 자식들을 비추는 등불이라고 표현한 찡한 그림책이다.
일러스트도 멋지지만, 『등대와 엄마고양이』의 진짜 매력은 담담하게 이어지는 스토리가 주는 마음이다. 작가님은 스토리에 파도라도 심어두셨는지, 분명 담담히 경험담을 읊기만 하는데도, 여러 감정이 마음에 와서 부딪힌다. 파도의 크기가 다를 뿐 아이 역시 마음이 요동치는 것을 느끼는지, 슬픔과 화가 동시에 느껴진다고 하더라. 길에 사는 동물들이 보호받지 못한 채 죽어가는 슬픔과 유기되는 동물들에 대한 책임감이 없는 사람들에게 화가 난다는 아이의 말을 들으며, 아이도 복합적인 감정을 느끼고 있구나, 싶어졌다. 책임감 있게 길러줬더라면, 엄마고양이가 죽지도 않았을 것이고 새끼고양이들이 고아가 되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마음이 아파서 책이라도 안아줘야겠다는 아이의 모습이 찡했다.
그런 아이의 순수함이 오래오래 이어질 수 있도록, 나도 아이를 비추는 등대가 되어주겠다고, 늘 아이의 등 뒤에서 응원하고 사랑하는 엄마가 되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아이가 슬플 때, 잘 이겨내도록 바라봐주는 엄마가 되어야지, 생각했다.
아이가 잠든 후 『등대와 엄마고양이』의 일러스트를 다시 보고 싶은 마음에, 혼자 펼쳤다가 왈칵 눈물이 쏟아지기도 했다. “엄마의 시집살이가 너무 고돼서, 하느님이 우리들은 좋은 시댁에 시집가게 해주셨어. 그러고도 남아서 엄마 며느리도 좋은 시어머니 만났네”라는 딸들의 농담에 “엄마가 시집살이했어도 너희가 사랑받고 편하게 살아서 다행이네”하는 우리 엄마와 엄마고양이가 겹쳐 보이는 것은 지나친 감상일까. 『등대와 엄마고양이』는 그림책인데도, 나에게 이런 깊은 잔상을 남긴다. 엄마의 사랑은 원래 이렇게 코끝이 시린 것일까.
풍부한 색을 만들고자 점을 수십만 개 찍어 색을 만든다는 점묘화. 어쩌면 『등대와 엄마고양이』는 그 점만큼이나 무수한 감정들의 조합은 아닐까 생각해봤다. 자아와 감정에 대해 깊은 깨달음을 주는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에서처럼, 한가지 감정만으론 올바른 나를 만들어갈 수 없듯, 슬픔과 이별에서도 분명 배우는 것이 있음을 깨닫게 하는 그림책, 『등대와 엄마고양이』였다.
개성의 거상 저처만은 맏아들을 잃고 며느리는 전치만의 아내로 인해 잃게되다. 며느리는 친정의 하인과 정을 통하고 아들을 낳고 시어머니로 인해 우물에 투신을 한다. 그리고 쇠약해진 전처만은 노병으로 죽는다. 남은 손녀 태임은 저처만의 재산을 물려받고 전처만의 원수 이생원의 손자 종삼이에게 신식 공부를 시키려고 한다.
언제나 박완서선생님의 글은 미려하고 서민적이고 아름답다. 2편이 기대된다.
수십년 세월을 무색케 하는 순간이 있다. 종합병원 내과 교수로 오십을 바라보는 영빈에게도 불쑥 그런 순간이 찾아왔다. 현금이었다. 초등학교 6학년, 졸업하고는 만나본 적 없던 그 계집애가 진료실 문 밖에서 저를 기다리고 있었다. 영빈은 너무 놀라 네가 나를 기다렸다니 하고 말했다. 현금이는 내가 너를 왜 기다리냐며 깔깔 웃어댔다. 심 교수로 통하던 그에게 야 영빈아 하는 것이 꼭 그대로 현금이었다.
현금은 이혼녀였다. 적잖은 재산을 받아 나온 현금은 혼자서 남부러울 것 없이 살고 있었다. 영빈은 제 자리를 찾아가듯 현금의 곁으로 간다. 수십년 만의 재회가 얼마나 뜨겁고 열렬했던지 그들의 만남을 따르는 내내 나는 나보다도 영빈과 현금이, 그리고 이를 적어내려간 박완서가 훨씬 더 젊다고 느껴졌다.
일흔이 되어 이 장면을 쓴 박완서는 대체 얼마나 정력적이고 열정적인 작가인지 나는 좀처럼 믿을 수가 없었다.
소설은 위선과 허영, 천박함에 대한 풍자로 이어진다. 재벌가 며느리가 겪는 고난이나 아내를 속이며 애인과 밀회를 즐기는 성공한 의사의 태도, 또 그 주변 사람들의 내밀한 사정따위가 하나하나 드러나며 인간이 얼마나 나약하고 보잘 것 없는 존재인지 까발려진다.
그 가운데는 우리네 삶 가운데서 크고 작게 겪어봄직한 이야기가 없지 않고, 또 이런 이야기가 있었다면 어디서나 입방아찧어지고 조리돌림 당할 만한 것이어서 박완서의 솜씨가 아니었더라도 누구나 흥미롭게 읽을 만한 것이다. 때문에 이 이야기에 대하여 <아주 오래된 농담>이란 제목이 붙은 데도 아주 이유가 없는 건 아니다.
수많은 지점에서 생각할 거리를 던지는 작품이지만 그래도 한 가지 주된 주제를 꼽자면 역시 허위의식에 대한 게 아닐까 싶다. 환자에게 병을 숨기는 것이나 아내에게 제 마음을 숨기는 것, 가정의 불안을 외면하는 것, 몰래 딸을 지우고 아들을 낳으려 하는 것, 죽음 앞에 돈을 두고 전전긍긍하는 것 등은 모두 허울만 좇다 본질을 놓치고 심지어 적극 훼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자극적인 쾌락이며 이익만 좇으면서도 겉으로는 품위 있는 척 하는 인간들의 보잘 것 없음을 낱낱이 까발리는 이 소설의 솜씨는 과연 오늘의 현실을 향하여서도 오래된 농담이라 부를 만한 것이었다고 하겠다. 소설의 마지막 장을 덮은 뒤 우리는 돌아볼 밖에 없다. 우리는 과연 얼마나 진실한가를, 우리는 정말로 얼마만큼 인간다운지를.
말을 들어보니 착한 사람 같던데? 그럼 자기 가족처럼 대소변까지 받아줄 거야. 아버님이 이상한 짓을 해도 웃으면서 견뎌내겠지. 너도 그게 당연하다고 여기게 될 거고.
걱정하지마. 며느리는 쉽게 도망가지 않아.
도망가면 일단 생활하기 힘들고, 세상에선 며느리 자격이 없다, 여자 자격이 없다는 낙인을 찍거든. "도망쳐도 괜찮아", "자기 자신을 더 사랑해줘"라고 SNS에서 말하는 녀석들이, 똑같은 입으로 "그렇게 무책임한 사람은 결혼할 자격이 없어"라고 지껄이곤 하지. 그런 일은 흔히 볼 수 있잖아? 도우미에게 맡겼다고 말종처럼 취급하고, 다른 걸 전부 해도 아이를 낳지 않으면 문제 있는 여자로 생각하지.
어쩔 수 없잖아?
21세기가 되어도, 2019년이 되어도, 이런 경우에 사람들이 원하는 며느리 역할은 옛날 그대로야. 옛날이라고 해도 '남편은 일하고 아내는 가정을 지킨다'는 형태가 만들어진 건 고도성장기 무렵이지. 즉, 얼마 되지 않았어. 그런 건 전통도 뭣도 아니잖아? 그 결과, 여자는 요즘 시대에 맞지 않는 가치관을 강요받으며 살아야 했지.
독서록:
니혼바시 경찰서에 새로 부임한 가가헝사와 우에스기와의 첫만남
혼자사는 이혼녀가 살해된 채 발견된다.
그녀의 발자취를 따라 가며 만나온 이들을 중심으로 한챕터씩 이야기가 진행된다.
그녀집을 방문한 보험회사직원을 쫓아 시작된 센베이가게 부녀와 할머니. 할머니의 병을 숨기기 위한 아버지와 보험사직원의 착한거짓말.
그녀집에서 발견된 닌교야키는 실은 불륜녀가 살고 있는 옆집에서 받은 선물.
사기그릇집에 다녀간 살해당한 미쓰이씨. 친구의 결혼선물 젓가락세트를 주문하기 위해서였다.
골동품 시계포 주인은 강아지산책을 하며 미쓰이씨와 만나는데... 만난장소는 순산을 기원하는 장소 스이텐구신사. 무뚜뚝한 시계포주인은 실은 남몰래 딸의 순산을 기원하고있었고..
미쓰이는 임신한 케이크가게 점원을 며느리로 착각하고 남몰래 보기위해 매일같이 케이크를 사러 가는데.. 그자리에서 받은 전화통화내용을 들은 점원의 말이 결정적이 되어 범인이 좁혀져가고..
이혼후 혼자살아온 미쓰이씨는 친구의 번역일을 돕고 있었고, 그 친구는 결혼을 앞두고 있다.
친구 다미코가 미쓰이집을 방문하기로 한 시간을 한시간 미루면서 운좋게 범인이 빠져나간다.
미쓰이의 남편 나오히로는 청소회사를 운영중이었고, 그 회사의 세무사 기요세와 전부인 미쓰이가 통화한 기록이 있는데....
🌸 지금 한국사회의 저출생이 국가적 위기라면, '인구'가 줄어서가 아니다. 웬만해서는 사람이 태어나 살 수 있는 땅이 아니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흔히들 '헬조선'이라고 말한다. 삼포세대 등 이 사회에 부정적인 시선이 담긴 단어들이 많이 존재한다. 어쩌다 이런 사회가 됐을까? 해당 도서를 읽으면서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이 심각하다고 생각했다. 물론 점점 나아지고 있긴 하지만 워킹맘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개선점이 많다. 엄마라는 이유로 일도 하지만 가정도 소홀히 해서는 안되고, 아이들의 양육까지 오로지 엄마들에게 무게를 지우는 현실이 버겁다. 웹드라마 '며느라기'에서 아이의 양육을 위해 아이아빠가 휴직계를 낸다는 말에 시댁에서는 어떤 반응이었는가. 반대로 며느리가 휴직을 했다면 아이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칭찬하지 않았을까. 아직 우리 사회는 아빠가 아이를 돌본다는 것에 대해 편견이 많다. 아이의 성장에도 아빠의 역할이 중요하듯 가족 안에서도 중요하다는 걸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 국가의 '가족 정책'은 여전히 가족이 공동생활을 위한 시간을 갖도록 제도를 마련하는 일보다, 아동을 돌봄 기관에 맡김으로써 국가와 기업이 노동력을 확보하게 만드는 데 집중되어 있다.
사실 이 문장을 읽고 나 자신도 이 사회에 적응되어 가고 있구나 싶었다. 나 또한 워킹맘이라 아이를 돌봐주는 보육시설에 대해서만 생각했었지 가족 공동생활을 위한 제도를 생각해 본 적은 없다. 왜 생각해보지 못했을까... 아동을 돌봄 기관에 맡기는 제도 또한 허점이 많기에 그 이상을 보지 못했던 거 같다. 워킹맘들에게 퇴직 또는 휴직에 대한 고비는 초등학교 입학 시즌이다. 점심시간이 되면 하교하는 아이들을 돌봐줄 곳이 마땅치 않다. 나 또한 1년 남은 육아휴직을 그때 쓰기 위해 아껴두고 있다. 남편의 육아휴직은 생각도 하지 못하는 것이 또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경제적인 문제와 커리어에 대한 문제가 동시에 쌓인다.
내가 스스로 선택해서 읽었을 도서는 아니었기에 플라이북 플러스 멤버십을 통해 또 다른 분야에 관심이 생겼다. 읽으면서 부들부들 분노가 끓어올랐던 터라 언제쯤이면 이 사회가 살기 좋은 사회로 변화할까 생각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고민했다. 제일 먼저 해당 건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할 거 같다. 그리고 이 사회에 익숙해지지 않도록 조금은 용기를 낼 것이다. 내 아이가 그리고 앞으로 살아갈 소중한 아이들이 지금보다 조금은 나은 세상에서 꿈을 꾸며 살아갔으면 좋겠다.
이재록 만민중앙교회 목사 간증수기다. 어찌된 일인지 집에 내가 안 본 책이 굴러다니길래 펼쳐보았는데 안 보았다면 큰일날 뻔했다. 가능성은 희박하겠지만 이런 쓰레기를 다른 사람이 보고 혹한다면 얼마나 큰 재앙인가. 이런 책은 내가 보고 조용히 묻어버리는 게 가정과 세상의 무궁한 발전을 위한 길일 것이다.
하긴 이 책을 보고 믿음을 갖게 되었다거나 저자가 우러러 보였다거나 하는 인간이 존재하리라고는 상상할 수조차 없으니 기우일 것이다. 개소리도 정도껏이어야지 이 정도면 등산하다 튀어나온 바위를 보면 갈아가지고 며느리한테 먹인 뒤 손자 얻기를 기원한다는 동네 할머니들조차 외면할 수준이다. 그냥 쓰레기란 소리다. 그래도 이런 쓰레기 같은 책에 혹하는 모자란 인간이 있어 세상이 이모양 이짝인 것이겠지만.
자기가 지나온 길에 예수와 모세, 사도 바울의 모습까지 은근히 투영하는 저자의 졸렬한 수작이 역겹다. 종교를 믿는다는 사람들이 이렇게 얄팍한 수작도 분별하지 못한다는 건가. 하긴 이런 식의 종교를 믿는 이들 중에 제대로 된 인간을 본 적이 없긴 하다.
지난시절 자신이 겪었다는 병고의 고통을 진정성 없는 문장으로 과장하여 묘사하고, 신을 만나 성직자로 변화하게 된 과정은 껍데기만 남기고 미화했으며, 온갖 사이비적인 믿음은 경박하고 현란한 묘사로 그럴 듯하게 포장해놓았으니 이것이 말로만 듣던 사이비 전도책자구나 싶었다. 여타 주류 종교들도 그닥 좋아하지 않는 나지만 이런 인간이 목사로 있다는 교회에 비한다면 모두 그 얼마나 성스러운 공간일런가.
이따위 인간이 신앙인이라 주장하며 사람들을 오도하고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개탄스럽다. 어떻게 이런 자가 이끄는 집단이 이토록 번영할 수 있는가. 어느 시대에나 거짓 선지자들이야 넘쳐났다지만 내가 사는 지금 이 곳에도 이런 인간이 목자 운운하며 사람들을 그릇된 길로 이끌고 있다는 사실에 몹시 화가 치민다.
상자에 든 썩은 열매 하나가 다른 열매들까지 썩게 한다고 했다. 이곳이 그래도 자정작용을 할 수 있는 사회라면 하나의 썩은 개체가 다른 것들을 망치기 전에 들어내야 옳을 것이다. 더 건강한 사회라면 구성원들이 스스로 이런 인간들의 말을 가려들을 수 있어야겠지만 저자와 그의 교회가 거둔 성공을 보고 있자면 그건 아무래도 무리인 듯하고 말이다.
서희는 양현의 졸업을 고대했으며 진주에 돌아올 것을 바라고 있었다. 그리고 윤국이와 결혼시키려는 생각을 버리지 않고 있었다. 그것은 어쩌면 서희 꿈의 완성인지 모를 일이다. 이상현과 봉순의 딸 이양현과 최서희와 김길상의 아들 윤국이의 결합은. p259
길상의 얼굴은 순간 무섭게 변했다. 눈이 이글이글 타듯 빛났다.
"최서희는 이상현과 이루지 못한 연분을 윤국이 양현이 그 아이들을 통하여 이루려 하는 거요. 아니라고 말할 수 있겠소! 진정 아니라고 말할 수 있겠느냐 말이오!" p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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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명빈의 병든 몰골을 보며 명희는 이들 세대의 종언을 느낀다. 이들 세대란 서희와 길상의 세대와 같다고 할 수 있겠다. 영미와 전쟁을 하고 있는, 일본의 패망이 가까워지고 있는 1940년대 초. 원자폭탄이 터지지 않았더라도 학생들의 태도에서 조선은 언젠가 결국 독립을 이루어낼 수 있었을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딸 양현을 며느리로 두고서라도 잃고 싶지 않은 서희. 그러나 영광이를 사랑하는 양현. 으아~ 이제 2권밖에 남지 않은 토지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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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말하는 정상 가족 군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점점 살아가면서 지금껏 사회의 흐름이고 기본이라는 것들에 대한 의구심이 어느 순간 슬금슬금 스며들기 시작했다. 살아가면서 더 많이 느끼게 되는 부분도 있었고, 때로는 이런 사회학 책들을 보면서 저자의 조목조목 제시하는 통계의 수치들의 해석들을 들여다보면서 미처 생각지 못했던 인식하지 못했던 지평을 마주하게 된다.
근래에 가장 의아하게 생각했던 '생활동반자법'에 대한 한국 사회의 의식이라는 게 너무 갇힌 세계라는 느낌이 든다. 동성혼을 막기 위해서 허용하지 않는 것이 제일 크게 작용하는 반대의 논리인데, 그 밑바탕을 들여다보니 결국 이 책에서 말하는 '가족'이라는 개념과 '가족각본'이라는 공고한 사회, 문화적 관념의 막힌 틀을 만난다. 개인적으로는 성인과 성인이 서로의 합의와 필요에 의한 생활공동체를 형성하는 것에 대해서 국가나 사회가 지나친 간섭과 배제, 정상성이라는 프레임에 갇힌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고, 가족의 개념이 해체되어 새롭게 정의되어 가는 시기인 것은 분명하다는 자각이 든다.
어릴 때는 동성혼이나 동성연애자에 대해서 전혀 인식하지 못했다. 읽던 책의 작가나 시인들 _ 주로 서구의 인물_이 동성연애자라는 걸 알게 되면서 아 이런 존재들이 외국에는 존재하는구나 하고 먼 존재로 인식했던 것 같다. 그러다 한동안 정말 아무런 접점도 없었으나 생각해 볼 흐름이구나 느끼게 된 건 아이가 태어나고 양육하면서다. 아이가 이른바 성소수자라면 부모인 나는 그걸 받아들일 수 있을까 하는. 나의 수용 여부와 상관없는 아이 고유의 성향이지만, 이 책에서 짚어내는 가족 명예 혹은 정상성의 범위 밖의 일이기에 나와는 크게 접점이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부모와 자식일지라도 성 정체성에 대해서 어떻게 책임이나 의무를 지을 수 있는 것일까 하는 생각들이 점점 든다.
책이나 영화, 혹은 드라마의 등장인물군에도 성소수자들이 드러나기 시작한 시점과 아이의 성 정체성으로 부딪히는 가족들의 서사들을 읽고 보면서 생각이나 인식의 틀이 확대되어간다.
요약적으로 말하자면 결국은, 기족이라는 개념부터 내려가 다시 살펴봐야 하고 가족 각본이라는 한국 사회의 틀을 한 권의 이 책으로 만나서 또 인식의 틀을 더 늘여간다. 인상적이었고, 눈을 떠야 하고, 생각해 봐야 하구, 말해져야 하구, 곧 그것이 앞으로 내가, 나의 자녀들이 살아갈 세상이 틀에서 벗어날 수 있는 논의라는 걸 한 번 더 깨닫는다.
가족에 대한 고정관념과 앞으로의 가족에 대한 개념을 다층적이고 폭넓게 인식하고 사고할 수 있게 해 준 사회학서다.
<<책속의 문장들>>
프롤로그 가족이라는 각본
12쪽
이 책은 성소수자 이슈가 만들어내는 균열을 쫓아 한국의 가족 제도를 추적한다. 사람들은 성소수자들을 차별하면 안 된다 말하면서 온전히 받아들이기 어려워한다. <중략> 그런데 이런 불편한 마음이 기존의 가족제도와 충돌하기 때문이라면, 역으로 말해서 그 충돌의 지점에 가족각본이 있다는 뜻이 된다. 그런 불편한 마음이 어디서 시작하는지 꼬리를 물고 질문하다보면, 그 끝에서 우리의 삶을 지배하는 각본을 만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14쪽
가족은 태어날 때부터 정해지는, 개인이 선택할 수 없는 것으로 여겨지곤 한다. 그렇기에 가족제도의 불합리함과 그로 인한 불평등은 개인의 책임이나 운으로 돌려진다. 그런데 그렇게 생각하기에는 우리의 삶에서 가족은_당신이 누구를 떠올리든, 그 의미가 무엇이든_너무 중요하지 않은가. 그러니 우리가 붙들고 있는 '가족'이 무엇인지 우선 들여다보면 좋겠다.
1장 왜 며느리가 남자면 안 될까
27,28쪽
그러니 '며느리'를 '아들의 아내'라고 정의하는 것은 그 의미의 절반도 표현하지 못하는 듯하다. 전통적인 의미의 며느리는 단순히 아들의 아내로서의 지위가 아니라 집안 전체에서 특수한 임무를 부여받은 직책을 뜻하는 말이다. 집안 내 며느리의 서열을 잠시 잊고 그 기대되는 역할만 본다면, 며느리를 맞는다는 건 전문경영인을 모셔오는 일과 같은 수준의 대사인 것이다.
33쪽
성별에 따라 정해지는 이 모든 가족질서는 '자연스러움'과 거리가 멀다. 인위적으로 정교하게 기획해놓은 틀에 사람을 끼워 맞춘 것이지, 사람의 본성에 충실하게 만들어진 질서라고 할 수 없다.
40쪽
오히려 '며느리가 남자라니'라는 구호는, 이 사회가 평등을 추구한다면 맞서고 해체해야 했을 가족질서가 뿌리 깊게 남아 있음을 간접적으로 일깨운다. <중략> 원치 않는 며느리가 사위를 반대할 권력은 어디에서 오는가? 우리가 알고 있는 가족은 지키고 보존해야 할 불변의 가치인가?
2장 결혼과 출산의 절대공식
55쪽
혼외출생자에게 불이익이 있어야 결혼이란 제도가 특별한 의미를 가질 테고, 그러니 어쩔 수 없이 차별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른다. 그런데 의문이 들지 않는가. 이 질서는 무엇을 위한 것인가?
60쪽
'결혼은 출산의 기반'이라는 이념이 무너지면 사회의 근간이 붕괴될 것만 같은 불안감에 차별을 정당화해왔다. 그래서 더 궁금하다. 애초에 사람이 태어난다는 의미를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건지, 출생의 순간부터 시작되는 차별을 용인하는 사회에서 출생률을 높여야 한다는 건 어떤 의미인지 말이다.
65쪽
만약 결혼과 출산의 절대공식이 해체되면, 그래서 비혼가족이 많아지고 동성결혼이 합법화되면 한국사회가 어떻게 변할지, 간단한 몇 마디로 예측하긴 어렵다. 다만 해외의 상황을 보면 그 변화의 결과가 '붕괴'나 '사회적 재앙'과는 거리가 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67쪽
가족질서를 지키기 위해 계속하여 정상과 비정상을 구분하고 '일탈자'를 탓할 것인가, 아니면 이런 구분을 거부하며 평등을 위해 가족제도의 변화를 요구할 것인가?
3장 초대받지 않은 탄생, 허락받지 못한 출산
75쪽
국가가 개인의 성별 기록을 관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해서 생식능력을 제거하는 일까지 개인에게 요구할 수 있는가? 어떤 사람이 아이를 낳을 수 있고 낳을 수 없는지 결정할 권한이 국가에게 있다는 걸까? 사람의 탄생에 관해 국가의 권한은 어디까지일까?
79쪽
평등은 전통적 가족질서를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허용된다는 생각은, 지금까지도 가족제도를 '동결'시키는 '절대적인 원리'가 되었다.
90쪽
처음에 우생학은 인류의 발전을 도모하는 것처럼 보였겠지만, 결국엔 소수자에 대한 폭력을 정당화하고 인간을 '쓸모'로 평가되는 도구적 존재로 격하시켰다. 그럼에도 사회는 여전히 명시적 혹은 암묵적으로 '경제발전'을 위한 '인력'으로서 사람의 가치를 따지며, 우생학의 관념 속에서 '인구'를 바라본다.
94쪽
재생산 권리를 보장한다는 건 임신,출산에 관한 개인의 결정을 존중하는 일이기도 하지만, 그렇게 하여 출산하는 사람을 존엄하고 평등하게 대우하겠다는 약속이기도 하다. 차별을 용인하고 묵인할 때에는 누군가의 출산을 막는 일이 아동의 권리를 옹호하는 일처럼 보였겠지만, 차별과 맞서기로 결정한다면 양육자의 권리가 곧 아동의 권리이고 그 가족의 권리를 옹호하는 일이 모든 사람의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옹호하는 일이 된다.
4장 역할은 성별에 따라 평등하게?
106쪽
남성은 소득이 넉넉해야 하고 여성은 그런 남성과 평생 결혼을 유지해야 한다는, 무척 까다로운 조건을 통과해야 가능한 일이다. 이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성별분업은 이루지 못할 꿈일 뿐만 아니라, 애초에 이룰 수 없는 목표를 구실로 삶의 기반을 어렵게 만든 설계다.
113쪽
현모양처 교육의 역사를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 '현모양처'라는 여성상은 여성에게 교육의 기회를 여는 열쇠였다. 하지만 철저히 성별분업에 기초한 교육목표였고, 여성의 역할을 집안으로 한정했다. 외면적으로 보면 평등을 추구하는 듯하나 여성의 자리를 가족으로 한계 짓는 교육이라 처음부터 모순을 안고 있었다.
117쪽
사회가 이렇게 성별분업 이념을 유지하면서 고용상의 불평등만 해결하려 하면 곤란한 상황이 벌어진다. 여성에게 가사 책임을 맡기면서 동시에 임금 노동을 기대하는 분위기가 이중의 부담을 초래하는 것이다. 이런 의중의 부담을 감당할 수 없을 때 여성들은 어떤 선택을 할까?
5장 가족각본을 배우는 성교육
128쪽
미국에서는 개신교 정신에 바탕을 둔 순결교육이 정치적 지형에 따라 강화되기도 약화되되기도 하면서, 결혼제도를 벗어난 성관계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도덕적 관념이 면면히 이어져왔다.
131쪽
'순결교육'으로서의 성교육은 결혼제도 밖의 성에 대한 공포를 키움으로써 사람들이 정해진 가족각본에서 벗어날 수 없게 정신을 가두었다.
133쪽
어쩌면 우리는 '성교육'이 아니라 가족 이념을 수호하기 위한 '가족 이념 교육'을 받아왔다고 말하는 게 더 정확할지도 모르겠다.
140쪽
가부장제는 가족이 가족에게 행하는 성적인 통제와 잔인한 폭력을 통해서도 연명하고 있다.
145쪽
학교는 헌법적 가치인 성평등과 교육권을 강조하면서도, 동시에 위계적인 가부장제에 기초한 가족제도를 수호하는 이중적인 역할을 담당해왔다.
6장 가족각본은 불평등하다
159쪽
본래 의도한 것이 아니더라도 동질혼은 계급을 재생산하며 불평등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다.
165쪽
'있는 자'가 가족제도를 통해 계층을 세습하는 동안, '없는 자'는 가족생활 자체가 어려운 상태가 된다. 누가 자신의 삶과 무관하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까?
172쪽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형성한 돌봄의 공동체를 국가와 사회가 존중하지 않을 이유가 무엇일까? 혈족 안에서 사람의 순서를 매기고 부양의 의무를 부과해 생존을 담보해온 지금까지의 가족은, 사람을 타고난 운명에 순응하며 권위적인 통제에 의지해 체제를 유지한 경직된 '질서'였다.
7장 각본 없는 가족
182쪽
독일은 성별에 관한 개인의 자기결정권을 보장하고 실제 가족생활을 보호하는 일을 중요하게 생각했지만, 한국은 가족관계등록부에 '보이는' 가족관계를 '정상'으로 만드는 일을 중요하게 여겼다.
199쪽
한국은 사회보장에 필요한 비용을 아끼끼고 가족에게 돌봄의 책임을 맡김으로써, 노동생산성을 극대화하는 데 주력해왔다.
200쪽
돌봄을 국가와 기업을 포함한 모두의 책임이자 개인의 권리로 인식하고 함께 연대하게 될 때, 비로소 불평등한 돌봄의 시간도 재배치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지금 성별이 사람의 인생을 규정하던 시대를 넘어가고 있고, 부조리한 가족각본을 벗어나 모두의 존엄하고 평등한 가족생활을 보장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에필로그 마피아 게임
206쪽
단지 각자가 가진 '최대치의 권력' 수준이 다를 뿐, 누구든지 기회가 허락하는 만큼 부모의 능력을 사용하는 사회에서 공정성이란 가치는 얼마나 유효한가.
우연히 대출한 책이다.
드라마 술꾼도시처녀들의 작가라는 걸 작가 소개를 읽고 알게 되었고, 부담스럽지 않은 이야기일 거라고 생각하면서 집어 들었다.
한 줄 요약하자면 결혼에 대한 다양한 삶의 사유와 형태들에 대한 이야기라고 말하고 싶다.
문화적 맥락에서 차이가 있는 세대라서 나의 또래들 중 동거를 했던 친구도 별로 없었지만, 동거 후 결혼하지 않는 경우는 없었다. 주변부나 나 자신은 동거에 대해서 아주 모호하고 나 자신이 직접적 느낌이 없기에, 미디어를 통해서 보는 조금은 특별하고 자기 성향이 강한 이들의 삶의 형태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작가와 마찬가지로 나도 이성애자로 평범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다. 그러나 나의 지인들과 주변들은 '비혼'들의 비율이 조금 더 많다. 아이들이 한참 어릴 때 육아에 지쳐 있을 때, 비혼 친구와 지인들의 홀가분한 삶의 형태에 대한 부러움이 있었다. 여하튼 삶의 시절마다 결혼에 대한 생각들은 일정한 생각은 아니었다. 그리고 지금은 저자처럼 나 역시 선택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고, 나름의 이유로 파트너 관계를 맺는 것에 대한 획일화된 관점과 삶의 형태에서 벗어나 인정과 존중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자녀가 점점 성장하는 걸 보면서 이런 주제를 접할 때, 나의 자녀들이 이런 선택과 상황에 놓여 있을 때 나는 어떤 태도와 사고방식으로 대하게 될지, 대할 수 있을지 상상해 본다.
새로운 사랑의 형태, 폴리아모리에 대한 편은 읽으면서 다자간 사랑이라는 개념에 대해서 수용 여부를 떠나 이런 사랑의 형태와 가능성에 대한 세계관의 확장성에 대한 의견이 들어온다.
경제력에 대한 말은 울프도 그러했고 비혼으로서의 삶에서도 그렇고, 상관관계가 너무나 깊어서 행복의 질적인 문제에서 뗄레야 뗄 수 없는 문제이다. 남녀동일임금, 생활동반자법에 대해 의견에 공감과 지지를 표한다.
특히 병원에서의 일화와 장례식장에서의 일화들을 접할 때마다, 생활동반자법의 제정으로 인정되는 법적 관계의 안정성에 주목하게 된다. 혈연이나 결혼 여부를 떠나 노년에 이르러서도 꼭 필요한 법이라는 생각하고 성인 스스로가 선택한 관계를 인정하는 게 다양한 삶의 형태를 존중하는 게 맞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삶의 경험을 함께 할 파트너가 있다는 건 중요하지. 근데 선택지가 결혼밖에 없냐는 거야. 결혼도 여러 결합 형태 중 하나일 뿐인데 사랑의 '결실'이나 '완성'인 양 너무 과대평가되어 있는 것 같아."
1부 하면 후회할까 111쪽
"한 여자가 자기 삶에 대한 진실을 말하면 어떻게 될까? 아마 세상은 터져버릴 것이다."
-미국의 시인, 뮤리엘 루카이저
3부 선택 편에서 결혼을 할까 말까 고민하면서 첫인사를 가고 첫인사의 에피소드를 보면서, 여자라서 더 불편하고 문화적으로 불평등하다고 느꼈던 그 시절이 떠올랐다. 나 역시 첫인사였는데, 가서 과일을 깎아야 하나 식사 후 그냥 자리에 있으면 안 되고 거들어야 하는 건가 하는 생각을 당시에 했다. 그리고 과일을 깎았던 것 같다. 그런 행동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런 문화적 압박이나 사회적 맥락이 매우 불편함에도 당시에는 의견을 표명할 줄 몰랐다. 지금이라면 그때보다는 사회적 잣대의 치우침에 대해서 말하지 않을까! 전에 여성학자 박혜란이 며느리들이 와도 절대 부엌일을 시키지 않고 밖에서 만나서 차를 마신다고 했던 글을 읽은 적이 있다. 내 살림이고, 며느리는 아들의 부인이지 나의 아랫사람이 아니라고 했던 것 같다. 부모 자식 간이지만 개인대 개인으로서 내 자식과 삶을 함께 하는 사람으로서의 존중이 느껴졌던 것 같다. 전체적인 글이 생각 나진 않지만, 읽으면서 아 나도 저런 여자 어른이 되어야지 싶었다.
각자의 길에서 화자들이 말하듯 비혼은 이제 시대의 흐름이니 존중과 인정이 되어야 하지만, 또 결혼을 한 이들 역시 뒤떨어진 세계관의 부류로 치부되는 일도 없었으면 좋겠다. 이른바 힙하지 않다는 류의 시선과 말들은 또 다른 차별과 비난의 말이 될 수도 있으니.
결혼을 하든 안 하든 했었든 제도 자체를 거부하든...
각자 자기 선택을 믿고, 자기 행복을 향해 걸어가는 수밖에 없다다.
결혼이라는 커다란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풀어볼 순 있지만 정답도 없고 오답도 없어.
그러니 "넌 이상해, 넌 틀렸어"라는 말, 우리는 하지 말자.
그냥 서로에게 묵묵히 힘이 되어주자.
3부 선택 323쪽
시어머니가 갑자기 돌아가시고, 비싼 비용탓에
며느리 모토코는 혼자서 유품정리를 하게 된다.
평소 물건을 쌓아두는 시어머니,
곳곳에 쌓인 물건들이 그야말로 어마어마하다.
과연 혼자서 이 일을 끝낼 수가 있을까 싶은데...
유품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생전에 몰랐던 시어머니의 모습을 알게 되고
깔끔했던 자신의 어머니와도 비교하면서
독자로 하여금
어떻게 스스로의 마지막을 정리하면 좋을지
힌트를 주고 있다.
일본 작가 특유의
소소하고 세심한 표현들이
가볍게 읽히면서도 공감을 느끼게 하고,
궁금증을 자아내게 한 서술방식으로
싱겁지만 재미나게 읽을 수 있었다.
황정은 작가와 저자와의 팟캐스트를 듣고 읽게 되었다.
죽음은 점점 삶의 화두가 되어 간다. 돌봄과 존엄사에 대한 생각들은 또래 친구들의 대화의 주제로 자주 오르내린다.
돌봄을 하는 주실행자로서 살아가면서도 나의 돌봄과 죽음에 대해서는 현시점의 모습들이 과히 마음에 들지 않을뿐더러 다른 생의 마감을 꿈꿔보고 싶기에 더 이상 미루어 생각할 문제들은 아니구나 싶어진다. 그러한 까닭에 이런 주제들의 책을 읽게 된다.
팟캐스트에서 인상적이었던 말은 '상상력'이었다. 죽음에 대한 다른 상상력을 가지고 논의해야 한다고.
다른 상상력이란 지금의 죽음에 관한 모습에 대한 아연함으로 새로운 상상력으로 존엄의 개인성을 구현되는 나의 미래를 꿈꿔보고 싶기 때문에 더욱 귀에 새겨진다.
주사위 놀이는 얼핏 보기에는 평등한 것 같지만 사실은 불평등한 세계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주사위 놀이의 인기 비결은 불평등함에 있다.
우리 삶이 불평등하면 할수록 주사위 놀이는 '아찔한 모험'이자 '합리적 투기'가 되어 세간의 관심을 끈다. 반면, 어떤 주사위를 던져도 누구나 존엄하게 살고, 늙고, 아프고, 죽을 수 있다면 그 놀이는 시시한 장난에 그칠 것이다.
들어가며 중에서
<들어가며>에서 저자는 오늘날의 죽음을 마치 주사위 놀이와 같다고 한다. 주사위 놀이는 양면적 성격으로 하나는 우연, 운, 기회, 가능성이고 다른 하나는 투기, 모험, 위험, 사행성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대단히 설득력이 있는 말이다. 그렇기에 죽음에 대한 금기와 공포가 커진다. 뽑기운이 임종의 모습을 가늠하게 하는 까닭에 소수의 죽음만이 호상이라는 말로 불리운다.
1부 각자 알아서 살고, 각자 알아서 죽는 사회
생애 말기 돌봄이 환자와 돌봄 제공자의 '삶의 조건'에 따라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생애 말기 돌봄의 형성 과정(젠더화와 시장화)은 노동자들뿐만 아니라 돌봄 수혜자의 삶 또한 취약하게 만든다. 언론에서 고발하는 시설 내 노인 학대나 환자 소외의 본질을 노동자의 도덕성이나 전문성 결여가 아니라 흔들리는 삶의 조건에서 찾아야 한다. 존엄한 돌봄과 임종을 희망하는 사람은 돈이 많거나 운(가족운, 간병인운 등등)이 좋아야 한다. 생애 말기 돌봄 앞에서 그렇게 사람들은 각자도생 혹은 각자도사하고 있다.
그렇게 집 안의 구체적 목소리들은 '사적'이라는 이유로 힘을 잃었고, 집 밖의 특정한 기준들은 '공적'이라는 이유로 활개를 쳤다.
존엄한 죽음 집 그 자체가 아니라 공적 세계에 울려 퍼지는 '집 안의 목소리들'에 달려 있다.
1.집_ 좋은 죽음을 보장하는 장소인가?
_첫 장에서부터 책의 핵심 주제를 짚는 느낌이었다. 매스컴을 통해서 접하고 주위에서 듣는 돌봄과 간병, 임종에 관한 현실의 풍경을 건조하게 말하고 있는데, 그 건조함이 객관성과 대안적 방법에 대한 시선이 전해졌다. 저자가 생애 말기 돌봄에 관해서 밀도 있는 연구를 하고 있다는 점이 더 읽는 힘을 주었다.
돌봄과 의료는 요양원과 요양병원 사이에서 뒤죽박죽이 되고 있다. 환자, 보호자, 의료진, 돌봄 노동자가 현행 제도에 만족하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국가는 '정상 가족'을 기대하기 힘든 시대를 위기로 상정했고, 발전에 쓸모 있는 인구와 쓸모없는 인구를 분류했다. 의존적 노인은 이러한 정치적 상상과 인식 속에서 선별되고 의료적, 생물학적 차원으로 규정된 '인구'라고 할 수 있다. 모든 인간은 의존적인데, 마치 노인만 의존적인 존재인 것처럼 딱지를 붙인 셈이다.
한국의 노인 돌봄은 여러 각도로 검토해야 하는 주제다. 그 논의는 노인을 자유롭고 평등한 동료 시민으로 인정하는 데서부터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2. 노인돌봄 _노인은 국가의 짐인가?
_흔히들 너도 늙어봐라, 너는 늙지 않을 것 같니?라는 말들의 울림이 비로소 체감된다. 아이의 양육과 달리 노인의 돌봄은 더 큰 부담감과 균형점을 찾기 쉽지 않다. 그러면서도 나 역시 늙는 존재인데, 이런 현실의 모순과 사회, 문화적 인식이 불편하고 서글픈데도 다른 대안이 보이지 않아서 답답할 따름이다. 저자가 말하는 동료 시민으로서의 인정이 실현되는 한국 사회가 도래할 수 있을까?
복지 서비스는 돌봄의 내용이나 가족의 관계보다는 '빈곤의 측정'에 관심이 많다. 그러고 보면 포럼에서 공무원이 말한 '자기 결정권이 있는 노인과 그를 돌보는 가족'은 애당초 복지 서비스의 대상자가 아닐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현장에서 취약계층과 보건복지라는 개념은 상호작용하며 불평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작동했다. 정부의 정책은 할머니 삶의 조건보다는 할머니의 '취약함 그 자체'에 관심이 많았다. 할머니 삶의 조건을 개선하기보다는 오히려 할머니가 취약한 삶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있었다.
커뮤니티 케어 정책은 '어려운 어르신들'을 샅샅이 찾아내 그 명단의 크기를 확대하는 일었다. 그 명단이 '노인 게토'만들기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지 혼란스러웠다.
3. 커뮤니티 케어 — 누구나 말하지만 아무도 모르는 정책
_어르신들이 나오는 고향 또는 시골 관련 프로그램을 보면 비슷한 불편 서사가 나온다. 패널들이 그 불편을 찾아가서 개선해 주지만 어르신들은 고향을 지키면서 여전히 그곳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서사들. 이 장에서는 이런 어르신 고향 프로그램이 떠올랐다. 젊은이들이 떠나 노인들만이 사는 지방 소도시의 모습. 생활이 불편해지는 곳에서 점점 더 힘들어지는 노인들의 모습에서 저자의 말처럼 커뮤니티 케어 정책이 무엇인지 끝내 알 수 없을 것 같다.
호스피스는 말기 돌봄이 의료 기술 및 제도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그것들을 조합하고 활성화할 수 있는 돌봄 제공자의 삶의 조건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드러낸다.
치료가 아닌 돌봄과 관계가 있는 말기라는 시간은 지리멸렬에 빠지기 십상이다. 환자의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면 그제야 '말기' 딱지를 붙인 채 호스피스 전원이 이뤄진다.
호스피스를 '죽으러 가는 장소'가 아니라 모든 환자를 위한 '환대와 돌봄의 시공간'으로 더 과감하게 상상해야 한다. 시민들이 호스피스를 어렵지 않게 이용할 수 있는 사회라면 죽음의 풍경도 달라질 것이다.
4. 호스피스_왜 호스피스는 ‘임종 처리’ 기관이 되었나?
_조금 달라진 것이라면 근래에는 호스피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나 개인의 생각들이 변화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생각이나 사회적 인식에 따르지 못하는 의료 현장과 시스템이 이른바 선진국이라는 곳으로 안락사라는 이름의 죽음 여행을 떠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환자의 상태와 삶이 질을 '충분하게' 향상시키지 않고 수명만 연장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면 그 시술은 무의미한 연명의료가 될 수 있다.
고령화사회가 필연적으로 직면하게 된 문제를 윤리의 이름을 가족, 특히 여성(요양보호사, 간호사, 딸, 며느리 등) 책임으로 전가하고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존엄하지 못한 돌봄의 경험은 결국 존엄하지 못한 죽음으로 이어진다. 생애 말기 돌봄을 담당하는 주체의 열악한 노동조건을 개선하지 않으면서 의료적, 생물학적 돌봄만을 최선으로 여긴다.
5.콧줄_ 콧줄 단 채 생의 마지막을 맞아야 할까?
_저자의 통찰이 돋보이는 장이었다. 무의미한 연명의료가 문제이지만, 과연 자연사가 어떤 과정에 이른 자연사인지 존엄한 죽음의 질에 대한 밀도가 깊었다. 또한 돌봄 제공자의 경험이 존엄한 죽음으로 귀결되지 못한다는 논의에서 통찰이 보였다.
문제는 남성 환자의 특성과 보호자의 의료 집착이 말기 의료 결정을 어렵게 한다는 것이다.
정확한 의료적 판단과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한 의사의 입장에서는 '좋은 죽음'이었을지도 몰라도 환자가 떠난 이후의 세계를 살아가 보호자의 입장에서는 큰 상처이자 '나쁜 죽음'이었다.
보호자의 돌봄이 공론화되지 못하는 현실도 지적할 필요가 있다. 의료 현장에서 남성 환자의 침묵에 대해서는 모두 관심을 가진 반면에, 여성의 돌봄은 논의 주제도 되지 못했다. 남편, 아들, 부모까지 돌보면서 주변화되는 보호자의 일상은 침묵에 잠겼다. 그는 의료진과 환자의 눈치를 봐가며 가교 역할을 수행했다. 환자 치료에 전념하는 의료진에게 중요한 파트너였다. 의료진이 말기 의료결정 국면에서 그런 보호자를 두고 '가족주의'를 운운하는 것은 모순적이다. 환자와 의료진 모두 보호자(여성)에게 크게 의존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환자의 목소리가 공적으로 울려 퍼지려면 '환자의 자율성'만 강조할 게 아니라 그의 일상을 떠받치는 '돌봄'을 정의롭고 평등한 방식으로 재배치해야 한다.
6 말기 의료결정 — 누구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할까
_가장 힘들고 가늠하기 힘든 결정이 아닐까. 말기와 임종기의 혼용은 더욱 죽음의 타이밍에 대한 결정권을 갖게 하는 걸 힘들게 한다. 죽음은 타이밍의 문제라는 말이 깊이 박힌다.
환자의 건강은 '충분히' 증진되지 않은 한편, 보호자의 간병 부담은 '무한히'커지는 상황이 발생했다. 장기간 간병에 따른 낙담과 경제적 어려움은 이른바 '간병 살인'으로 이어졌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안락사의 '효과'가 아니라 오늘날 안락사가 논의되는 '방식'이다. 안락사가 전제하는 고통은 왜 개인적 수준에서만 논의되는가? 개인의 고통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맥락은 어디로 증발했는가?
안락사에 대한 열망, 바꿔 말해 죽음이 존엄, 권리, 고통의 문제가 된 현상은 의미심장하다. 그 열망은 불평등하고 취약한 삶의 조건 속에서 형성된 것이기 때문이다.
7 안락사 — 왜 어떤 사람들은 스스로 죽음을 앞당기고 싶어 할까?
_이 장에서는 개인의 고통이 미치는 사회적 맥락에 대한 성찰과 보다 많은 논의가 일어나야 한다는 걸 강조하는 저자의 외침이 또렷이 들린다. 각 장마다 저자의 분석과 그 분석을 통한 논의들은 촘촘히 순도 높게 쌓여서 더 많은 말들과 정책, 시스템의 완성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2부 보편적이고 존엄한 죽음을 상상하다
제사편에서 제사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보았다. 해방 이후 제사가 갖는 함의를 저자의 이 글에서 알게 되었다. 그저 가부장제의 시스템 속에서 여성들을 억압하는 풍속일 뿐이라는 생각이 더 컸다. 자라면서 또 집안에서 내가 경험했던 제사에서 여성은 타자였고, 힘든 가사 노동의 추가일 뿐이었기에. 저자의 말처럼 '오늘의 신성한 의례'에 대한 말을 하면서 정세랑의 '시선으로부터,'를 제시했던 점이 반가웠다. 나 역시 인상적으로 읽었던 소설이다.
무연고자편에서의 자기결정권은 또 그 의미가 복잡다단해서 개인의 죽음이 사회화로 넘어갈 때 개인성이 사라진 채 연명되다가 맞게 되는 죽음의 불평등한 모습을 보게 되었다. 또한 정상 가족이라는 틀에서 벗어난 1인 가족과 동거가구 비혼 가구와 같은 형태의 가족이 죽음에 이르렀을 때 그들을 인정하는 사회체계와 규범의 필요성도 뚜렷이 인식했다. 생활동반자법은 언제 국회에서 통과되어 법적인 효력을 발생할 수 있을까?
현충원편에서 죽음의 기억조차도 국가 통치적 서사와 연결된 죽음만을 인정하는 씁쓸한 서사를 보았다.
웰다잉편에서는 능동적인 죽음 준비 과정이라는 담론으로 한국 사회에 정착되었지만 개인의 노력만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집고 있다. 불평등한 삶의 조건에 놓인 이들에게 웰다잉이란 또 다른 사회적 성공 담론이 아닐까?
냉동인간편에서는 영화<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의 서사를 가져와서 기술적으로 연장된 삶이 인간의 삶으로 수용될 수 있는지 묻는다. 이 영화를 보면서 벤자민의 인생에 관한 서사가 꽤 강렬하게 다가왔던 기억이 난다. 아기가 되어 죽음을 맞이한다는 설정과 가족들과의 관계의 변화가 꽤나 역설적이었다는 느낌이었다.
영화관편에서는 이런 생각으로 영화관이라는 문화적 공간에서 삶을 다시 생각해 보게 하고 함께 관람하면서 같이 공유해 본다는 생각이 다른 관점과 시선의 참신함을 느꼈다. 개인의 문화적 취향의 공간이라고 생각했던 영화관에서 사회적 맥락과 논의를, 또한 죽음을 통해서 희망을 비추는 장소라고 말하는 저자의 생각의 폭이 다층적이고 신선하다.
'신난 조카들을 보면서 삼십 년 후, 어쩌면 그보다 더 이르레 찾아올 나의 마지막 순간을 상상한다. 아마도 곁에 가족은 없을 것이고 그때도 나는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아직 뜨거운 내 유골함을 들고 이 길을 걷게 될 이가 단정하고 예의 바르고 이 일에 능숙한 사람이면 좋겠다.'
"무슨 말을 그렇게까지 해? 시골 사람들이잖아. 당신이 귀엽고 좋아서 그러시는 거야."
"결혼 해. 좋은 일이 더 많아. 그런데 결혼해도 누구의 아내, 누구의 며느리 , 누구의 엄마가 되려고 하지 말고 너로 살아."
'진명아빠, 우리 딸, 우리 자랑스러운 딸이 빵점이래. 너무 서운하고 속상했는데 아니란 말이 선뜻 나오지를 않더라. 사실 야들 보는거 많이 힘들어.'
읽는데 너무 공감이 가는 부분들도 많았고, 또 안쓰럽다고 해야하나 그런 부분들이 많아서 금방 읽을 수 있었다. 중간에 있는 "무슨 말을•••" 이 부분에서는 되게 화가 많이 났다. 하지만 이런 일은 우리 대한민국에서 자주 일어나는 일이라는 사실이 참 안타깝다.
조남주 작가님은 82년생 김지영을 만드신 아주 유명한 작가님이시다. 처음에 작품을 영화로 먼저 보고 책으로 봤었다. 그때도 , 이때도 작가님은 여성을 위해 크게 소리치고, 알리셨다.
이런 작가님을 본받고 싶다. 그리고 이런 작가님이 많이 나오셔서 우리 사회에서 여자라고 구별되는 생명체들이 소외되지 않기를 , 차별받지 않기를 바란다.
#폭풍눈물
올해 출간된 소설 맞아? 요즘 세상에 이렇게 막돼먹은 시댁이 있다고?
양극성장애가 있는 시어머니와 그 사실을 숨기고 결혼한 남편. 뒤늦게 알게 된 은영은 친정에게 시어머니의 병을 알렸다는 이유만으로 이혼 통보를 받게 된다. 심지어 이혼 통보를 받았을 때가 둘째 출산 직전인 만삭의 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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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케, 우리 엄마는 석환이 서울 보내서 공부시키느라 고생을 얼마나 많이 했는지 몰라. 우리 엄마가 죽도록 고생해서 올케만 좋은 일 시켰지 뭐야. 올케가 우리 엄마한테 진짜 잘해줘야 해."
"이번에 내려가면 우리 엄마랑 영화 관람도 하고 그래."
시어머니는 아범은 일하게 두고 며느리가 손자만 데리고 오라고 몇 번을 말했었다.
"솔직히 매늘이 니가 무슨 복에 내 같은 시어매에 우리 아들내미 같이 잘생기고 똑똑한 남편을 만났는지 감사해야 할끼다."
"자기랑 처가에서 우리 집을 무시한다고 우리 누나가 이혼하래."
"시어머니와 시누이한테 용서를 빌면 이혼을 안 할 수도 있다고 말하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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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소설일 뿐인데, 나는 왜 이 책을 읽으면서 씩씩 거리고 있는 걸까? 나 진짜 과몰입 제대로 했네. 그래서 사람들이 막장 드라마를 좋아하나 보다.
#K책
프롤로그에서 본문으로 이어지는 구성이 독특하다는 느낌이었다.
보통의 역자 서문인가 싶었는데, 그 서문에서 이어지는 이야기의 흐름이 읽다 보니 어느새 한편의 이야기였다는 게 인상적이었다.
비솝과 리치의 일화를 번역한 저자 자신의 번역서가 등장하면서 액자 소설 같은 느낌도 받았다. 그리고 그 일화로 리치의 번역서도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화자인 나는 프리랜서 번역가로 홀시아버지와 무자녀로 살고 있는 여성이다. 화자가 자신의 결혼 생활의 실체를 시아버지의 병으로 인해 간병 생활을 하면서 알게 되는 과정과 결말이 가부장제의 민낯을 보았다는 느낌이 든다.
시아버지의 속마음이 드러났을 때, 장례식장에서의 친척들이 며느리에 대한 품평회를 할 때 드러난 남편 세진의 말들에서 파국의 결말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도입부에서의 비솝과 리치의 일화는 화자와 간병인 영옥과의 만남의 일화와 동일한 의미로 짜인 구조라는 건 해설을 통해서 확인했다. 두 사람의 짧다면 짧은 만남이지만 타인에 대한 연민과 공감은 이때가 유일한 때가 아니었나 싶다. 처음에는 선입견과 들려오는 풍문 때문에 사회적 격차의 시선이 존재했으나, 시아버지의 간병을 통한 과정 속에서 서로가 서로에 대한 다정한 연민과 공감이 느껴진다.
문학평론가의 해설이 매우 현학적이긴 하지만, 이 소설에 대한 의미를 소개하고 안내하는 글로서는 의미를 되새기면서 읽었다.
가부장제의 민낯, 돌봄 노동에 대한 낮은 인식, 여성에 대한 이중 잣대를 두껍지 않은 분량의 소설이지만 읽으면서 환기시켜 준다.
왜 여전히 돌봄 노동에 대해 여성에게 더 많은 기대와 요구를 하면서, 사회적으로는 낮은 임금과 인정받지 못하는 일들로 존재하고 있는 걸까. 성별에 따른 요구와 가치가 다르게 작동하기에 사회적 인식이나 제도도 언제나 차별되고 있다.
돌봄 노동의 가치 전환은 가부장제의 가치 전복으로 그 실제적 의미가 전환되리라고 생각된다.
자두가 제목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시아버지의 일화 속에서 등장했던 자두 일화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이었을까 생각해 본다. 작가의 의도한 의미는 무엇이었을지 궁금하기도 하다.
프리랜서에게 자비는 없다 - 강지영 외 4인
이 책은 몽실북스에서 영상화를 위한 단편 소설로 만든 책이다. 5명의 작가는 우리에게 익숙한 강지영, 전건우, 윤자영, 정명섭, 조영주 작가이다. 느와르 앤솔로지로 기획된 스토리들로 어두운 범죄를 다루는 다섯 편의 재미있는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다. 영상화를 의도하여 만들어진 스토리들로 단편들은 영화를 보는듯한 느낌이 들게 전개가 된다.
각 이야기들을 간략하게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프리랜서에게 자비는 없다 - 전건우
인기 없는 프리랜서 느와르 작가인 도민혁은 직원을 구한다는 스토리 회사에 입사지원을 한다. 그리고 다음날 새벽에 합격 문자를 받고 출근을 하게 된다. 회사로 전화를 거니 출근 복장은 검은 정장이라고 한다. 정장을 입고 출근한 그는 회사가 조금 이상함을 느끼게 된다. 서방유통이란 회사에는 모든 직원들이 조폭으로 보이는 그런 회사였다. 그런데 민혁이 이력서를 보낸 회사는 '아이 엠 스토리'라는 회사로 서방유통이 아니었지만 이상하게도 서방유통에 합격을 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가 만난 대표는 민혁이 하는 이야기를 끊으며 자기 회사에 대한 이야기만 한다. 본인이 지원한 회사가 아니라는 말을 하지 못하고 어정쩡하게 경력직 직원으로 소개된 민혁은 자신이 전설의 킬러 수리부엉이로 오해받고 있음을 깨닫는다. 멍하게 서서 회사의 사람들과 함께 있는 그때 철호라는 조직원이 머리에서 피를 흘리며 사람들에게 들려온다. 대표는 어떻게 된거냐고 묻자 조직원들은 야호파가 복수를 한 것이라고 대답하고 대표는 민혁에게 어떻게 하면 좋을지 묻는다. 그러자 임기응변으로 민혁은 그대로 갚아줘야 한다고 대답한다.
그리고 그는 동거중인 여자친구에게 이 이야기를 말하지 못하고 우선 이 회사에서 조금 버티다 전세자금대출을 받고 결혼할 계획으로 더 다녀보기로 한다. 그리고 그에게는 다양한 일들이 벌어지게 되는데...
분명히 스토리 회사에 입사지원을 한 민혁이 조직폭력배의 회사에 정직원으로 들어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재미있게 그린 이야기이다.
네고시에이터 최보람 - 강지영
강지영 작가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라서 기대하고 이 단편을 읽었다. 살인자의 쇼핑몰과 비슷하게 새로운 세계를 창조했다. 가족이 이민을 가고 혼자 한국에 남은 보람은 식물처럼 조용하게 살고 싶은 네고시에이터이다. 경제학과 출신으로 대학원에서 심리학 학위를 받고 테이터베이스 전문가를 거쳐 아동 납치 사설 기업의 네고시에이터가 된 그녀였다.
1월의 첫 케이스는 보람의 대학 선배이자 교수인 기준의 딸 연아가 납치된 케이스였다. 경찰이 개입하기 전 유괴범과 협상을 하는 것이 그녀의 임무였다. 아이가 유괴가 되었는데 아이의 엄마와 할머니는 의외로 침착하다. 보람은 아이를 유괴한 납치범의 CCTV를 분석하여 그녀의 신원을 확인하였다. 아이를 납치한 사람은 납치범 데이터베이스에 있는 32살의 정윤지였다.
보람은 정윤지의 폰에 문자를 보내 스마트폰을 해킹하고 그녀와 접촉을 시도한다. 그녀와 대화를 한 보람은 왠지 그녀가 주범이 아니라 이용당한다는 느낌이 든다. 정윤지는 전화를 왠 남자에게 건내주고 남자가 보람과 통화를 하게 된다. 그는 정윤지가 고용한 분쟁조정매니저라고 했다. 유괴범과 계약을 하고 돈을 받아내는 일을 하는 사람이었다. 유괴범은 아이의 몸값으로 40억을 요구한다. 아이의 할아버지의 재산까지 파악해둔 유괴범이었다. 그러나 아이는 기준이 이혼을 하고 두번째 결혼한 여자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이라 아이의 할아버지는 아이의 몸값에 돈을 주려고 하지 않는다. 할아버지를 설득하기 위해 보람과 연아의 할머니와 함께 찾아가는데 할아버지는 알수없는 소리를 한다. 돈을 뜯어낼 목적으로 아내와 며느리가 짜고 벌인 짓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분쟁조정매니저라고 한 남자의 목소리를 들은 기준은 그 목소리가 보람과 대학 동기인 현수라고 말한다. 그녀가 대학에 다닐때 사귀었던 그 남자 현수가 왜 이 일에 연관된 것일까? 연아의 할아버지가 한 말이 그녀를 어지럽게 만들었다. 무엇이 진실일까? 보람은 입사 동기이자 정보보안팀 소속 윤에게 전화를 걸어 연아의 사건에 대해 정보를 요청한다. 그리고 분쟁조정매니저의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분쟁조정매니저 김현수가 어떤 사람인지를 듣게 된다.
대체 김현수와 연아의 납치 사건은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일까? 후반으로 갈수록 이 사건의 비밀이 밝혀진다.
납치 사건을 중재하는 협상전문가와 납치범이 고용한 분쟁조정매니저가 있다는 상상이 재미있는 이야기이다.
중고차 파는 여자 - 윤자영
중고차 딜러로 일하는 37세 왕지혜에가 김현철이라는 남자가 찾아온다. 그는 일전에 중고차 사기사건에 당했을 때 왕지혜가 구해준 인연으로 알고 지내는 사이었다. 김현철은 아들이 음주운전으로 사람을 친 사건으로 사고를 당한 남자에게 1000만원을 주고 합의를 보았는데 사고를 당한 남자가 다시 1000만원을 더 요구한다며 사건의 해결을 부탁해왔다.
아들의 차의 블랙박스 SD카드는 이미 제거된 상태였고 지혜는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사고난 차를 수리한 카센터를 찾아간다. 사고난 차를 수리한 카센터 사장은 사고 당시 차량의 상태를 찍어둔 사진을 보여주며 차량이 동물을 들이받은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주었다.
김현철이 협박범을 주안역에서 만나는 동안 왕지혜와 그의 부하직원 덕준은 미리 그들이 만나기로 한 카페에 자리잡고 그들의 동태를 살핀다. 다시 천만원을 가져와 협박범들에게 건내는 김현철은 돈을 받으려면 그들의 주민등록증을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하여 남자의 주민등록증 내용을 종이에 적어둔다. 그리고 여자는 신분증이 없어서 사는 곳의 주소를 적어두었다. 남자와 여자가 카페를 나와 돌아가는 길을 지혜와 덕준이 미행한다.
그리고 그들이 사는 곳을 확인한 지혜는 어느날 그들이 술을 마시는 술집에 따라가 옆자리에 앉는다. 그런데 그 두명의 협박범은 한 명의 남자와 함께 술을 마시고 있었다. 그 남자는 왕지혜가 얼마전에 본 남자였다. 그리고 이 모든 사건을 이해하게 되는데....
중고차 딜러이면서 탐정같이 어려운 일을 해결해 주는 멋있는 여자 왕지혜의 캐릭터는 요즘 뜨고 있는 걸크러쉬형 여자 주인공을 연상시킨다.
아직 독립하지 못한 형사 - 조영주
모든 것을 기억하는 형사 나영은 1978년생으로 마포경찰서 민원봉사실 소속 경찰이다. 그녀는 마포경찰서 맞은편에 있는 붉은 약국의 단골이다. 이 약국의 한켠에는 서점이 자리잡고 있다. 나영은 이 서점에 책을 사기위해 자주 들린다.
약사는 이 책방을 '아직 독립하지 못한 책방'이라고 부르며 줄여서 아독방이라고 불렀다. 나영에게 이 서점을 알려준 사람은 몇년전 정년퇴직한 강력팀 팀장 친진이었다. 나영은 친진이 서재에 소장하는 책들을 빌려 읽다 모든 책을 다 읽은 후 친진의 소개로 이 아독방을 알게된 것이다.
반년전 나영은 마포경찰서 강력1팀 팀장이었다. 그런데 살인사건 현장에서 멋대로 현장을 훼손하고 상부의 지시를 어기고 월권행위를 하는 바람에 2계급 강등에 6개월의 정직 처분을 받은 후 민원봉사실로 배정을 받은 것이었다. 민원봉사실에는 2계급 강등당한 나영과 같은 박경위가 있었다. 나이는 50대 초반으로 그는 수시로 나영에게 성희롱 및 성추행을 일삼았다. 그때 그녀의 어려운 상황을 막아준 사람이 노이경 경위였다. 키도 크고 시원시원한 노이경 경위는 자기가 수사하는 일을 도와달라고 나영을 설득한다. 나영은 그녀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그녀가 요구하는 지역을 오토바이로 탐색하며 홍대 일대에 마약을 유통하고 있는 가출팸 출신의 파파를 찾는일을 돕게 된다.
어느날 서점에 간 나영에게 약사가 이상한 말을 한다. 자신의 단골 고객 중 한분이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말을 한 것이다. 나영은 약사로부터 받은 고객의 주소지로 차를 몰고 조사를 간다. 고객은 제이디라는 닉네임으로 그의 집엔 그랜드 피아노가 놓여있었고 악보가 놓여 있었다. 악보 제목은 '나를 찾아주세요' 였다.
안약사와 사건을 조사하던 나영은 작곡가 제이드에게 고양이가 70마리가 있었음을 알게 된다. 그런데 그의 집엔 현재 6마리의 고양이만 남아있었고 그가 고양이를 찾기 위해 집을 나간것으로 판단하고 동네를 수색하게 된다. 그러면서 고양이 실종 사건과 제이드의 실종의 실마리를 찾게 되는데...
작열통 - 정명섭
이 책에서 가장 재미있게 읽은 단편 소설이다. 너무나 유명한 정명섭 작가의 필력을 새삼 실감하게 되는 스토리와 빠른 전개가 매력적인 이야기이다. 자녀들의 영어 말하기 대회 본선에 참석하기 위해 부모들이 제공된 버스에 함께 타고 길을 떠난다. 개최측에서는 주차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버스를 하나 제공하고 그들을 한 버스에 태워 행사장으로 향하는 중이었다.
한참을 달리던 버스 앞으로 한대의 SUV가 끼어들며 차를 막고 섰다. 순식간에 길을 막는 바람에 급정거를 한 버스 안은 아수라장이 되고 버스에 함께 탑승했던 학교 보안관 김태경이 그들을 막고 선 차를 향해 버스에서 내려 다가갔다. 잠시 후 복면을 쓰고 총을 든 두 명의 괴한이 김태경에게 총을 겨누고 버스 안으로 들어온다. 그들이 든 총이 진짜 총임을 증명하려고 버스 바닥에 총을 쏜 그들은 겁에 질려 덜덜떠는 버스 안의 학부모들에게 검은 비닐 봉투를 쓰도록 지시한다. 그리고 버스의 뒷편에 폭탄을 장착하고 무전기와 모니터를 연결하고 버스에서 내린다. 그리고 버스는 잠시 후 덜컹덜컹하더니 한 곳에 정차한다.버스 주위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그들은 귀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집중하고 있었다.
그들이 설치하고 간 모니터를 통해 괴한은 그들에게 얼굴에 쓴 봉투를 벗어도 된다고 말한다. 버스의 주변이 벽으로 둘러싼 곳에 버스가 빠져있는 상태로 보였다. 그리고 버스가 빠져있는 그 곳으로 포크레인이 모래를 들이부어 버스 주변은 온통 모래로 둘러쌓이게 된다.
괴한은 모니터를 통해 그들이 은폐하고 왜곡한 유준혁 학생의 자살 사건의 진상을 밝히고 진상을 화면에 자백하고 용서를 빌면 구해주겠다는 협박을 한다. 버스 안에서는 서로 자기 아이는 직접적인 살해에 가담하지 않았다며 옥신각신하면서 버스는 점점 공기가 희박해진다. 그들은 진짜 범인이 누구인지 밝히고 그들의 죄를 자백할 것인가?
영상화를 처음부터 계획하고 쓴 스토리들이라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으로 읽은 이야기들이다. 단편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읽어보길 권한다.
누구에게나 쉼이 필요합니다. 쉼이라고 해서 대단한 것은 없습니다. 그저 편안하게 숨을 내쉴 수 있는 상태면 됩니다. 편안하게 숨 쉴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릅니다. 바쁜 시간을 쪼개 여행을 가고, 정신없이 사람들을 만나 술 마시고 수다 떠는 일은 쉬는 게 아닙니다. 그냥 잠시 잊으려고 몸부림치는 것이지요. (p.17)
지난 몇 년, 나는 꽤 아팠던 것 같다. 그런데 제대로 아픈 줄도 몰라서, 아프다고 말할 줄도 몰라서 그냥 앓으며 그 시간을 버텨왔던 것 같다. 우연인지, 친구들도 각자의 아픔을 겪었기에, 우리는 오히려 말 대신 그저 옆에 있었고, 일상을 담담히 살아냈다. 그때는 몰랐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래서 버텨온 것 같다.
처음 이 책을 들고는 한참이나 표지만 바라보았다. 마음이 흔들리는 마흔. 영영 오지 않을 것 같던 마흔이란 단어와 흔들린다는 말의 조합이 이렇게 마음에 닿을 일인가. 마흔은 내게 아주 먼일 같았으나 코앞으로 다가와 있고, 마흔은 그저 단단히 살아지는 나이인 줄 알았더니 불혹이라는 단어가 무색하게 여전히 세상에 정신을 빼앗기고, 마음이 흔들린다. 아 그렇구나. 마음이 흔들려 마흔인 줄 알았다는 말은 진짜구나.
'인생 항로를 잃어버린 엄마들을 위한 단단한 마음 철학'이라더니, 처음에는 나를 많이 울렸다. 이룬 게 없을 거라고, 콤플렉스도 여전할 거라고, 감정에 청소가 필요하다고. 참 웃기게도 울음에는 카타르시스가 숨어있다는 말이 진짜인지 실컷 울며 마음이 시원해졌다. 그리고 그렇게 울고 나니 내가 좀 보이더라. 가장 공감이 갔던 것은 고통에 의미를 두지 말라는 말이었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직면한 고통을 잘근잘근 씹어 여러 번에 걸쳐 소화하느라 더 아프다. 실제 고통의 크기보다 더 아픈 까닭이 스스로 고통을 키우는 것 때문임을 또 한 번 생각했다.
또 아이와 나는 독립적 인격체라는 것을 잊지 말고 '남 대하듯' 아이를 대하기로 마음먹었다. 물론 아이를 덜 사랑하자는 말이 아니다. 그저 아이의 인격을, 성향을, 성격을 존중하여 말로 상처입히지 말고, 표정으로 때리지 말며, 나를 투영하지도 말자는 것. 또 반대로 아이에게 생긴 결과를 나의 책임으로 만들어 아파하지도 말자는 다짐을 했다. (쉽지는 않겠지만)
중간항로의 시기를 성공적으로 헤쳐나가려면 일단 항구에 정박한 배를 출발시켜야 합니다. '최선'을 선택하기 위해 망설일 필요는 없습니다. 어떤 선택이든 자신이 책임지겠다는 생각으로 일단 출발하는 겁니다. 이제 행동을 미루지 않길 바랍니다. 지난 40년간 미뤘으면 충분합니다. (p.216)
어떤 문장은 호된 꾸중처럼 아팠고, 어떤 문장은 따뜻한 위로처럼 힘이 되었다. 그러나 책에 집중하면 할수록 내 마음이 들렸다. 돌아보니 내가 아팠던 순간들은 '김 대리', '아내', '며느리' 등 완전히 내가 아닌, 나의 한 순간순간들이었다. 제대로 하는 것이 없어 육아 자체가 버겁지는 않았으나, 나는 필요 이상으로 '엄마'의 무게를 짊어지려 하고 살아왔던 것 같기도 하다. 어느새 너무 당연해진 이름들을 내려놓고 나를 오롯이 바라보는 연습이 필요함을, 오롯이 나의 목소리를 들어줄 사람은 오직 나뿐임을 너무 오래 잊고 살았다.
터널 같은 시간을 그래도 좀 지나왔다는 생각이 들던 요즈음. 내 마음이 조금 더 단단해져 있음을 깨닫는다. 그래, 나의 중간 항로 즈음을 지나는 마흔을 그 단단함으로 맞이해야지. 이 책 덕분에, 내가 진짜 마흔이 되었을 때는 조금은 더 단단해져 있을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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