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고구마를 먹을 때마다 “고구마구마”, “맛있구마~”를 외친다.
2. 고구마구마 책을 가지고 온다.
3. 고구마구마를 읽으며 고구마를 먹는다. (누군지 찾아가며)
아마 고구마구마를 읽은 집이라면 이런 비슷한 루틴하나쯤은 가지고 있을 듯 하다. 우리집도 여전히 아주 촌스러운 말투로 맛있구마~를 외쳐주어야 한다. 그런데 이게 뭔 일이람! 조금 더 고구마스럽게(?) 읽어야 할 책이 하나 더 탄생했으니, 그 이름하야 “고구마유”. 지난번 책을 워낙 재미있게 읽었던 터라 아무 말 없이 책상 위에 얹어놓았더니 어느새 스스로 가지고가서 후루룩 읽어버렸다. 전작에서는 까막눈이었던 꼬맹이가 자라, 스스로 고구마유를 혼자 소리내 읽더니 내 옆에 와서 깔깔거리며 말한다. “고구마 좀 삶아봐유”. 그렇게 우리는 고구마를 먹으며 고구마구마와 고구마유를 읽었다.
일단 이 고구마시리즈들을 강력추천하는 첫번째 이유는 일러스트가 너무나 재미있다. 익살 넘치는 그림체, 표지의 집 스티커 등 아이들에게 저절로 웃음을 선물하기에, 책을 좋아하지 않는 아이도 이 책만큼은 읽어달라고 할 듯하다. 책 좋아하는 아이? 말해 뭐해~.
자, 두번째 이유! 정말 끝도 없이 방귀들이 나온다. 아마 어른들은 알거다. 똥이나 방귀만큼 아이들이 재미있어 하는 소재가 또 있을까. 이 책은 이름도 방귀, 일러스트도 연신 방귀다. 그래서 조금만 연기력을 가미해 읽어준다면 단숨에 온 동네 꼬마들에게 인기를 얻게 될 것이다.
세번째 이유이자, 우리집에서 가장 인기 있던 이유는 “나눌 이야기가 많다”는 거다. 사실 우리집은 책을 읽으며 참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보기도 하고 스케치북에 그림을 그려보기도 한다. 이 책을 읽은 후에는 위로 위로 올라가는 고구마를 10개쯤 그렸고, 주렁주렁 매달린 고구마도 잔뜩 그렸다. 그리고 우리가 고구마가 되어 생성부터 탈출(캐지기)까지 동작을 해보기도 했다. 책 한권으로 두시간을 넘게 놀 수 있다니! 이런 집콕시대에 완전 감사하구마유~
마침 집에서 고구마를 많이 먹는 계절이 왔다. 생활하는 그 모든 순간이 교육이고 추억이라고 했던가. 아이와 함께 “고구마구마”에 나오는 다양한 조리법으로 고구마를 먹어보기도 하고, “고구마유”에 나오는 방귀권법들로 목적지에 이르는 놀이도 해보시기를 권해본다. 아마 그 순간, 우리집처럼 신나고 즐거운 고구마세상이 열리게 될 것이다.
아, 루틴을 하나 추가해본다.
4. 고구마를 먹고 만난 방귀가 누군지 이야기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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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서평을 목적으로 지원받았습니다.
아마 책을 거의 읽지 않은 사람도 류시화 시인의 이름은 알 것 같다. 조금 더 나아가 외눈박이 물고기도 알 것 같다. 연탄재를 발로 차지 말라는 안도현 시인 만큼이나, 달이 떴다고 전화를 받아 행복한 김용택 시인만큼이나, 세상에게 사랑 받는 시인이 아닐까. 그런 류시화 시인이 고르고 고른 시집이라니. 이건 고민할 필요도 없이 픽(!)이다. 앞서 그가 엮어낸 몇 권의 책들처럼, 이 책 역시 앞으로 삶의 구비구비에서 내게 조용한 답을 내어줄 책이 될 듯하다.
일단 책 제목부터 마음을 퉁퉁 두드린다. 마음챙김의 시라니. 실제 마음이 허하고 힘든 날이면 시집을 꺼내 뒤적이는 나로써는 눈물이 날 것 같은 날에 꺼내볼 시집이 또 한 권 생긴 샘이다. 더욱이 이 책은 오롯이 내가 힘든 날 꺼내볼 시들이 가득해서 더욱 좋았다. 한마디 덧붙이자면 사랑으로 힘든 날보다는 인간 본연의 고민, 앞으로의 나에 대한 고민이 드는 날 읽으면 더욱 좋을 시집이다.
시집을 놓고 리뷰를 하자니 사실은 꽤나 어렵다. 두꺼운 소설이나 학습서적보다 더 어려운 것 같다. 그런데 한가지 확실한 것은, 가을의 길목에 들어서는 이 즈음, 한번쯤 읽어두면 떨어지는 낙엽에도 덜 외로울 느낌이다. 또 한 해를 마감하며 이뤄놓은 것이 없다는 절망이, 조금이라도 덜 느껴질 것 같은 책이다.
군더더기 하나 없는 하얀 표지에 손을 얹어본다. 그리고 마음 챙김이라는 글씨를 가만히 손으로 따라가본다. 과연 내 마음은 언제 챙겨보았던 건지, 일을 챙기고 가족을 챙기고 하는 사이, 내 마음은 얼마나 방치해두었던 건지 가만히 생각해본다. 그리고 이 가을은, 꼭 내 마음도 한번 챙겨보리라고 가만히 다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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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줄인 글입니다. 본문은 블로그로)
상대와 잘 지내고 싶은 마음은 갑을 없는 수평적 관계를 추구하지만, 잘 보이고 싶은 모습은 자신도 모르게 수직적 관계를 만든다. 무의식적으로 상대의 눈치를 살피게 되고, 상대가 원하지 않은 친절을 기꺼이 베풀게 된다. (p.33)
자존감은 결국 자신에게 유리한 것을 취사선택해 나가는 힘이다. 좋은 선택을 많이 할수록 그 삶은 더욱 건강해진다. 나는 우리가 자신에게 형벌을 내리는 집행자가 아니라 자신을 구제하는 구원자가 되기를 바란다. 나의 구원자는 바로 나 자신이다. (p.94)
상대적 박탈감의 행심은 박탈감이 아니라 상대적에 잇다. 상대적 비교와 평가가 따라붙어 괴로운 것이다. (p.140)
성장의 한복판에 서 있는 사람은 심한 성장통을 겪는 중이라서 다른 것을 살펴볼 여력이 없다. 열심히 문제를 풀고 있는 아이에게 점수를 매기겠다면서 시험지를 뺏지 말자. 유치원생도 완성하지 못한 그림은 의미 있는 대상에게 들키고 싶어하지 않는다. (p.175)
감히 누군가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면, 나는 직장생활의 3.6.9년 차에 해당하는 이들과 도대체 나는 뭘 잘하고, 무엇을 하고 살아야 할지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권하고 싶다. 그리고 이 책은 편안한 자세로 누워서 읽기보다는 책상이나 식탁에 바르게 앉아 메모할 준비를 하며 읽었으면 좋겠다. 책을 읽으며 제시된 문장들로 자신의 개별성을 인지해보기도 하고, 감정언어들도 직접 기록해보기를 바란다. 분명 그 시간들을 통해 자신을 들여다보고, 생각할 시간을 얻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현재는 코로나로 인해 타인에게 무엇인가를 전파할 시간이 부족하지만, 기회가 닿는다면 직원들에게도 이 책에 제시된 감정언어들을 전파해주고 싶다. 어쩌면 우리가 마음이 괴롭다고 느끼는 까닭은 내 감정이 어느 지점에, 어떻게 있는지를 모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많았는데 이 책을 읽으며 더욱 명확히 내 감정을 보다 객관적인 단어로 표현한다면, 감정에서 오는 괴로움이 상당히 가벼워질 수 있으리라 느꼈다.
한때는 나도 개인주의와 이기주의의 모호함을 고민했던 사람이다. 하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따로 또 같이”의 개념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여러 번 배우게 된다. 부부관계도 부모와 자식간의 관계도 “따로 또 같이”만 명확하다면 사실은 오히려 더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크게 깨달은 바는, 내가 나의 감정을 정확히 인지하지 않고서는 그 누구도 내 감정을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는 것과, 열등감이나 상대적 박탈감 등은 어쩌면 내가 나를 지키지 못해서 일어나는 일이라는 것이었다. 물론 이 책을 읽자마자 내가 엄청 강해져서 나를 지킬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적어도 내가 내 마음을 아프게 하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할 수만 있어도, 꽤 좋은 출발선이라고 생각한다. 또 내 감정을 오롯이 들여다보는 과정 자체가 매우 중요한 것이기도 하고.
그동안 내가 너무 예민하다고, 내가 너무 날카롭다고- 타인에게 나를 끼워 맞추던 수많은 말들을 던져본다. 나는 내 기준에서 지극히 정상이고, 나는 내 기준의 모든 좌표가 아니었던가. 그리고 또 한발 나아가 생각해본다. 너무 예민하다고 생각했던 타인의 마음을, 너무 날카롭다고 생각했던 타인의 기분을. 그렇게 나를, 또 타인을 객관적으로 받아들이는 연습을 통해 우리의 감정은, 우리의 마음은 회복탄력성을 키워가게 되리라 믿는다.
한참 뒤죽박죽 하던 내 마음에 명쾌한 답을 던져준 좋은 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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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서평을 목적으로 지원받았습니다.
어제 내가 보낸 하루는 어떤 이름을 갖고 있을까? 이름 없는 영화를 본 것처럼 나의 어제 하루도 이름 없는 시간이었을까? (p.76)
제목부터 나의 호기심을 자극했던 이 책. 하필이면 이 책을 받은 후 참 많은 일이 있었던 터라 늦게 이 책을 펼쳤다. 읽어야 할 책이 너무나 쌓여있기에 무엇을 먼저 읽어야 할지 고민도 했으나, 난 이 책을 가장 먼저 꺼내 들었다. 촌스럽다는 말 자체가 너무나 예스러워진 지금, 이 책은 무엇 때문에 그 모든 것이 괜찮다고 할까. 왜 촌스러워도 괜찮다는 걸까.
이 책은 짧은 에세이들이 모인 책이다. 그런데 그 에세이가 길이보다 꽤나 깊다. 어떤 글은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넘겨지는가 하면, 어떤 글은 쉬이 넘길 수 없어 여러 번을 다시 읽게 한다. 이 글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나이 지긋한 선생님께서 수업의 시작이나 끝 무렵, 한마디씩 던져주시는 그런 삶의 노하우같다. 같은 반에 앉은 모두가 같이 듣지만, 어느 누구에는 인생 최고의 한마디가 되고, 어느 누구에는 그저 지나갈 뿐인 그런 말. 그래서 내게 닿지 않는 이야기는 그저 가볍게 공감하며 읽었고, 내게 닿는 이야기는 여러 번 되새겼다. 내 마음에 닿은 몇 문장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 걱정하고 있다면 당장 그것을 그만두어라. 두려움은 포기를 만들기도 하지만 성장을 만들기도 한다. (p.110)
- 사랑할수록 바라보자. 상대방의 마음이 같은 방향이라면 굳이 끌려고 하지 않아도 같은 길을 가게 될 것이다. (p.145)
- 너는 너대로 빛나거라. 나는 나대로 빛날 테니. (p.179)
최근 너무나 허망한 일을 겪었다. 나와 직접적으로 관계되었다고 말하긴 다소 무리가 있으나, 늘 곁에서 적어도 일 이주에 한번은 얼굴을 맞대던 이의 깊은 슬픔. 너무나 준비되지 않은,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되었을 일이기에 옆에서 그 일을 바라보는 나도 너무 힘들었다. 여전히 나는 그 일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했고, 옆에서 함께 지켜보는 우리 모두는 그저 살아내는 것으로 그 시간들을 이기고 있는 것 같다. 우리가 그들의 아픔을 감히 온전히 이해할 수 없기에, 모두는 아무 말 없이 그저 그들의 곁에서 늘 그랬듯 하루를 살아낼 뿐인 것이다. 어쩌면 이조차도 참 촌스러운 일인지 모른다. 뭔가 따뜻한 말로 위로를 건네기보다는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할 이들과 같이 앉아 밥을 먹는 일. 같이 소주잔을 기울이며 그저 웃고, 울고, 그렇게 있어주는 일. 그러나 그 모든 것은 각자의 속도가 있으니, 옆에서 억지로 노를 저어주는 것보다 그저 가만히 옆에 앉아주는 것이 더 따뜻한 일임을 우리는 안다.
왜 이렇게 하루가 빠듯하고 정신이 없냐는 저자의 말은, 어쩌면 우리도 백 번도 넘게 해왔던 말이다. 하지만 결국 그 모든 것은 우리 안에 있다. 우리가 각자의 속도로 살아내고 있듯, 그 모든 답도 우리 안에 있는 것이다.
이 책은 그렇게 나를 마주하게 한다. 강하게 두드리는 것도 아니고, 뭔가 큰 대단한 깨우침을 주는 책은 아닐지 모르지만, 내 안에 숨은 나를 마주하게 하는 책이었다. 어쩌면 책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제 역할을 하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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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이 이렇게 약해져 있었구나. 나 역시 조금 놀랐다. (p.79)
강세형의 글을 좋아한다. 그래서 오랜만에 만난 문장들이 너무나 반가웠다. 책을 받자마자 단숨에 읽어버렸다. 그런데도 내가 리뷰를 쓰는데 며칠이 걸린 것은, 여러 번 다시 읽었기 때문이다. 마음에 닿은 문장들이 많아서, 또 읽어도 그려 러나 하고 자꾸만 다시 읽었다. 읽을 때 마다 다른 문장들이 마음에 닿았고, 괜히 가슴이 찡했다.
그러니 참 신기한 일이다. 시간이 흐른다는 것. 늙는다는 것. 그렇게 서로에게서 약한 모습을 본다는 것. 그것이 오히려, 사람과 사람 사이에 다리가 되어줄 수 있다는 게 말이다. (p.145)
나에게 늘 위로가 되는 이에게 책의 한 구절을 읽어주었다. 어쩌다 한 권씩 책을 읽는 사람인데, 내 목소리로 그 문장을 들으니 가슴에 오래오래 남을 것 같다는 대답을 들었다. 그래서 나에게도 이 문장은 오래 가슴에 남을 것 같다. 그를 위로하기 위해 읽어주었는데, 그 말에 나도 위로를 받았다. 그래, 위로는 그런 법이다. 강세형 작가의 말처럼 엉뚱하고 희한한 곳에서 위로를 찾게 되는 것.
우리는 매일, 기다렸던 내일을 하루씩 지워간다. 수많은 내일이 조금씩 수많은 어제로 변해간다. 그 과정을 통해 수많은 내일을 겪어내며 우리는 배워간다. 그렇게 기다렸던 내일이, 꼭 내가 원하고 바랐던 그 모습 그대로의 내일은 아니라는 것을. (p.166)
아마 더 어린 시절의 나였다면 이 문장들을 이해하지 못했을 듯하다. 마음 먹으면 무엇이든 될 수 있고, 이룰 수 있다고 믿었던 시절도 있었기에 말이다. 하지만 나는 이제 꽤 나이를 먹었고, 꽤 어른이 되어가는 중이다. 그래서 우리의 내일이 내가 바란 모습이 아님도 알고, 때로는 내 기대이상의 내일이 되기도 한다는 것을 이미 안다. 그래서 나는 이 문장이 마음에 깊게 남았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딸이 글을 쓰는 것으로 먹고 사는 것을 못 미더워 한다는 작가의 말에 나는 사실은 살짝 질투가 났다. 나도 늘 글을 써서 밥 먹고 살고 싶었는데, 그와는 다른 삶을 살고 있기에, 퇴근 후에 밤을 새워 책을 읽는 딸에게 “진아. 책도 좋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취미잖아. 잠은 자야지.” 하고 말하는 엄마를 보며- 책이 취미가 아닌 특기면 좋겠다는 생각을 속으로만 삼키는 딸이기에. 그래서 또 속으로 내일의 나는 조금 더 다른 나이기를 살짝, 욕심내보기도 했다.
멀리서 보면 누구의 삶이나 참 쉽다는 말이, 하지만 누구나 위로가 필요한 삶을 산다는 말이 가슴에 이토록 남는 것은 아무래도 나 역시 그것들을 다 이해한 나이가 되었기 때문이겠지. 누군가의 삶은 한결 나아 보이는 게, 나보다 낫기 때문이 아니라 내가 다소 거리를 두고 보기 때문임을 이제 이해한 나이가 되어서겠지. 물론 그것 자체가 위로가 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럼에도 그런 이해 속에 또 하루를 살아간다. 희한한 것들, 기대하지 않은 것들, 엉뚱한 것들에게서 위로를 받으며. 오늘 이 책의 문장들에게서 투박하고도 따뜻한 위로를 얻었듯 말이다.
때때로 내가 누군가에게 위로를 받고, 또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는 삶이라면 – 그것이 내가 기대한 바이든 그렇지 않든 – 또 그것만으로도 살만한 삶임을 알아가는 하루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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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오서재#희한한위로#강세형#에세이
떡볶이에서는요, 골목 냄새가 나요.
골목 냄새가 뭐냐면, 담이 낮은 집들이 쭉 늘어섰고, 고무줄 놀이도 겨우 할 만큼 좁은 골목들이 막 엉켜 있는데요, 초입에 붉은 포장을 친 떡볶이 집이 있거든요. 합판을 몇 장 겹쳐 만든 긴 의자에 올라 앉아 다를 대롱거리며 백 원짜리 동전 몇 닢을 아줌마에게 건네면 비닐을 씌운 멜라민 접시에 빨간 떡볶이를 가득 담아줘요. 이쑤시개로 밀떡 하나 집어 넣으면 참 달콤도 하지. 종이컵에 부어주는 어묵 국물 후후 불어 마시면 등 뒤로 저녁 바람이 스쳐요. 노을 묻은 저녁 바람 아시죠? (p. 47 김서령, 어느 떡볶이 청년의 순정에 대하여)
이 책의 첫 장쯤을 펼쳤을 때였던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로 다섯 손가락에 꼽는 김서령작가님이 그랬다. 본인의 떡볶이는 좀 매울 거라고. 그런데 처음으로 작가님의 말에 토를 달아본다. “아니요. 그냥 매운게 아니라 씁쓸하게 매워요. 쿨피스 말고, 아주 차가운 생수로 입을 헹궈야 할 것처럼 세상이 맵고, 속이 쓰려요”. 라고. 혹자는 말하겠지. 무슨 놈의 떡볶이를 놓고 세상이 맵고 속이 쓰리냐고. 그러나 곰곰히 생각해봐라. 누구나 하나쯤 가지고 있다. 떡볶이에 얽힌 자신만의 서사시가.
나에게도 떡볶이를 먹을 때마다 떠오르는 얼굴이 하나 있다. 그와 떡볶이만 먹은 것도 아닌데, 세상 다양한 진미를 나에게 먹여준 사람인데 이상하게도 떡볶이를 앞에 높으면 그가 생각난다. 난 맵고 짠 음식을 즐기지 않는 편인데, 유독 떡볶이를 좋아한다. 그래서일까? 그는 꽤 먼 거리를 달려 떡볶이 집에 나를 앉혔다. 어린애를 대하듯 튀긴 만두를 내 떡볶이에 얹어주고, 내 쿨피스 잔이 컵의 허리 깨에 내려앉으면 또 쿨피스를 채워 주웠다. 그는 언제나 내게 쿨피스처럼 달콤한 사람이었다.
이 책에는 10명의 작가, 10개의 떡볶이 이야기, 그리고 아주 많은 이들의 인생이 담겨있다. 짧은 이야기도 있고, 꽤 긴 이야기도 있다. 퍽이나 유쾌한 이야기도 있고, 퍽이나 깊은 이야기도 있다. 그런데 참 신기하게도 이야기 하나하나에서 우리의 삶을 느낄 수 있고, 우리 인생 어느 시점을 꺼내 보게 되기도 한다. 남우에게서는 유쾌한 웃음을- 한대리에게서는 가슴 쓰린 아픔을, 효나의 이야기에서는 분노와 원통함을 느꼈다.
나는 이 책을 오래도록 읽었다. 아팠고, 힘들었고, 고민했고, 울었다. 그래서 사실 생각보다 늦은 리뷰를 쓰는 거다. 리뷰 자체를 참으로 오랜만에 남기는데, 한동안의 나는 마구 흔들리고 마구 슬퍼하고 마구 기뻐하고 마구 행복해하고 마구 울고 마구 웃었다. 그러는 사이에 나는 또 조금 자랐다. 또 한번 나의 아군과 적군을 구분하는 법을 배웠고 거리를 두어야 할 사람을, 가까이 두어야 할 사람을 구분하게 되었다. 이것은 마치 김치 안에서 덜 갈려진 생강을 찾아내는 일과 같고, 떡볶이 안에 숨겨진 단 하나의 계란을 찾아내는 일과 같다.
수오서재의 책은 언제나 나를 생각하게 한다. 언제나 나를 고민하게 한다. 길었던 나의 고민에 일단은 마침표를 찍어본다. 쉼표를 찍으려다 마침표를 찍는 것은 나에게는 여전히 그리고, 그러나, 그런데, 반면 등의 수많은 접속사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완벽한 떡볶이 한 그릇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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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떡볶이로부터#김서령#수오서재#김슬아#조영주
이 책의 리뷰를 쓰기 전에 미리 한가지 말해두고 싶다. 이 책에 나오는 말들을 모두가 마음에 세기고 살면 좋겠다고. 나도, 또 당신도 그렇게 살면 좋겠다고.
나는 서비스업에 종사하는데 처음 이 일을 시작할 때부터 마르고 닳도록 들었고, 나도 수없이 이야기하며 지내온 말은 “언어 및 서비스의 무형성”이었다. 말이나 서비스는 형태가 없으므로 순식간에 사라지기도 하고, 쉽게 표본화하거니 객관화할 수 없다고. 당연히 그럴 듯 하다고 생각하고 십여 년을 지내왔는데, 문득 이 책을 읽으며 그 생각들이 다 사라지는 기분이 들었다. 나의 십여 년을 엎어준 책, 지금부터 소개해보려 한다.
이 책은 언어를 형태화한다. 즉, 유형성을 부여하는 것이다.
아름다운 말은 꽃이라고, 상처를 입히는 말은 못처럼 생겼을 것이라고. 물론 꽃도 여러 가지이기에 저자는 그것에 대해 다양한 관점으로 풀어두었고, 왜 못처럼 생겨 누군가에게 상처를 입히는지도 생각하게 했다. 나도 오늘 누군가에게 못을 쏟아냈고, 누군가도 나에게 못을 쏟아냈는데 이 책을 읽으며 눈물이 핑 돌았다.
사실은 어린이보다는 어른들에게 더욱 깨달음을 주는 책이었다. 우리 아이는 그저 순수하게 이 책을 받아들였고, 나는 이런저런 생각이 들어서 눈물이 핑 돌기도 했고, 마음이 시큰하기도 했다.
이 글의 서두에 모두가 마음에 담았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한 것이, 언어가 모양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누군가에게 상처를 입히지 않고, 아프게 하지도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나도 앞으로 말을 할 때, 내 말의 모양을 생각해보면 조금 더 신중하게 말하게 되리라는 생각이 든다.
내 말이 못이라고 생각한다면 누군가에게 쉬이 쏟아내지 못할 것 아닌가.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이 책의 내용을 마음에 깊게 담았으면 좋겠다. 그러면 세상이 조금 더 따뜻하고 부드럽게 되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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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모든 것이 아름답다는 말을 아는가. 가톨릭에서는 어린아이 같은 마음만이 하느님 나라에 갈 수 있는 말도 있을 정도니 어린이의 마음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는 설명하지 않아도 이해가 된다. 실제 나는 그 말을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했다가 엄마가 되어 모든 것을 이해했다. 아이의 눈에는 감자도 귀엽고, 풀꽃도 귀엽고, 지나가는 개미도 귀엽다. 엘리베이터의 과적소리도 웃기고, 방구소리도 웃기다. 하다못해 물방울만 튀어도 즐겁고 비누거품만 나도 행복하다. 아. 나도 아이처럼 살 수 있다면!
여기에 그 모든 아름다움이 다 반영된 그림책이 있다. 제목은 바로 “누구네 아기야?”.
사실 표지만 보고 생각해보기를 아기가 기어서 어디론가 나갔나,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책을 읽어보니 그보다 훨씬 귀여운 그림책이었다. 아이는 아이의 기준으로, 세상은 세상의 기준으로 서로를 바라보며 귀엽고 앙증맞고 아름다운 눈이 된다. 그래서 아기들의 눈에는 세상 모든 것이 아름답다는 말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
아이와 읽기 좋았던 포인트는 누구의 아이인지 이야기하기도 좋았고, 알록달록한 색채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너무 좋았다. 또 본인이 기저귀 찼던 동그란 엉덩이 시절을 떠올리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더없이 따뜻한 순간이었다.
어느새 5살이 된 우리 아이는 본인의 어린 시절 사진을 보며 귀엽다거나 사랑스럽다는 말을 종종 하곤 한다. 내 눈에는 여전히 아기인 녀석이 그런 말을 하니 웃길 때도 있고 가슴이 쌔할 때도 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우리 아이가 얼마나 자랐는지, 얼마나 잘 크고 있는지를 새삼 깨달았다. 그리고 가슴이 헛헛하기도 하고, 뭉클하기도 했다.
내년에 이 책을 다시 같이 읽으면 또 어떤 이야기를 나누게 될까.
그 이야기가 기대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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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의자.
흰 표지에 빨간 의자 하나만 그려진 이 책. 표지부터 강렬했고, 펼쳐서 첫 페이지를 읽는데 이미 느꼈다. 아 뭔가 강렬한 한방이 들어있구나! 하고.
아니나 다를까. 기록된 문장보다 기록되지 않은 수많은 문장을 마음으로 읽는 기분이랄까.
이 그림책은 내가 좋아하는 구조의 그림책이다.
첫 장과 마지막 장이 같은 문장으로 이루어진, 그래서 생각할 것이 많은 책.
최근 들어 소개하는 그림책들이 대체로 어른들 위주의 그림책이라 안타까웠는데, 이 그림책은 아이들에게도 어른들에게도 아주 좋을 것 같다. 어른들은 생각하며 한 장 한 장 그림을 감상하면 좋을 듯하고, 아이는 이런저런 상상과 대화를 이끌어가면서 아이만의 스토리, 아이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보면 너무나 좋을 듯 한 책이다. 또 중간에 팝업 형태로 펼치는 페이지도 있어서 아이들의 상상력에 큰 도움을 주리라 생각한다.
나는 최근 “휴머니얼”이란 책을 읽고 있어서 인지 이 그림책을 만나며 인간에 대해, 동물에 대해, 또 지구에 대해, 생명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고, 우리 아이는 더불어 사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혼자 앉아있으면 너무 외롭고 슬픈데, 다 함께 있어서 행복해졌다, 마음이 동글동글해졌다 라는 스토리를 만들었다.)
우리 아이보다 조금 더 큰 아이라면 이 책을 활용해 직접 의자에 누군가를 앉혀보는 그림을 그리는 것도 너무 좋을 듯 하고, 이 책이 다시 인쇄될 때에는 필름지에 인쇄되어 겹쳐지는 그림 형태로 만들어져도 너무 좋을 듯 하다.
아무튼 엄마의 감성과 아이의 상상력 모두를 자극해준 그림책!
그림과 문장이 단조로운 책이라 내부는 많이 찍지 않았다. 매우 매력적인 책이니 ,꼭 한번 실물명접 하시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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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핵심역량은 무엇인가요?”
이런 질문 받아보셨나요? 남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자신만의 능력이 있다는 것이 세상을 살아가며 남들과 관계하며, 얼마나 긴요한지는 굳이 부인할 필요 없겠지요. 어차피 자신이 갖고 있는 자원을 적당히 활용하고 주위를 둘러싼 환경을 적절히 고려해야 원하는 삶, 바라는 목표를 이룰 수 있지 않겠습니까? (p.60)
이 책을 읽으며, 또 리뷰를 쓰며 얻어맞는 기분이었다. 실제 나는 독서모임에 이 책을 소개하며 맞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일단 베타의 각성에 대한 부분은 내 개인적 분야에서 나를 따끔히 혼내는 기분이었고, 고객을 대하는, 또 고객을 대하는 사람들을 관리하는 업무를 하는 사람으로써 뒷부분을 읽으면서도 따끔히 혼이 나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혼난 만큼 내게 남긴 것도 많은 책임은 분명히 밝혀둔다. 자, 당신이 완벽함에 목을 매는 사람이라면. 사소한 것에 이불킥을 하는 사람이라면. 늘 노력하고 있지만 A급이 되는 게 먼 일처럼 느껴진다면, 일단은 이 책을 펴라. 그래, 나에게 사기 당한다는 기분이라도 좋다. 이번엔 사기를 당해줘라. 만약 당신에게 잘 맞는 책이라면 나처럼 따끔히 혼나고 뭔가 하나를 배울 테고, 맞지 않는 책이라고 할지라도 2만원도 되지 않는 사기이니 걸어 볼만한 모험 아닌가. (그리고 사기 당한 책에도 한 두 줄은 꼭 건질게 있다. 아. 전혀 아닌 책도 물론 있긴 있다. 작년에 2권 그랬다. )
- 완벽하면 좋지요. 완벽하면 나쁠 게 뭐 있습니까. 문제는 그 완벽함을 얻기 위해 잃는 것들입니다. 우리네 일상에서는 몸에 배어있는 주의력만으로도 대부분의 경우 대부분이 커버됩니다. 대부분이 아닌 모든 부분이 커버되고 물 셀 틈이 없으려면,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체크하고 또 체크해야 합니다. 사실 대부분이 커버되는 “쓱 한번 훑기”보다 훨씬 더 큰 집중력이 필요하지요. 집중은 스트레스로 이어지고 스트레스는 또 다른 중요한 일들을 망치기도 합니다. (p.63)
- 모든 것에 변화를 주기는 어렵습니다. 근본적인 것을 바꾸고, 뼛속까지 바꾸기는 현실적이지 않습니다. (P.89)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적인 파트는 “주지 마라. 원하지 않을 때는” 이었다. 사실 우리가 사람 사이에서도, 고객과의 관계에서도 이 말만큼 정답이 어디 있겠는가. 소중한 상대에게, 귀한 고객에게 아낌없이 주지 말라는 말은 참 냉정하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너무나 공감이 되는 말이다. 원하는 것을 주는 것만큼 원하지 않을 때 주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은 내 마음을 마구 때렸다. 우리는 업무에서도 사람관계에 있어서도 넘치게 준다. 그래 놓고 상대방이 부담스러워하면 호의를 무시당했다고 슬퍼한다. “사서 해주고 슬퍼하는” 비용도 마음도 버리는 짓을 한다는 것이다. 어쩌면 이 말은 과거의 “선배님”들이 들었다면 쓸 데 없는 소리 말고 퍼주라고 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요즘 같은 초 개인주의라면 너무나 맞는 말이다. 세상은 너무나 빨라지고 있고, 짧게 변하는 “나” 중심의 누군가를 만난다. 그래서 우리도 같이 빨리 변해야 하고, 변화에 빠르게 적응해야 한다.
사실은 이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더 이상 최고가 되기 위해, A급이 되기 위해 애쓰기 보다는 나만의 전략, 나만의 베타를 개발하는 게 훨씬 나은 전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득, 오늘 엄마와 나누었던 이야기를 떠올려본다. 책을 목숨 걸고 읽지 않으면 뭐 어떻고, 그렇게 오래도록 네 이름 단 책 한 권 못 내면 또 어떠냐고, 너는 지금 너로 잘 살고 있는 거라는 엄마의 말이 가슴에 묵직하게 맺힌다. 그래, 어쩌면 나는 꽤 긴 세월, 남이 정해놓은 기준으로 살려 노력했는지 모르겠다. 그러면서 늘 힘들어하고 욕심을 냈던 건지도. 물론 여전히 놓을 자신은 없지만, 업무 역시 무엇 하나 내려놓고 어깨에 힘을 뺄 자신도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일부터 나는 나의 베타를 찾아보려 한다.
그리고, 꽤 오랫동안 쥐고 있었던 욕심들을 내려놔볼까, 나에게 맞는 조각을 찾아 떠나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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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자연을 건드리지 않는 게 더 좋다는 계산을 이제 드디어 사람들이 할지도 모른다. 그런 희망이 생긴 겁니다. 몇 년마다 한 번씩 이런 대재앙에 휘둘릴 수는 없어요. 생태적 전환만이 살 길이에요. (p.41)
처음 코로나19 소식을 접한 날을 떠올려본다. 우한이라는 낯선 지역에 어떤 병이 발병했다고 했고, 그 병이 치명적으로 퍼진다는. 사실은 낯설고, 그렇게 대단한 병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코로나는 어느새 반년이 다 되도록 우리의 생활을 흔들어대고 있다. 나는 눈물이 날 것 같던 아이의 어린이집 졸업식을, 그토록 설레던 아이의 유치원 입학식을, 기다리던 벚꽃놀이를, 손가락까지 걸고 약속 받았던 바닷길을, 봄 옷을 마음껏 꺼내 입을 자격을, 마스크를 쓰지 않고 다닐 자유를 다 빼앗겼다. 어떤 이들은 건강을, 자유를, 심지어는 생명을. 언제인가 창문을 내려다보며 코로나는 밖을 자유롭게 다니는 데, 나는 놀이터도 못 간다며 엉엉 울던 아이의 뒷모습이 여전히 가슴에 서늘히 맺힌다.
사실은 이 책은 읽고 싶기도 했고, 싫기도 했다. 코로나 사태, 그리고 그것에 관련된 사회 경제적 개념을 가지고 싶기는 했으나, 이 책을 읽음으로써 내가 마치 코로나를 인정해버리는 것 같은 느낌도 들어 궁금함과 거부감을 동시에 안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 모든 사람을 안전하게 지키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물론 그 전에도 세계화의 영향으로 세계가 하나고 우리가 떨어져 사는 게 아니구나, 이런 인식들이 퍼졌죠. 이번 사태로도 드러났잖아요. 중국의 지방도시 시장에서 시작되었다는 바이러스가 지금 전 세계에 위기를 몰고 왔으니까요. 그러니까 지구의 모든 사람들이 연결돼 있다는 걸 실감할 수 있는 거죠. (p.61)
- 사람들이 화장지 회사에 언제 생산이 되냐고 물어보면 모른다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중국에서 재료가 와야 되는데 그걸 알 수가 없기 때문이에요. (p.107)
개인적으로 몇 권의 책을 흥미로이 읽었던 김경일 교수님, <차이나는 클래스>의 최재붕 교수님, <나쁜 사마리아인들>의 장하준 교수님들 여러 분야의 저명한 이들의 담화 형식으로 엮인 이 책은 담화라서 더 없이 좋았고, 그래서 더 쉬이 이해가 되었다. 사실 쉽게 이해되지 않을 이야기들을 쉽게 쓰는 것은 오히려 더 어렵다. (뭐 물론 쉬운 이야기를 매우 어렵게 쓰는 이들도 있기에, 무엇이 더 어려운지는 굳이 따지지 않겠으나 말이다.)
이 책을 통해 그동안 또 쉽게 잊고 살았던 사스와 신종플루, 메르스 등 우리를 위협한 바이러스들을 다시 짚어볼 수 있었고, 바이러스의 주기가 짧아지는 원인을 매우 쉽게 정리하여 풀어준 덕분에 머리에 갖지 못했던 개념들을 정리할 수 있었다.
솔직하게 이야기하자면 이 책을 읽을수록, 뒤로 갈수록 인간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이 많아졌다. 호모사피엔스라는 탈을 쓰고, 자연과의 넘치는 접촉을 한다는 대목에서는 우리가 인두겁을 쓰고도 얼마나 인간 같지 않은 짓을 하고 사는지, 얼마나 현명하지 않은 사람으로 사는지 고민이 앞섰다.
사실 여전히 우린 정상괘도에 올라서지 못했다. 그런데 이쯤에서 내가 묻고 싶었던 것은 우리가 살았던 “정상적인 삶”은 어느 시점일까? 우리가 송두리째 빼앗겼다고 느끼는 것들은 언제부터 우리의 것이었고, 당연한 것이었던가. 그것은 여전히 명확하지 않지만, 이 책을 읽고 난 후 한가지만은 매우 명확하게 알 것 같다. 적당한 삶을 누리려는 자세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말이다. 그동안 우리가 믿어왔던 것들의 기준이 사실은 모두 흔들렸다. 그래서 우리는 이제 새 기준을 가져야 하고, 새로운 것을 수립해야 한다.
어떤 측면에서는 코로나 가운데의 지금보다, 탈 코로나 상태의 대비가 세상을, 나라를, 경제를 좌우할 수 있다고 보기에 더 많이 이해하고, 더 많이 인내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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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니 온통 아름다웠습니다.
이 한마디로 시작되는 이 책을, 당신이 꽃같이 돌아왔으면 좋겠다는 이 책을 어찌 펼치지 않을 수 있다는 말인가. 나는 이 책의 제목에서부터, 책을 펼친 순간부터 손에서 쉽게 놓을 수 없으리란 것을 예감했다. 아니나다를까. 이 책은 읽는 내내 코가 시큰했고, 가슴이 아팠다. 치매. 내가 아직 겪어본 일은 아니지만 이미 주변인들에게 너무나 많이 익숙해져 있는 이 병은 어쩌면 현대인들이 안고 갈 숙제인지도 모른다.
언제인가 치매에 대해 혹자는 “힘들었던 뇌가 다시 어린이가 되는 과정”이라고 표현했다. 아마 이 책의 저자는 딱 그런 마음으로 그들을 대했으리라 싶다. 여러 상황, 여러 이야기였지만 한결 같은 따뜻함으로 바라본 느낌이랄까? 아무래도 책이다 보니 더욱 그렇게 기록되었겠지만 적어도 저자의 단어나, 언어에서는 충분한 온기가 느껴졌다.
- 할머니는 아마 오래 전부터 그랬을 것이다. 아무도 일어나지 않은 새벽에 정갈하게 머리를 묶은 뒤, 부뚜막 위에 우물에서 제일 먼저 길어온 물 한 그릇을 올려놓고, 정성을 다해 두 손을 비비며 기도했을 것이다. (p.27)
- 삶은 당신의 손을 쉬이 놓지 않습니다. (2부 제목)
- 대게 아픈 노인들은 삶의 마침표를 찍기 위해서 죽음의 몇몇 징후가 보인 후에도 몇 달에서 길게는 몇 년까지 죽어가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p.17)
사랑하는 사람이 세상에서 죽고 없는 것은 어떤 기분이 들까? 그냥 헤어지는 게 아니라, 만나지 않고 사는 게 아니라 아예 만날 수 없는 사람이 된다면, 다시는 그 목소리도, 웃음소리도 듣지 못하게 된다면 어떤 마음으로 살게 될 까. 아니 살 수는 있을까? 누군가와 다시는 보지 못한다는 생각만으로도 울컥 눈물이 쏟아질 때가 있는데, 정말 그런 날이 온다면 숨이나 쉴 수 있을까.
그런데 이 책은 그 죽음마저 매우 담담히 기록한다. 치매로 오래 아팠던 이들의 이야기라 그런지는 몰라도 죽음이 오히려 쉼의 느낌으로, 마침표의 느낌으로 느껴져서 죽음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해보기도 했다. 또 아직은 젊은 우리지만, 그럼에도 우리에 대해, 나에 대해, 또 내 주변 사람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기도 했고.
제목도 서정적이고, 그림도, 내용도 너무나 서정적이어서 책을 많이 보지 않는 이들도 매우 쉬이 읽어낼 수 있을 듯한 책이었고, 담담한 문장을 통해 본인을 들여다보는 계기가 되기도 할 것 같은 생각이 많이 드는 책이었다.
복잡한 일정과 마음 상태로 시작해서, 정갈한 마음으로 덮을 수 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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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아마 “두꺼비아줌마”가 살고 있을 것 같다. 여러 분야의 두꺼비아줌마. 어떤 면에서는 나도 그런 면모가 있을 테고, 또 한편으로는 모두 각자의 분야에서 작은 개구리로 살고 있겠지. 이 책을 읽으며 누군가에게 “작은 개구리”가 얼마나 큰 역할을 지니는 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누군가에게 의미 없는 한마디가 어떤 이에게는 그게 얼마나 큰 의미가 될 수 있는지를 다시 생각해보았다.
이 책을 아이와 읽을 때에는 꼭 말의 힘에 대해 이야기해보면 좋을 것 같다. 사실 나는 아이에게 책을 읽어줄 때, 꼭 내가 먼저 읽어보고 어떤 포인트에 맞추어 이야기해줄지 생각해보곤 한다. 그래서 다른 엄마들도 맹목적으로 책을 읽어주지 말고, 무엇인가 아이와 나눌 대화를 먼저 생각해보면 좋겠다. 그것이 아이와 또 나에게 얼마나 많은 것을 남기는지 알게 된다면 누구든 그렇게 하게 되리라.
이 책을 아이에게 보여주며 그림만으로 이야기를 나눌 때 아이는 이야기를 나누고, 무엇인가를 나누는 아줌마로 표현했고, 이야기를 읽고 난 후에는 고맙다는 말이, 미안하다는 말이 참 행복한 말이라고 기뻐했다. 아 이 보물 같은 녀석이라니!
그러고 보면 나는 참으로 보물 같은 아이를 키우고 있다. 사소한 일에도 고마워, 미안해- 그런 말을 참 잘하고 사랑한다고, 행복하다고 표현하는 아이. 사실 나도 직업적인 성향으로 고맙다는 말과 미안하다는 말을 참 잘하지만, 내 아이를 볼 때마다 참 보물 같은 아이라고 수십 번 생각하게 된다. 이 책을 먼저 읽으며 내내 행복했다. 그 작은 개구리가 우리 아이 같아서, 내내 행복했고 보기 좋았다. 아마 나는 오래도록 이 이야기를 내내 우리 아이의 예쁜 마음으로 기억하게 될 것 같다.
제목만으로는 익살스러운 두꺼비 이야기를 생각했지만, 이렇게 마음이 따뜻한 책일 줄이야. 엄마도 아이도 따뜻해지는 그런 포근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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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의 최대의 적은 ‘공포’다. 그러니 학원 6년 다닌 초등 6학년 아이에게 영어책 쥐여주면 “이건 안 배운 거예요. 잘 못 읽겠어요” 하지. (p.76)
책 육아한다는 엄마들 중에 하은 맘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실제 내 주변에 책을 그다지 읽지 않은 사람들도 하은맘은 알고 있을 정도니 그녀가 얼마나 유명인인지 설명하지 않아도 좋다. 특히나 나 역시 하은맘이기에 더욱 관심이 갔다.
나는 하은맘의 책을 다 읽었는데, 이 책에 대해 누군가 묻는다면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책육아를한다면 한번은 읽고 가야 할 책이라고. 모든 것을 다 따라 할 필요도 없고 그럴 수도 없지만, 이 책은 “현실육아”지침서이니 부디 한번쯤은 읽어보고 내 육아에 맞추어 보길 바란다. (절대 똑같이 따라하라는 말이 아니다. 나만의 육아법을 찾으라는 말이다.)
- 책육아의 길, 외로웠다. 손가락질 하며 비아냥거리지만 않을 뿐, 무시하는 이, 의아하게 생각하는 이,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며 혀를 차는 이도 있었다. 집에 책밖에 없다고 유난 떠는 엄마 취급, 고집쟁이 애미 취급, 나이 들어 애 낳아 세상물정 모르는 엄마 취급, 더 잘 클 수 있는 내 아집으로 억누르는 무식한 엄마 취급 다 당해봤다. (p.127)
이 부분에서 정말 공감이 갔다. 나에게도 주변에서 참 많이 하는 말이니까. 애가 장난감에 크게 관심이 없단 내 말에도 “그럴리가. 장난감을 안 사주니 애가 모르겠지” 등으로 응수하는 경우도 봤으니까. 하지만 실제로 우리아이는 인형이나 단순한 구조의 새 장난감에 보이는 관심은 3시간이다. 3시간이 지나면 더 이상 그 장난감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블록이나 교구는 마르고 닳도록 가지고 노는 것을 보면, 아이는 단순 장난감에 흥미가 적은 편이다.
- 책육아의 핵심은 다독이다. 비싸고 좋은 책 100개월 할부로 한 질 사서 1년간 정독시키고 반복해 자기 것으로 소화하면, 그 후에 또 한 질의 비싼 전입을 들이는 육아의 본질을 모르는 수많은 엄마들. 헌데 난 그들을 탓하고 싶은 맘 전혀 없다. 정독을 시킬 수 밖에 없게 만드는 가계를 위협하는 사악한 전집 가격 때문이다. (p.154)
이 부분이야말로 내 마음에 쏙 들었던 문장이다. 사실 나 역시 책을 무지막지하게 사는 사람 중에 하나인데 (최근에 살짝 주춤했다.) 그런 나를 보면서 의아해하는 사람도 많았고, 너무 과하다고 하는 사람도 많았다. (물론 꽁으로 그 책을 탐내는 사람도 많았고) 그런데 나는 그 모든 사람들을 그냥 깡그리 무시했다. 나와 다른 길을 걷는 사람들의 터치를 굳이 다 신경 쓰고 싶지 않았다고나 할까. 나와 흥미가 같은 사람들, 나와 생각이 같은 이들과 같은 길을 걸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참 현실적인 충고라는 생각도 했고, 사실 이 집 “하은이”가 좋은 대학을 간 게 참 다행이라는 생각도 했다. 책 육아를 나쁘게 보는, 엄마표 영어를 우습게 보는 이들에게 보란 듯히 한 방 먹인 것 아닐까 하고.
오늘도 책육아를, 엄마표영어를 고민하는 이들이여, 고민하지 말고 당장 시작해라. 무엇이 되었든, 무엇을 하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나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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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의 최대의 적은 ‘공포’다. 그러니 학원 6년 다닌 초등 6학년 아이에게 영어책 쥐여주면 “이건 안 배운 거예요. 잘 못 읽겠어요” 하지. (p.76)
책 육아한다는 엄마들 중에 하은 맘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실제 내 주변에 책을 그다지 읽지 않은 사람들도 하은맘은 알고 있을 정도니 그녀가 얼마나 유명인인지 설명하지 않아도 좋다. 특히나 나 역시 하은맘이기에 더욱 관심이 갔다.
나는 하은맘의 책을 다 읽었는데, 이 책에 대해 누군가 묻는다면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책육아를한다면 한번은 읽고 가야 할 책이라고. 모든 것을 다 따라 할 필요도 없고 그럴 수도 없지만, 이 책은 “현실육아”지침서이니 부디 한번쯤은 읽어보고 내 육아에 맞추어 보길 바란다. (절대 똑같이 따라하라는 말이 아니다. 나만의 육아법을 찾으라는 말이다.)
- 책육아의 길, 외로웠다. 손가락질 하며 비아냥거리지만 않을 뿐, 무시하는 이, 의아하게 생각하는 이,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며 혀를 차는 이도 있었다. 집에 책밖에 없다고 유난 떠는 엄마 취급, 고집쟁이 애미 취급, 나이 들어 애 낳아 세상물정 모르는 엄마 취급, 더 잘 클 수 있는 내 아집으로 억누르는 무식한 엄마 취급 다 당해봤다. (p.127)
이 부분에서 정말 공감이 갔다. 나에게도 주변에서 참 많이 하는 말이니까. 애가 장난감에 크게 관심이 없단 내 말에도 “그럴리가. 장난감을 안 사주니 애가 모르겠지” 등으로 응수하는 경우도 봤으니까. 하지만 실제로 우리아이는 인형이나 단순한 구조의 새 장난감에 보이는 관심은 3시간이다. 3시간이 지나면 더 이상 그 장난감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블록이나 교구는 마르고 닳도록 가지고 노는 것을 보면, 아이는 단순 장난감에 흥미가 적은 편이다.
- 책육아의 핵심은 다독이다. 비싸고 좋은 책 100개월 할부로 한 질 사서 1년간 정독시키고 반복해 자기 것으로 소화하면, 그 후에 또 한 질의 비싼 전입을 들이는 육아의 본질을 모르는 수많은 엄마들. 헌데 난 그들을 탓하고 싶은 맘 전혀 없다. 정독을 시킬 수 밖에 없게 만드는 가계를 위협하는 사악한 전집 가격 때문이다. (p.154)
이 부분이야말로 내 마음에 쏙 들었던 문장이다. 사실 나 역시 책을 무지막지하게 사는 사람 중에 하나인데 (최근에 살짝 주춤했다.) 그런 나를 보면서 의아해하는 사람도 많았고, 너무 과하다고 하는 사람도 많았다. (물론 꽁으로 그 책을 탐내는 사람도 많았고) 그런데 나는 그 모든 사람들을 그냥 깡그리 무시했다. 나와 다른 길을 걷는 사람들의 터치를 굳이 다 신경 쓰고 싶지 않았다고나 할까. 나와 흥미가 같은 사람들, 나와 생각이 같은 이들과 같은 길을 걸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참 현실적인 충고라는 생각도 했고, 사실 이 집 “하은이”가 좋은 대학을 간 게 참 다행이라는 생각도 했다. 책 육아를 나쁘게 보는, 엄마표 영어를 우습게 보는 이들에게 보란 듯히 한 방 먹인 것 아닐까 하고.
오늘도 책육아를, 엄마표영어를 고민하는 이들이여, 고민하지 말고 당장 시작해라. 무엇이 되었든, 무엇을 하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나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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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에 취약한 사람은 당연히 “면역력이 떨어져있는 사람”입니다. 실제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사망한 사람들 대부분이 고령층이거나 기저 질환자 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또 질환이 있을수록 면역력이 낮아 코로나 19에 감염되었을 때 치명적인 상황에 이를 가능성이 높은 것이죠. (p.45)
코로나19. 아마 2020년의 가장 큰 화두는 코로나19였을 테다. 아마 꽤 오랫동안 사회경제 이야기에 코로나가 빠지지 않을 것이며, 한동안은 우리 생활과 경제를 오래도록 쥐고 흔들, 무시무시한 바이러스일 테다. 나 역시 그 코로나19로 생활에 많은 타격을 받았고, 생활의 흐름이 바뀌었으니 이 얼마나 세상에 큰 타격을 주었는가. 그래서 이럴 때 이런 책은 더욱 간절히 읽혀진다. 개인적으로 가장 읽지 않는 분야가 의학관련 서적인데, 시국이 시국인지라 이 책도 집중하여 읽었다.
- 갑자기 피로감이 심해지는 경우 제일 먼저 해야 할 것은 종합검사입니다. 피로를 유발할 만한 질병을 찾아내 치료하는 것이 최우선이기 때문입니다. (p.54)
- 항셍제를 남용하지 말아야 합니다. 항생제는 유익균이 포함된 세균층을 망가뜨리는 폭탄과도 같습니다. 물론 항생제를 꼭 써야 하는 상황이라면 당연히 써야 하지만, 무분별한 항생제 사용은 세균 생태계를 파괴하는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주치의와 상의해 신중하게 사용해야 합니다. (p.81)
- 많은 사람들이 머리가 아프거나 어지러움을 느낄 때 뇌졸중에 대한 공포감을 느끼지만, 사실 뇌졸중은 전조 증상이 거의 없습니다. (p.174)
사실 개인적으로 최근 뇌질환에 대한 공포를 느낀 적이 있다. 매우 가깝게 지내는 이의 가족이 아팠고, 그로 인해 그 사람이 너무 힘들어했기에 나 역시 뇌질환에 대해 공포를 느꼈던 터였다. 그 사람이 종종 머리가 아프다고 할 때마다 나는 불안했고, 무서웠다. 그 사람도 혹시나 아프기라도 할 까봐 무서웠다. 그래서 뇌질환에 대해 기록된 부분을 매우 열심히 읽었고, 꼼꼼히 기록했다. 또 읽으며 기록된 부분들을 체크하며, 내용을 줄여 전송해주기도 했다.
앞으로도 한참이나 우리 몸을 사용해야 하는데, 우리는 우리 몸을 너무 몰랐다. 그저 내가 몸이 피곤하다고, 힘들다고 느끼기만 했을 뿐 그것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랐다. 내 몸이 보내는 신호, 내 몸이 표현하는 것들을 어떻게 귀 기울여야 할지 몰랐으니까.
물론 나는 여전히 의학적 지식도 없고, 큰 관심도 없지만 이 책을 읽음으로써 내 몸이 보내는 신호들에 더 귀를 기울여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우리 몸은 시스템이다.
당신의 몸은 오늘 호신호를 보내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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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하필 사람들은 누군가 전혀 의도하지도 않은 말에 상처를 받으며, 일면식도 없고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던진 인종 차별주의적인 비난에 모욕을 느끼는 것일까? (p.83)
품위. 모든 인간이 마땅히 지켜야 하는 태도. 그렇지만 꽤 많은 사람들이 쉽게 잊고, 어떠한 경우의 “나”는 지키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태도가 아닐까. 나는 사실 이 책의 제목을 접한 순간부터 굉장한 공감을 느꼈다. 때때로 기본도 되지 않은 사람들을 접하며 화가 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나의 어떠한 태도도 그렇게 느껴지지는 않을지 생각할 때도 있었다. 그래서 이 책은 내 속을 시원하게 해주기도 했지만, 나에 대해 한번 더 돌아보게 만드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 책이 특히나 흥미로웠던 점은, 몇몇 유명인사들의 태도에서 내가 느꼈던 점들을, 저자 역시 비슷한 감정으로 느끼고 있었던 점인데, 어찌나 담담히 이야기를 풀어 갔는지, 읽는 동안에 나도 더욱 명쾌해지는 느낌이었다.
- 역설적이게도 현재 우리는 지금 처한 상황이 무언가 잘못되었으며, 어딘가 잘못된 길로 들어서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p.112)
권력을 가진 자의 무례를 어디까지 용납해야 하는지 늘 고민하고, 그래서 늘 낮은 자 편에 선 사람들을 응원하곤 했는데 저자는 이 부분에 대해 매우 신랄하고도 담담하게 기록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프랑스 대선 등을 예로 들며 지위나 권위가 높은 이들의 태도를 어디까지 받아들여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는 그의 지적은 놀랍게 느껴졌다. 우리는 어디서 분별을 잃어버린 걸까. 우리는 어떤 판단을 잃고, 어떤 것에 눈이 어두워서 살아가고 있을까.
- 인간에게는 아주 오래된 갈망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세상을 명쾌하게 설명해주며 세상을 보다 단순하고도 이해하기 쉽도록 만들어주는 ‘이야기’를 향한 그리움이다. (p.154)
저자가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매우 탐미적이다. 학습적인 태도인데 그게 고리타분한 게 아니라 지적인 느낌이다. 매우 지적인 형태로 이야기를 끌어가기에 재미있고, 즐겁다. 그래서 책이 전혀 지겹지 않았고 재미있었다.
- “서로 다르다”는 점을 숙지해야만 하고, 타인에 대한 “책무를 잊는 것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 나는 이 표현이 꽤나 마음에 든다. 그 이유는 우선 이 문장이 강요나 명령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p.242)
우리가 종종 당하면서도 당한지 몰랐던 무례. 또 알면서 거부할 수 없던 무례. 기타 등등 나도 모르는 사이에 범하곤 했던 무례, 당하곤 했던 무례들. 그 것들을 담담히 이야기하는 저자 덕분에 나의 하루를, 나의 생활을 점점 돌아보게 되었다.
어떤 책은 읽으면서도 그냥 읽고 말아지는 책이 있고, 어떤 책은 읽은 후에 마음에 남는 것들이 있다. 이 책은 내게 나름의 인상을 남긴다. 품위라는 단어가 그리 익숙한 사회문화는 아니지만, 우리도 한층 높은 문화를 이끌어 가기 위해 품위를 지키며 공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 아닌가. 모두가 힘든 시기, 모두가 예민한 지금- 우리는 우리가 살기 위해, 또 더불어 살기 위해 한번쯤 돌아볼 우리를 짚어볼 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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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이 찾아오면 있는 그대로의 슬픔에 충분히 머무르는 것이 중요해요. 그래야 슬픔이 고여 있지 않고 강물처럼 흘러가게 되죠. (해빙노트 중에서)
얼마 전, 더 해빙이라는 책을 읽고 참 생각이 많았다는 리뷰를 남긴 적이 있다. (더해빙 : http://blog.yes24.com/document/12194773) 이번에 소개하려는 책은 더해빙의 실전노트인 “해빙노트”다.
해빙노트는 매일 간단한 것들을 기록하며 자신의 감정을 기록하게 하는 책이다. I have로 상태를 적고, I feel 로 감정을 표현하게 하는 그런 책. 이 책이 더욱 매력적인 이유는 감정을 잘 적지 못하는 경우를 위해 예시의 감정이 기록되어 있다. 그래서 그 것에 동그라미를 쳐도 된다. 하다 보면 괜찮지만, 처음에는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그런 제시어들을 통해 내 감정을 끌어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물론 이 해빙노트를 보는 것만으로는 다소 막연할지도 모른다. 더 해빙을 읽고 난 후 자신의 감정을 기록하면 훨씬 더 좋을 것 같다.
문장의 예를 들어보자면 “I have”에 노트북. 책. 무드등을 기록하고 “I feel” 시작에 “평안하다” 동그라미를 친다. <노트북과 책, 무드등으로 나의 식탁시간을 마련할 수 있어서 평안하고 행복하다. 내가 이렇게 책을 읽는 이 시간을 사랑한다.>라고 적어본다. 물론 금전적인 부분은 제외한 해빙노트이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기록하다 보면 내 기록이 점점 심플하고 쉬워지며, 객관적으로 변화할 수 있어진다. 또 이것을 기록하다 보면 시간이 지난 후에 내 삶의 흐름을 읽을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한다. 그게 기록의 힘이다.
수오서재에서 나오는 책들을 참 좋아한다. 개인적으로 담백하고 알찬 책이라고 생각하기에. <더 해빙과 해빙노트>는 수오서재의 책 중 가장 실용적인 책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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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는 섹스, 초콜릿, 쇼핑과 더불어 우리에게 본질적인 기쁨을 주는 쾌락 활동 중 하나다. 문제성 음주는 말 그대로 문제지만, 전문가들의 지배적 관점은 그것이 물질 중독이라기보다는 심리적 문제라는 것이다. 우리의 삶의 많은 영역에서와 마찬가지로 과도한 알코올 섭취를 조절하기 위해 자제력을 발휘해야 한다. (p.58)
최근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드라마가 있다. 불륜과 배신 등에 대해 적나라하게 다룬. 나는 드라마를 꼬박꼬박 챙겨보는 스타일도 아닐뿐더러, 영화든 드라마든 비극적인 것을 그다지 즐기지 않는 편이기에 걸렀다. (부정적 영향의 것들을 보고 오래 힘겨워하기 때문에 친구가 “너는 절대 시청하지 말아야 할 드라마”라고 표현했기에 더욱 피하기도 했고.) 아무튼 그 드라마에서 김희애가 이 책을 읽고 있어서 이 책은 더욱 유명세를 탔는데, 나는 감히 말한다. 이 책은 아마 그 드라마에 출현하지 않았더라도 “핫”했을 책이다.
음주. 과속, 욕. 어쩌면 모든 사람들의 잠재 속에 존재하는 욕망이지만 은근히 덮어놓고 사는 것들인지 모른다. 그러나 그것들의 긍정적 영향을 생각한다면 그것을 무조건 나쁘다고 생각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 외에도 섹스, 게으름 피우기, 일 미루기, 낙서 등 그리 나쁘지 않은데 타인의 눈치를 보게 되는 것들도 그것들이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고 나면 그것의 긍정적인 측면을 잘 이용해볼 수 있으리라.
- 사랑에 빠지는 것은 정말 아름다운 현상일까? 흡연이 흡연자들의 삶을 살아갈 가치가 있게 만들어주는 기쁨이 되는 한편 그들의 수명을 단축시키듯이, 사랑도 마찬가지다. 사랑은 흡연과 비슷한 정신적 이중사고의 대표적 사례로, 사랑은 삶을 살아갈 가치가 있게 만들어주는 동시에 삶을 견딜 수 없을 만큼 고달프게도 만든다. (p.177)
우리는 사랑이란 단어를 피상적인 존재로만 생각한다. 그것을 과학적으로 표현하지 않는다. 그러나 사랑을 과학적 근거로 생각해보면, 조금 덜 빠지고 조금 덜 슬플지도 모른다. 하긴. 사랑에 빠져 구름에 둥둥 떠다니고, 죽을 듯 울고 하지 않으면 무슨 재미로 사랑을 하겠는가. 헤어지고 정신을 놓을 만큼 술을 마셔보지 않은 이여, 그대 사랑을 논하지 마라.
- 감정적 자기조절력이란, 사람들이 자신의 감정이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을 거부하고 대신에 감정적 반응이 나타나기 전이나 나타날 때 그것을 통제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사용하는 것을 뜻한다. (p.220)
이 책이 특히나 좋은 이유는 이야기를 펼치기만 하지 않는 것이다. 어떤 책들은 이야기를 잔뜩 펼쳐놓고 마무리를 지어주지 않는다. 그런데 이 책은 각각의 사례를 분석해주고, 그것을 잘 마무리해줌으로써, 읽는 이들에게 생각을 정리할 기회를 준다. 마지막 장을 죽음이란 주제로 이어간 것 역시 너무나 좋았다. 그 모든 감정이나 일탈들의 극적인 감정, 그 끝에는 죽음을 둠으로써 보다 깊게 생각하고, 보다 진지하게 성찰할 기회를 주었다. 이 책에서 이야기를 나눈 섹스, 음주, 욕, 과속, 사랑, 스트레스, 시간낭비 그리고 죽음 중 내가 “잘” 즐기는 것은 사실 음주와 과속이 전부다. 섹스나 사랑에 그다지 심취(?)하지 못하고 살았으니 앞으로도 그럴 일이 거의(?) 없을 테고, 스트레스에 취약한 유형이다 보니 그것을 활용하지 못할 테고. 잠시도 멍하니 있지 못하는 일중독자다 보니 그 역시도 어려울 테고.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나서는 내가 제대로 소화(?) 시키지 못한 자극을 잘 소화시켜 보려 한다.
우리는 왜 위험한 것에 끌리는가. 위험하지 않았으면 끌리지도 않았다. 그러니 위험한 것들의 자극을 잘 소화시켜서 아주 약간의 긍정적 영향이라도 만들어 내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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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있어. 내일도 이 자리에 그대로 있길 바랄게” 나는 집에 인사를 건넸다.
마치 집이 대답이라도 해줄 것처럼. (p.99)
오늘 참 오랜만에 직장상사에게 혼이 났다. 이런저런 핑계거리는 있었으나 하지 않고 그냥 들었다. 나도 어느새 빨리 혼나고 끝나는 법을 배워가는 것인가. 나는 참으로 혼나는 것에 대한 면역이 없다. 업무나 과제에 있어서 싫은 소리를 들으면 필요이상으로 슬퍼하고 힘겨워한다. 필요 이상의 일정을 짜고, 필요 이상의 과제를 스스로에게 내주는, 그렇게 몸이 피곤해서 “떡실신”하는 사람. 그래서 일까, 취미라고는 책 읽는 것 외에는 없는 재미없는 사람.
그런 나에게 최근 골프를 같이 치자고 하는 이가 있었다. 아무래도 자신이 없기도 하고, 시간적 여유도 없어서 나중에, 라고 대답은 했지만 나도 잘하는 운동 하나쯤 있으면 좋겠다 생각하던 차에 이 책을 만났다. 맙소사 서퍼라니! 아마 내가 서퍼가 될 일은 평생에 없겠지. 그럼에도 이 책은 내 흥미를 당기기에 충분했다.
- 망설임은 초보를 인정하는 확실한 징표다. 파도 앞에서 두려움에 망설이면 파도를 놓치거나 파도에 휩쓸려 넘어진다. 파도의 벽을 향해 나아가는 행위는 설령 상처가 나더라도 서핑을 잘하기 위해 필요한 노력이다. 난 파도를 향해 나아갔던가 아니면 도망쳤던가? (p.71)
서핑에 대한 이야기라 전혀 관계없는, 지루한 이야기 일 것이라 생각한다면 오산. 이 책에는 너무나 좋은 문장들과 명언들이 가득히 들어있다. 그런데 “나 명언제조기야!” 이런 느낌의 명언들이 아니라 잔잔하게, 인생을 충분히 겪은 이의 이야기다 보니 더욱 재미있고, 더 마음이 기울여진다.
서핑이 공통된 이야기이기는 하나, 저자의 삶, 저자가 겪어온 이야기들을 담담히 엮어내고 그것을 서핑과 함께 하며 배우고, 느끼고, 이겨내고, 살아가는 내용을 담았다. 사실 서핑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어도 전혀 읽어내는 데 무리가 없다. 뭔가 마음이 복잡한 날, 하루하루가 힘든 날, 천천히 읽기만 해도 마음에 위안을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옮겨 적어놓은 문장을 찬찬히 읽어보라. 파도라는 부분을 위험, 도전- 그 어떤 단어로 바꾸어도 문장이 된다. 이 문장이 얼마나 마음에 절절히 닿았는지 나는 여러 번 소리 내 읽었다.
- 지루하다. 못하는 일을 한다는 말은 삶에 찾아온 행운을 맞이하는 법을 배운다는 뜻이기도 하다. (p.138)
- 어려운 일을 하겠다고 고집을 부릴 때마다 나는 이런 종류의 아름다움을 떠올리곤 한다. 못하는 일을 하는 것의 아름다움을 깨닫는다면 그리고 더 잘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겉으로 보기엔 서툴러도 일종의 아름다움을 구현하는 것이다. (p.234)
이 문장들은 사실 낯설고 새로웠다. 못하는 일이 행운이라니. 어려운 일을 하는 것이 아름다움이라니. 아마 저자가 말하는 아름다움은 도전하는 노력이나 기타 등등의 땀과 성과 등을 이야기하는 것이리라. 그래서 나는 이 책을 꽤나 곱씹은 것 같다.
아마 앞으로도 마음이 허할 때 나는 이 책을 종종 펼치게 될 것 같다. 저자처럼 내가 서핑을 할 일은 없을 듯하나, 삶이라는 바다에서 파도를 타는 것 매한가지일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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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신전은 사람을 섬긴다. 사람에 대한 경건함을 섬긴다. 인간에 대한 예의를 섬긴다. 신화를 꼼꼼히 읽는 일은 내 마음속에 자리한 그 신전을 찾는 일이다. 나는 내 시대를 사는 사람들에게 경건을 다하는 일, 마음을 여는 일이 바로 신들의 마음을 여는 일. 같은 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마음을 여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p.502)
어느새 이야기가 꽤 깊어졌다. 이번 장은 신들의 마음을 여는 12가지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가 흔히 기억하고 있는 퓌그말리온, 니오베의 이야기, 제우스가 아르테미스의 모습을 변해 탐했던 카리스토 이야기, 만지는 것마다 황금이 되는 부럽고도 부럽지 않은 미다스 이야기.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이야기들이 줄줄이 나와 친숙하고 재미있었고, 단순히 신화 뿐 아니라 우리가 아는 다른 이야기들을 잘 연결해주어 머리에 쏙쏙 박히는 수업을 듣는 기분이랄까.
이윤기 저자의 책을 읽다 보면, 이 사람이 가진 깊은 지식에 감탄하게 된다. 어떻게 신화를 이렇게 세상에 풀어낼 수 있는지, 다른 이야기들과 신화를 어찌나 재미있게 엮어내는지 놀랍기도 하고 즐겁기도 하다. 원래 신화가 그렇게 편안하게 연결이 되는 건지 아닌 건지 알 수 없지만, 그의 글을 읽다 보면 마치 신화가 우리의 삶과 밀접하게 맞닿은 재미있는 에피소드처럼 느껴진다.
- 사랑하는 나의 영웅이시여, 만일에 그대의 어머니께서 그대만큼 아름다운 분이셨다면 제우스 신께서 사랑을 느끼신 것도 무리는 아닐 터 입니다. (p.540)
- 신들의 도우심을 입지 않았더라면 그대가 어찌 날 이길 수 있었으랴. (p.628)
- 멜레아그로스는 망각의 강을 건넌 뒤에도 기구하고 슬픈 제 신세를 다 잊지 못했는지 잿물 같은 눈물을 흘리며 헤라클레스의 이름을 불렀다. (p.665)
이번 장을 읽으며 내내 마음에서 놓지 못했던 것은 멜레아그로스의 이야기였다. 물론 그 이야기도 진작에 알고 있었고, 전에도 읽은 일이 있다. 그런데 이번에 읽으며 문득 드라마 “도깨비”를 떠올렸다. 아파도 잊을 수 없는 일들, 4번의 삶을 되살아가며 갚고, 잊고, 용서받고 그래야 하는 것들. 물론 나는 가톨릭이기에 4번의 영생을 믿지는 않으나 그렇게도 잊지 못할 것들이 있기는 있겠지, 하는 마음이 되어 왠지 슬펐다. 만약 내가 죽음에 이르러, 망각의 차를 앞에 놓고 기억하고 싶은 이야기와 잊고 싶은 이야기를 놓고 생각하게 된다면 나는 망각을 바랄 것인가, 기억을 바랄 것인가. 지금 이 순간의 내가 기억을 바란다는 것은, 아마 지금 내가 살만하다는 이야기겠지.
어느새 이 두꺼운 책의 종점을 향해 가고 있다. 참으로 신기한 것은, 이 책을 읽는 내내 인생을 만나고 있다. 인생에서 나를 찾고, 나에게서 인생을 찾고 있다. 결국 내 인생의 한 지점에서 내 인생을 보고 있기도 하고, 내 인생의 흐름 속에서 오늘의 나를 찾기도 한다는 다소 뜬구룸잡는 듯한 말이지만, 이 허무맹랑한 말을 알아들을 이들이 어디에는 있으리라는 생각도 든다.
오늘도 묵직하게 잘 읽어냈다. 오늘도 책 읽으며 마무리하는 밤을 감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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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상대는 고를 수 있는 것이 아니에요. 유부남과의 밀회로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왕년의 한 여배우가 남긴 명언이다. 나는 “명언”이라는 말로써 여배우를 야유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진짜 사랑은 “빠져버리는 것”이지 “고르는 것”이 아닐 터이다. 그 여배우, 진짜로 뭘 알고 있던 사람 같다. (p.325)
읽을수록 더 재미있는 그리스로마신화. 이번은 “사랑의 테마로 읽는 신화의 12가지 열쇠”다. 아마 가장 많은 이들이 알고 있는 그리스로마신화 테마 중 가장 유명한 부분이 사랑일 테다. 에로스 (큐피트), 아프로디테, 아르테미스. 우리가 흔히 이름을 알 법한 신들은 거의 사랑의 이야기에 대거 등장한다. 그래서 더욱 친숙하고, 쉬이 읽혀지는 부분이었다. 너무나 재미있기도 했고. (실제 2권을 읽다가 누군가에게 한 구절을 적어 보냈더니 무슨 책인지 너무 궁금하다며, 읽고 싶다고 하더라.)
이번 장에 소개된 이야기는 사실 다 읽은 이야기였다. 그런데도 너무 흥미진진해서 읽는 동안 너무 재미있었다. 아는 내용의 글이 재미있게 느껴지는 것은 이야기가 진짜 재미있어야 하는 일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두꺼운 책이 이렇게 술술 읽히는 것 자체가 책의 구성이 얼마나 재미있는지 공감할 것이다.
- 프로이트는 무의식 중에 자기와 동성인 아버지를 미워하고 이성인 어머니의 사랑을 구하려는 남성의 복잡한 마음상태를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라고 불렀다. 오이디푸스 이야기를 들은 우리는 이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가 무엇인지 어렴풋이 이해한다. (p.398)
- 저희가 그를 사랑했듯이, 그 역시 누군가를 사랑하게 하소서. 하시되 이 사랑을 이룰 수 없게 하소서. 이로써 사랑의 이름을 알게 하소서. (p.437)
- 우리가 이렇게 사랑의 말에 목말라있는 귀에 달콤한 사랑이 말을 전할 수 있는 것은 다 네 덕분이니까. (p.467)
이 책이 출시된다는 말을 들을 때부터, 나는 이 책이 너무 읽고 싶었고 너무 궁금했다. 그리고 실제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한 줄 한 줄 재미있게 읽었고, 속도도 어찌나 잘 나는지, 줄어드는 게 아까울 정도다. 아마 책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이 책을 읽으면서는 재미있다, 술술 읽혀진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 같다.
일단 그리스로마신화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높고, 부지런히 해석해오신 느낌이 팍팍 드는 문장이기도 하고, 문장 자체를 매우 매끄럽게 이어가다 보니 다음 문장이 이미 나를 마중을 나오는 느낌이라고 할까. 어느새 책의 반 넘게 달려왔다. 보통 이 정도를 읽으면 지겨운 느낌이 드는데, 이 책은 그런 느낌이 전혀 없이 뒷 장이 자꾸 궁금해진다.
이미 오늘 밤은 꽤 깊은데, 나의 밤은 아직도 더 길기를 바라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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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당신한테 불만을 가지고 떠나야 하겠소? 제발, 이 마지막 부탁을 들어주시오. 무슨 일이 생기든지 간에 당신을 원망하지 않고 모두 내 탓으로 돌리겠소. (p.262)
아라비안 나이트. 맞다.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그 아라비안 나이트. 나는 이 아라비안 나이트를 이제 3번째 읽는다. 다행히도 너무나 좋은 부모님을 만나 수많은 명작들을 일찍이 모두 읽으며 자라왔기에, 오랜만에 다시 읽으며 아라비안으로, 또 어린 시절의 나로, 학창시절의 나로- 달콤하고도 재미있는 여행을 떠날 수 있었다.
식탁에 앉아 떠난 나의 아라비안 여행. 그 여행에 여러분을 초대한다.
알라딘과 지니, 신밧드. 그리고 알리바바. 우리는 이 이야기들을 모두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으로 만나는 이 모든 이들은, 또 읽어도 즐겁고, 또 읽어도 재미있고, 또 읽어도 흥미진지하다. 나는 이것을 "사람의 힘"이라도 정의해두고 싶다. 여러 사람의 입과 귀를 통해 전달되며 더 즐겁고, 더 재미있고, 더 흥미진진하게 각색되어온 작자미상의 이야기들. 아마 우리나라의 구전동화도 그렇게 "사람의 힘"을 업고 점점 더 재미있어졌을 테다.
- 당신을 도와줄 수 있어서 흡족하오. (p.162)
- 젊은이, 지나간 일은 돌이킬 수가 없네. (p.61)
- 참으로 변덕스럽기 그지 없는 게 운명의 여신이지요! 사람들을 끝없이 행복하게 만들었다가 불행의 늪으로 던져버리길 즐거워하지요. (p.151)
과거, 너무나 먼 별 같은 내 꿈에 좌절하던 무렵 이 책을 읽었을 때, 나는 당나귀와 황소의 이야기가 오래오래 마음에 아팠다. 그 어리석은 모습들이 내 모습 같아서, 내가 그렇게 어리석은 짐승같아서. 그런데 지금 다시 읽으니, “당신을 도와줄 수 있어서 흡족하오”라는 이 문장이 그토록 마음에 남는다. 늘 받기만 하며 살아온 나는, 이제서야 주는 기쁨을- 내 마음을 나누는 행복을 이제야 안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읽는 내내 그 문장을 마음에 적고 또 적었다.
아주 묵직한 천일야화를 읽었던 그 언제인가. 사실 번역도 매끄럽지 않고 분량도 너무나 많아 읽으면서 다소 지루해하고, 쉬었다 읽기도 했다. 그런데 현대지성은 어찌나 재미있는 이야기들만 골라 담았던지, 순식간에 다 읽었다. 현대지성클래식 시리즈를 어느새 꽤 많이 읽었는데, 읽다 보니 모든 시리즈를 다 읽고 싶은 욕심이 든다. 아마 올해에는 그 모든 초록 책들이 우리 집 책장을 장식하게 되리라 생각해본다.
오래된 이야기라서 다소 읽기 거북스러운 내용도 있고, 차별적인 내용도 담겨있다. 그렇지만 매끄러운 번역과, 재미있는 이야기가 가득한 책이라서 읽는 내내 너무나 재미있었고, 시간이 흐르는 줄도 모르게 후루룩 읽어냈다. 솔직히 현대지성의 책을 읽으면서, 아주 잠시라도 똑똑해지는 느낌을 받곤 했다. 그래서 어려운데도 부지런히 읽어냈고, 읽고 난 후에 뿌듯함을 느끼곤 했고. 그런데 이번 책은 그런 부담이나 걱정 아무것도 없이 그저 재미있게 읽었다. 그저 즐겁기만 했다.
만약 당신이 현대지성클래식 시리즈를 시작하고자 한다면, 그 첫 책은 부디 아라비안 나이트 이길 바래본다. 자. 아직도 출발하지 않고 뭐 하는가!
당신 앞에, 멋진 기차가 하나 서있다. 그 목적지는 아라비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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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지성
“엄근진”, “진지충” 일 것 같은 일명 “꼰대”들이 권위를 내려놓고 망가지는 모습은 밀레니얼의 열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p.34)
처음 이 책의 표지를 만났을 때는 “마이크로 트렌드? 이건 무슨 합성어야?” 했다. 그런데 뒷표지를 보는 순간 머리에 불빛이 들어온 것 같았다. 너무 맞는 말이 적혀있었기 때문이다. “왜 트렌드 서는 1년에 한번씩 나올까” 하는. 맞다. 나는 매년 트렌드 도서를 읽고 있기는 하지만, 제목은 트렌드 도서인데 어떨 때 이미 올드한 주제로 느껴지는 컨텐츠들이 담겨있기도 했었기 때문이다. 세상이 워낙 빠르게 돌아가다 보니 2019년 1월에 나왔던 무엇인가가 2020년 1월에 나온 책을 읽을 때엔 이미 올드한 느낌이지 않은가.
3개월마다 만나는 가장 빠르고, 가장 마이크로한 트렌드 리포트라니. 일단 제목부터 나의 시선을 사로 잡기에 충분했다.
- 뉴트로를 넘어 예스러우면서도 아름다운 ‘빈티지 감각’이 더해진 ‘빈트로’에 열광하고 있다. ‘낡아서 새롭다’며 20년 넘은 인쇄기를 인테리어 소품으로 내세우거나, 일본의 오래된 다방을 연상시키는 인테리어로 빈트로 감성을 공략한다. (p.49)
- 하이트 진로는 2019년 4월, 95년 전의 원조 진소소주인 두꺼비 소주를 뉴트로 디자인으로 바꿔 재출시했다. 광고 카피도 ‘진로이즈백’으로 정했다. 하지만 도수의 알코올 도수는 최근 흐름에 맞게 16.9도로 맞추며 현재의 트렌드를 반영했는데, ‘진로이즈백’은 출시 72일만에 연간 목표치 1,000만 병을 돌파했고 매달 꾸준히 300만~350만 병씩 팔리고 있다. (p.63)
- 이른바 에지는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평범하고 상식적인 부분에서 고심하고 고심해 디테일을 완성하는 데서 만들어진다고 생각해요. (p.110)
- 새로운 시도를 하면 당연히 부작용이 생길 수 밖에 없어요. 하던 대로 하면 아무도 욕 안 해요. 새로운 시도를 할 때 욕을 먹는 거죠. (p.128)
솔직히 나는 내가 트렌드 도서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냥 나이를 먹을수록 ‘꼰대’가 아닌 ‘나이는 먹었으나 힙한 선배’로 살기 위해 노력했을 뿐이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는 “아, 내가 이런 종류의 책을 좋아하는구나”라고 생각할 만큼 재미있게 읽었다. 어쩌면 이런 종류의 책을 좋아하지 않는데, 이 책이 정말 재미있는 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최근의 유행경향이 오래된 것들이 ‘뉴트로’라는 형식으로, 새로운 것이나 기준을 벗어난 무엇인가가 되어 ‘새로운 것과 익숙한 것의 경계’를 만드는 것처럼 트렌드 도서이자 월간지의 느낌으로 우리를 찾아온 이 책이 매우 반갑게 느껴진다. 벌써 2분기가 반 지나갔다. 다음 마이크로 트렌드는 어떤 내용인지, 어떤 이야기들이 담겨 있을지 벌써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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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쌤앤파커스
아주 많이 줄인 리뷰입니다. 원문은 블로그에!
유발 하라리. 책 좀 읽는다는 사람들 책장에 무조건 하나쯤은 꽂혀있을 책. 나 역시 사피엔스부터 호모데우스, 21세기를 위한 21세기를 증언까지 모두를 든든한 수집품으로 생각 중이다. (물론 책장이 아니라 머리에 담아두어야 진정한 지성이겠지만) 그 특유의 편안한 문체를 읽다 보니 빅데이터, 자유시장의 미래 등에 대해 조금 더 친밀하게 정보를 받아들일 수 있었다. “유일하게 불가능한 것은 현재에 머무는 것”이란 인상적인 말처럼 우리는 현재에 머물러 있을 수 없기에 더욱 부지런히 앞을 향해 걸어야 할 것이다.
- 새로운 지식과 기술이 가능하게 만든 미래 사회 시나리오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하지만 가능하다고 해서 반드시 그래야만 하는 건 아닙니다. 우리 앞에는 다양한 선택지가 놓여있습니다. 그리고 완전한 선택권은 아닐지 몰라도 우리는 그 중에서 고를 수 있습니다. (p.35)
스콧 갤러웨이. 내일의 글로벌 리더에 선정되기도 한 “플랫폼 제국의 미래”의 저자. 디지털마케팅 분야의 선구적 학자로 불리는 그는 GAFA(구글의 G, 애플의 A, 페이스북의 F, 아마존의 A)가 세계적인 욕망을 자극하는지 이야기한다. 나도 그것들의 노예(!)이기에 (애플대신 안드로이드의 A)이 분야를 읽으면서 아주 생각이 많았다. 그러나 네트워크의 효용성은 매우 유용한 부분이 많기에 그것들을 보다 실용적으로 활용하게 해야 한다는 것은 여전히 변함없는 생각이다. 분명한 것은 네트워크, 그것으로 인한 사회적 영향이 결코 사람 위에 있지는 않다는 것.
- 제가 GAFA에 제안하고 싶은 것 중 하나는 무료 대학교설립 입니다. 오늘날 미국의 기업 수입은 사상 최고인 동시에 학생의 부채총액 또한 사상 최고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 학비를 무상으로 하고, 그 대신에 졸업생을 채용한 기업으로부터 “채용료”를 징수하는 겁니다. (P.71)
찰스 호스킨슨. 암호화폐의 선구자! 비트코인의 뒤를 이더리움을 만든 천재수학자. 찰스 호스킨슨 덕분에 멀고, 사기처럼만 느껴지던 비트코인, 암호화폐에 대해 조금 더 학습할 수 있었다.
- 빈곤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게으름, 지식의 부족, 선천적 장애 같은 개인적인 원인도 있을 수 있고요. 분쟁이나 부패 같은 사회 구조적 원인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저는 세계수준의 경쟁력과 총명함을 지녔거나 풍부한 천연자원을 가졌지만 시장에 진입할 수 없어 신음하는 사람이 수억 명이나 있음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p.87)
장 티롤.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경제학자. 언제인가 그의 인터뷰를 읽고 인상적이라는 생각을 한 적 있는데, 이 책을 통해 다시 만났다. 그의 생각이 얼마나 체계적인지 읽는 내내 감탄을 놓지 못했다. 그의 생각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어 참으로 기쁜 독서였다.
- 결점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시장을 설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문제가 드러났을 때 정부 행정이 시의적절하게 개입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p.117)
마르쿠스 가브리엘. 독일의 저명한 철학자이자 “세계는 왜 존재하지 않는가”의 저자. 위의 네 사람과 다소 다른 색으로 느껴지는 그지만, 그의 깊은 사유에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개인적으로는 그의 사상에 동의하는 측면이 꽤 많았고, 느낀 점도 아주 많았다고 해두고 싶다.
- 우리는 sns에 의해 제어된다고 느끼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실제로는 그 배후에 있는 누군가에 의해 제어되고 있는 거죠. (p.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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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마음’이 짝을 이루니 그 딸이 ‘기쁨’이 되는 것은 당연하지 않은가? 사랑이 바로 이런 것이다. (p.122)
그리스로마신화. 아마 책을 조금이라도 읽는 이들 중에는, 한번도 안 읽은 사람은 없을 듯하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리스로마신화를 제대로 읽은 사람도 많지 않을지도 모른다. 나 역시 매우 자주, 꽤 많이 그리스로마신화를 읽었는데 이번처럼 깊게, 진지하게 읽은 것은 드문 일 같이 느껴진다. 아는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풍덩 빠져 읽을 수 있었던 것은 그리스로마신화의 매력인가, 이윤기 소설가의 문장력 때문인가. 아무튼 이렇게 묵직한 책을 낑낑거리면서도, 팔목이 아프다는 느낌을 받으면서도 내려놓지 못하고 매우 집중하여 이 책을 읽을 수 있었다는 것은 전자든 후자든 분명한 매력이 있었기 때문이리라.
- 미궁은 거기에 들어가지 않으려는 사람에게 존재하지 않는다. 신화도 그 의미를 읽으려고 애쓰지 않는 사람에게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 뜻에서 신화와 미궁과 같다. (p.15)
- 자신을 알자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자신을 향해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는 경험이 있어야 한다. (p.31)
- 지금 신화라는 이름의 자전거 타기를 배우고 있다고 생각하라. 일단 자전거에 올라 페달을 밟기 바란다. (p.17)
5권의 그리스로마신화를 묶어놓은 그리스로마신화. 한번에 이 모든 이야기를 하기에는 지면이 너무나 부족할 것 같기에 각 권으로 나누어 리뷰를 해보려 한다. 각 권은 또 어찌나 매력적으로 묶었는지, 1권을 읽어내는 데 순식간에 시간이 흐른 기분이었다. 군데군데 들어간 삽화도 매력적이라 지루할 틈도 없이 읽었다. “신화를 이해하는 12가지 열쇠”. 저자 이윤기가 쥐어준 열쇠를 들고, 그가 밀어주는 자전거에 앉아 신화를 향한 미궁에 빠져본다. 아 나의 상상력이여. 나를 저 즐겁고 깊은 곳으로 보내다오.
이치를 헤아리는 테미스 여신. 사실 다른 책에는 그녀를 이렇게 상세히 거론한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그녀의 이야기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 역시 그렇게 이치를 헤아리고, 명명백백히 현상을 바라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보았다. 어떤 책에서는 그리스로마신화의 성적인 부분만을 내세워 다소 부담스러운 느낌이 들 때가 있는데, 이 책은 그런 부분보다는 신화의 본질적인 것들을 거론하여 책 자체에 집중할 수 있었다.
“신화를 읽는다는 것은 내 마음속의 신전을 찾는 일”이라는 그의 말처럼 책을 읽는 동안 나는 신들 사이에서 이런저런 것을 경험하고, 꿈꾸며 많은 세상을 만났다. 이 리뷰를 쓰는 지금, 사실은 이미 제 2권을 읽고 있다. 마지막 장을 읽는 동안 내 손목과 허리는 매우 아프겠지만, 나는 이 책에 풍덩 빠져 허우적거리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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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들이 자기 일에만 신경 쓴다면 세상은 지금보다 더 잘 돌아갈 거다. (p.116)
사실 어느 이야기에 누가 등장하고, 어디쯤 어느 문장이 나오는지 알만큼 “이상한나라의 앨리스”를 읽었다. 다양한 버전-그림책부터 소설, 그리고 영화까지-으로 앨리스를 만났으니 나는 이미 충분히 앨리스를 안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정말 제목처럼 이상하게 만날 때 마다 다른 이야기로 느껴진다. 다른 문장이 눈에 들고, 다른 부분이 마음에 닿는다. 늘 새롭기에 책을 수집하는 이들이라면 꼭 한 권은 소장하라고 말하고 싶은 앨리스가 rhk출판사의 마법(!)으로 퍼엉을 만났다. 아마 일러스트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퍼엉의 그림을 알 것이다. 나도 아주 초창기의 그림부터 지금까지를 다 좋아하는 소위 “팬”이다. 사실 그 이유 하나로 이 책을 만났다. 몇 권이나 되는 앨리스를 두고 또 한 권의 앨리스를 만난 이유는 퍼엉이었다. (물론 난 또다시 앨리스에게 풍덩 빠져 이야기를 읽어갔지만 말이다.)
- 내가 젊을 때는 말이다, 아버지 윌리엄이 아들에게 대답했네. 머리를 다칠까 두려웠단다. 지금은 머릿 속이 빈 게 확실하단다. 그러니 이렇게 하고 또 하게 되는 구나. (p.93)
- 네가 시간이랑만 잘 지내면 시간은 네가 원하는 부탁은 거의 다 들어준다고. (p.140)
아마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모르는 사람은 없겠지만, 신기하게도 제대로 읽은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그래서 나는 감히 말하고 싶다. 당신이 하루라도 더 젊은 순간에 꼭 앨리스를 만나라고. 이상한 나라에서 만나는 이들은 분명 뭔가 특이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우리의 모습을 하나씩은 꼭 가지고 있다. 허영심, 이기심, 건망증, 욕심 등. 그래서 이 책은 이 세상을 살고 있는 우리 이야기 같고, 우리가 만나는 수많은 사람들 같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그저 동화책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많은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꽤 심오한 이야기들과 깊은 문장들이 가득히 들어있어 진지하게 읽다 보면 눈물을 흘릴지도 모른다. 나는 수없이 읽은 책임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앨리스를 만나며 울기도 하고 속상해하기도 하고, 기뻐하기도 했다. 오늘을 행복하게 살아가자는 다짐도 다시 했고.
종종 내게 사람들이 책을 고르는 기준을 묻는다. 보통의 책들은 그때의 기분이나 느낌, 그때 내게 닿았던 문장들을 위주로 고른다. 다양한 버전으로 출간된 책들을 고를 때에는 평소 나와 잘 맞았던 출판사를 위주로 고른다. 아마 번역문도 평소 스타일로 정리하고 다듬었겠지, 하는 위안이랄까. 그래서 내가 이번 주에 만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특별히 더 좋았다. 일러스트도 너무 좋았고 매끄러운 문장도 만족스러웠다.
우리의 삶에는 분명, 구렁에 빠지는 날도 올 테고, 구름을 치고 올만큼 행복한 날들도 있을 테고. 그런 순간순간 부디 앨리스처럼 지혜롭게 상황을 이겨갈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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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눈을 좋아한다. 눈을 좋아했던 그 사람 덕에 (p. 130)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예전에는 어디서 책을 봐도 관심이 없었는데, 요즘은 책을 보면 이 책은 읽었을까- 오늘 밤은 또 무슨 책을 읽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고. 어디서 커피향이 나면 내 생각이 난다고. 그 말을 들으며 참 고마웠었다. 분명 좋지 않은 모습도 많이 가진 나인데, 책과 커피라는 단어로 나를 기억해주리라 생각하니 마음이 따뜻해졌다. 돌아보면 난 참으로 같은 것을 오래 좋아하는 사람이다. 그런 성향을 나쁘게 말하면 “고리타분”, 좋게 말하면 “한결같음”.
이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말캉말캉했다. 우리 주변에 흔히 있는 수많은 이야기들을 잘 모아놓은 예쁜 책의 느낌이랄까. 마치 동그란 통나무 쟁반 위에, 예쁜 돌을 줍고 꽃을 주워 한 상 차려놓은 소꿉놀이 밥상을 만나는 기분이었다.
사실 이 책에는 그렇게 많은 문장이 들어있지도 않고, 그림에 뭔가 많은 텍스트가 있지도 않다. 그런데도 꽤 긴 시간 이 책을 잡고 있었던 것은 각각의 그림에서 나를 만나고, 내 이야기를 찾았고, 나의 기억들과 추억들을 떠올려보기도 했다. 떠오르는 에피소드도 많았고, 마음이 푸근해지는 뜨거운 이야기들도 많았다. 예전에 만났던 사람, 이라는 표현들에, 작가님도 사소한 것들도 추억으로, 기억으로 남겨두는 사람이구나- 하는 마음에 조금 마음이 몽글몽글했다. 특히 오리여인이 고향이라고 언급한 도시가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작은 도시다 보니, 친숙한 호수, 친숙한 지명 등에서 괜히 더 푸근했고.
- 일곱의 시커먼 밤과 일곱의 수없이 많은 별을 보는 기분은 어땠을까? 시간이 지날수록 시커먼 밤처럼 물들어갔을까? 시간이 지날수록 많은 별처럼 꺼지지 않으려 발버둥 쳤을까. 기다리는 이의 마음은 그 긴 밤보다 더욱 시커맸을 테고 기다리며 흘린 눈물은 하늘의 별보다 많았을 그런 밤이었다. (p. 118)
- 그때로 다시 돌아가려 아무리 노력해도 완벽하게 같아질 수는 없었다. (p. 172)
아마 누구에게나 그런 순간들이 있을 테다. 누군가가 떠오르는 물건, 과거의 한 지점이 떠오르는 노래, 누군가와의 대화가 선명히 떠오르는 어떤 키워드. 나에게도 그런 순간들이 있다. 온 마음이 따뜻해 질만큼 행복한 기억, 눈가가 빨게 질만큼 슬펐던 기억, 온 마음을 둥둥 울리는 누군가의 목소리, 음악 기타 등등. 이 책은 그런 것들을 참 많이 꺼내주었다. 마음에 담아두고 아주 가끔 혼자 꺼내보던 것들을 숨기지 않아도 되는 예쁜 추억으로 리메이크 해준 기분이었다. 오늘만 해도 좋은 추억을 쌓았다. 이번 주만해도 돌아보면 웃음이 나올 것 같은 추억이 많았다. 그래서 나도 오리여인처럼 내 방식으로 간단히 기록했다. 훗날 돌아볼 때 포근한 추억하나 만들어두려고. 오늘, 이 순간들도 시간이 지나면 다 추억이 된다. 그래서 오늘을 더 여실히 살아야 된다는 말을 요즘에는 마음 깊이 느끼며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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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에는 외로움만 남았다. 사방에 그런 외로움이 있다는 사실만 남았다. (p.97)
주의사항 1 : 혼자 있을 때 읽지 말 것.
주의사항 2 : 마음이 힘겨운 날에는 읽지 말 것.
섬뜩하여 추운 느낌이 들거나 잠 못 이룰 수 있으니.
그리고 가장 중요한 주의사항 3.
시간이 넉넉할 때 읽을 것. 중간에 덮을 수 없을 테니.
미리 밝혀두자면 나는 공포영화를 못 본다. 하나 잘못 보고 나면 겁이 많고 상상력이 워낙 넘치다 보니 사소한 현상에도 깜짝 깜짝 놀래서 일상생활도 어려워진다. 30년에 이르는 독서생활에서 스릴러, 호러, 범죄 등의 장르는 사랑하는 애거서와 코난도일까지 합쳐도 100권 가량 밖에 읽지 않은 것 같으니 평소 얼마나 겁이 많은지, 상상하실 수 있을 터. 그런데 이 책은 표지부터 나를 잡아 끌었다. 인상적인 데뷔작이라니. 얼마나 욕심나는 문구인가. 내가 낼 책에도 이런 문장이 붙는다면 나는 한 달을 굶어도 좋을 것 같다. 아무튼 그래서 읽었고, 이러한 주의사항을 달아둔 채 리뷰를 시작해본다.
사실 이 책의 내용은 현실에서 상상도 해보고 싶지 않다. 딸이 사라진다면? 오, 이 문장을 쓰는 거 만으로도 심장이 저밋해서, 미칠 듯 불안해져서 감히 저 앞에 “나”의 라는 대명사를 붙이고 싶지도 않다. 아무튼 이 책의 이야기는 그렇게 시작된다. 버스를 타고 간 뒤 사라진. 딸. 그 딸을 찾는 아버지. 본문은 아버지의 시선과 어머니의 시선이 번갈아 가며 전개된다. 사실은 처음엔 조금 정신이 없다. 이리 저리 빠르게 진행되어 다소 어라, 뭐지- 했는데, 그러다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책의 마지막 장이었다. 분명 시작은 어라, 이 책 재미있나? 뭐지? 하는 마음이었는데 그 마음이 들자마자 다 읽어버리는 책이라니! 문장이 간략하고 선명하게 묘사하는 덕분에 어려운 느낌이 전혀 없고, 몰입이 대단하다. 간혹 이런 류의 책들이 문장이 너무 길어 앞의 내용이 뭐였는지 잊어버리게 까지 만드는 책도 있는데, 이 책은 그런 감이 전혀 없다. 완전히, 정말 깊게 몰입한다.
사실은 읽는 동안 괴로웠다. 리나 생각에 미칠 것 같았고, 불안함이 나를 엄습했다. 곁에 있다면 어떻게든 무엇을 동원해서라도 막아주고 싶을 만큼 나는 몰입해있었고, 아파했다. 그렇게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에는 한동안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멍하게 있었다. 언제인가 이 비슷한 감정을 느끼고 절망했던 적이 있었는데… 생각하며 한참 앉아있다가 생각했다. 아. 도가니를 읽었을 때구나. 하고. 어른이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아니 오히려 어른이 아이보다 못한 상태로 나의 실익을 위해 누군가의 존엄성을 누르는, 미치고도 이해할 수 없는 상태. 거기서 오는 분노와 좌절. (어쩌면 분노를 넘어서는 더 깊은 절망) 그리고 그런 책을 읽고 덮은 뒤 현실이 아님에 감사하는 묘한 아픔.
단순한 스릴러를 지나 생각할 거리를, 반성할 거리를 많이 던져준 이 책은 분명 큰 의의를 지닌다. 많은 이야기를 남기고, 많은 생각을 남긴다. 사실은 그래서 더 힘겹지만. 집에서 혼자 보내야 할 시간이 많은 요즘, 한나절 순삭에 완전 도움이 되는 책이었다. 몰입감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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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은 당신을 다른 사람들로부터 구분해주며 또 당시의 일을 나머지와 구분해준다. (p.98)
사실 책 읽는 것 말고는 크게 취미도 특기도 없는 편이다 보니 책 읽는 양이 적지는 않은 듯하다. 물론 다독하시는 분들에 비하면 아주 약소하겠지만, “당신은 나만큼 시간을 쏟지 않기 때문에 절대 나보다 더 잘할 수 없다. 그래서 난 이미 승리한 것이다.”라는 코비 브라이언트의 말에 나도 모르게 공감을 하는 것을 보면, 말이다. 박수진 발레리나의 발, 박지성 선수의 발 등이 우리에게 감동과 깨달음을 주는 것은 그들이 살아온 긴 시간의 한 지점을 만나기 때문이다. 그들의 시간까지 함께 만나기 때문이다.
- 기회가 오지 않을 때, 그 힘든 시간들을 견디기 위해서는 열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p.85)
- 실패는 정말 가치 있는 것이다. 설사 우리가 원하지 않는다고 해도 무언가를 배우게 하기 때문이다. (p.139)
- 칭찬받는 일은 반복해서 일어나게 되어있다. 이게 가장 중요하다. (p.274)
- 대화가 끝나면 고마움을 표하고 인정해주어라. 그리고 잊지 말고 잠시 시간을 내 감정을 처리하고 정리해라. 반드시 적절한 시간을 보낸 뒤에 다음 일로 넘어가라. (p.378)
많은 자기계발서가 명언을 가득 안고 있겠지만, 이 책은 읽는 내내 언젠가 손글씨로 옮겨 적어야지, 싶은 마음이 드는 구절이 몹시도 많았다. 간략하고 강력해서 임팩트가 강한 탓이었을까. 내게는 꽤 많은 문장들이 남았다. 스스로를 인식하고, 가장 마음에 깊게 남은 부분은 조직에 관한 부분이었다. 나도 조직에 속해 일을 하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사실 우리가 “나만 잘나는 것”보다 어려운 게 “함께 잘나는 것”아니겠는가. 특히나 마음에 닿았던 것은 믿음과 이타심이 역할보다 앞에 온다는 것이었다. 결국 믿음을 쌓지 못하면 상대방의 역할을, 나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음을 명확하게 알게 하는 순간이었다고 할까.
자신의 성공을 믿으라는 말도 마음을 울렸다. 사실 우리나라는 정서상 “스스로 잘났어도 잘났다고 하지 말라.”, “네가 안다고 해서 아는 척 하지 마라.”, 등의 침묵이나 절제를 미덕으로 하는 문장들이 참 많다. 하지만 세상은 변해가고 있는데 언제까지 그런 교육을, 생활을 강요할 것인지 의문스러워질 때가 많다. 그런데 이 책은 명확하게 말한다. 스스로를 믿으라고, 변화를 받아들이라고. 그래서 나는 더 이 책에 공감했고, 더 용기를 얻었다. 아무래도 아이를 키우는 직장맘으로써, 발전보다는 중도를 배우게 되고, 진취적이기보다는 안정감을 추구해야 했기에 늘 억압된 기분이었다. 나는 매일매일 소폭이라도 앞을 향해 걸어가야 직성이 풀리는 타입인데 그러지 못하고 늘 현실에 안주하고 있으니 발전과 함께 자존감도 함께 떨어져갔다. 그러다 보니 승리하는 것도, 발전하는 것도 어떤 기분이었는지를 잊어갔다. 이 책을 읽으며 무엇인가를 적극적으로 수행했을 때의 짜릿함이 다시 떠올랐고, 그런 순간들의 사진 속의 내 표정도 떠올랐다.
어떤 이들이 내게 종종 말했다. 그렇게 많은 책을 읽으면서, 왜 네 글은 쓰지 못하냐고. 그리고 또 어떤 이들이 말했다. 그렇게 부지런히 읽은 문장들은 언젠가 내가 글을 쓸 때 큰 기반이 될 것이라고. 얼핏 들으면 같은 의미지만, 사실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전자는 그저 내가 보낸 시간이 아깝다고 느끼는 게 전부겠지만, 후자는 독서를 넘어서게 하는 긍정의 힘을 준다. 이 책에는 스스로, 또 주변인이 “그 무엇인가를 넘어가게 하는 힘”을 잘 기를 수 있도록 돕는다. 아주 조금이라도 앞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등을 두드려준다.
다재다능한 능력은 과대평가 되고 있으니, 그저 자신이 잘하는 것 한가지에 모든 시간과 에너지를 쏟으라는 말에서, 30년간 이어온 나의 취미가 앞으로도 30년, 40년 이어지며, 나를 조금 더 깊게 만들어주리라 생각해본다.
내 DNA 어디엔가 숨어있을, 나의 승리하는 습관을 꼭 찾을 수 있길, 꺼낼 수 있길 바래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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